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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학이 쉬워지는 근육 구조 대백과 - 만화로 재미있게 배우는 해부학
사카이 타쓰오 지음, 도쿠나가 아키코 외 그림, 박현아 옮김 / 현익출판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을 살다 보니 몸이라는 것이 참 묘하다. 젊었을 적엔 그저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는 기계인 줄 알았는데, 일흔 줄에 들어서니 이제는 상전이 따로 없다. 자고 일어나면 어디 한 구석이 뻐근하고, 계단 몇 칸 오르는 게 예전 같지 않다. ‘노화’라는 단어로 퉁치기엔 내 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너무나 구체적이고 실감 난다. 건강하게 잘 늙고 싶어 운동도 해보고 재활 치료도 받아보지만, 정작 내 몸을 지탱하는 ‘근육’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왜 여기가 아픈지는 도통 알 길이 없었다. 그러다 손에 잡은 책이 바로 사카이 타쓰오의 <스포츠의학이 쉬워지는 근육 구조 대백과>다.
처음엔 ‘해부학’이라는 말에 지레 겁부터 났다. 의사들이나 보는 어려운 학문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자마자 칠십 평생 가진 편견이 기분 좋게 깨졌다. 이 책은 딱딱한 의학 서적이 아니라, 친근한 만화와 그림으로 가득 찬 ‘몸 지도’였다. 도쿄대 의사라는 저자의 명성이 무색할 만큼 설명은 쉽고 다정하다. 마치 손주가 할아버지에게 그림을 그려주며 설명하듯, 우리 몸의 복잡한 구조를 조목조목 짚어준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시각화에 있다. 나이가 들면 글자보다 그림이 편해지기 마련인데, 7개 부위로 나뉜 140여 개의 근육이 만화와 일러스트로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예전엔 무릎이 아프면 그냥 ‘무릎 주변 근육이 약해졌나 보다’ 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무릎을 펴는 근육과 굽히는 근육이 어떻게 다르고, 그것이 골반과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눈에 들어온다. 근육의 이름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이 근육이 수축하고 이완할 때 우리 몸이 어떤 동작을 만들어내는지 자연스럽게 설명한다. 중요도에 따라 정리된 리스트는 나 같은 노년층이 꼭 챙겨야 할 핵심 근육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해준다.

책을 읽다 보면 “아, 그래서 내가 그때 허리가 뜨끔했구나” 혹은 “이 근육을 단련해야 걸음걸이가 바로 서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수시로 찾아온다. 내 몸의 통증 뒤에 숨어 있던 원인들이 입체적으로 이해되기 시작하는 경험은 꽤나 짜릿하다.
우리 나이대의 운동은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자세로 힘을 썼다가는 독이 되기 십상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안전한 노년을 위한 지침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전문 트레이너나 물리치료사들이 보는 책이라기에 너무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전문가들이 왜 그렇게 운동을 시켰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니 운동에 더 확신이 생긴다. 필라테스나 요가를 배우는 동년배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강사가 “어디에 힘을 주세요”라고 말할 때, 머릿속으로 그 근육의 모양을 시각화할 수 있다면 운동 효과는 천지 차이가 될 것이다.

특히 재활에 관심이 많은 70대에게 이 책은 훌륭한 길잡이다. 내 근육이 어떻게 신경과 연결되어 있고, 어떤 부위와 맞닿아 있는지 알게 되면 통증을 관리하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진다. 막연한 공포가 사라지고, 내 몸을 내가 다스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흔히들 노년에는 돈보다 근육이 더 큰 자산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자산을 관리하려면 공부가 필요하다. 사카이 타쓰오의 이 가이드는 그 공부를 즐거운 ‘놀이’로 바꿔주었다. 돋보기를 쓰고 씨름해야 하는 두꺼운 전공 서적이 아니라, 소파에 편하게 앉아 만화를 보듯 슥슥 넘기다 보면 어느새 내 몸 구석구석이 친숙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단순히 의학 지식을 전달하는 책을 넘어, 독자에게 자신의 몸을 아끼고 이해할 기회를 선물한다. 70 평생 고생한 나의 근육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며, 남은 인생을 더 활기차게 걸어가고 싶은 동년배들에게 이 책을 기꺼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