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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케어 - 수치의 악화를 막고 일상을 회복하는 신장 관리법 ㅣ 헬스케어 health Care
다카토리 유지 지음, 김소원 옮김 / 싸이프레스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 일흔을 넘기고 나서 신장 암 수술을 했다. 그러다 보니, 몸의 소리에 예전보다 훨씬 예민해진다. 아침에 일어날 때 손발이 붓지는 않았는지, 화장실에 다녀온 뒤 소변 색깔이 평소와 다르지는 않은지 유심히 살피게 된다. 주변 친구들 중에도 이미 당뇨나 고혈압 약을 수십 년째 먹고 있는 친구들이 태반이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혈압이나 혈당 수치에는 목을 매면서도, 정작 그 병들의 종착역이라는 ‘신장’에 대해서는 너무 무지했다. 다카토리 유지의 <신장 케어>를 읽으며 내가 느낀 감정은 일종의 서늘한 경각심이었다.
이 책은 신장을 ‘조용한 살인마’라고 명명한다. 70 평생 수많은 장기가 아우성을 칠 때도 묵묵히 제 일을 해내던 신장이, 사실은 소리 없이 무너지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무겁게 다가왔다. 책에 따르면 신장 환자 10명 중 6명이 건강검진을 통해서야 병을 발견한다고 한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손을 쓰기 늦은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특히 나 같은 노년층에게 고혈압과 당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림자 같은 존재다. 책에서는 고혈압·당뇨 환자의 70%가 결국 신장병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통계를 제시한다. 신장이 단순한 배설 기관이 아니라 혈압과 대사 균형을 조절하는 핵심 축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니, 왜 의사들이 그토록 싱겁게 먹으라며 신신당부했는지 비로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가 갔다.

시중에는 어려운 의학 용어로 가득한 건강 서적이 넘쳐난다. 하지만 이 책은 결이 다르다. 신장 전문의가 썼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손주의 건강을 걱정하는 할아버지처럼 다정하고 쉽다. 복잡한 여과 시스템의 원리를 일러스트로 풀어내어 우리 같은 노인들도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배려했다.
가장 유익했던 부분은 역시 ‘현실적인 관리 전략’이다. 70대에게 거창한 운동이나 엄격한 식단 조절은 사실상 실천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책은 일상에서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법과, 입맛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신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건강 레시피를 제안한다. 특히 집에서 간단히 해볼 수 있는 ‘신장 건강 체크리스트’는 냉장고 옆에 붙여두고 매일 확인하고 싶을 만큼 유용하다.

우리 몸을 하나의 집으로 비유한다면, 신장은 하수 처리장과 같다. 하수구가 막히면 집 전체가 오염되듯, 신장이 기능을 잃으면 노폐물 섞인 혈액이 온몸을 망가뜨린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신체 기관의 성능이 저하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겠지만, 관리 여하에 따라 그 속도는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이 책에서 발견했다.
투석기에 의지해 남은 생을 보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70대의 건강 관리란 결국 ‘자유’를 지키는 싸움이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조절하고, 스스로 걷고,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자유 말이다. 이 책은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해 준다.

이 책을 읽고 덮으며 생각했다. “내 신장은 지금 안녕한가?” <신장 케어>는 단순히 질병 정보를 전달하는 책이 아니다. 내 몸을 어떻게 대접해야 하는지, 특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장기를 어떻게 아껴야 하는지 알려주는 ‘몸에 대한 예의범절’ 같은 책이다. 고혈압 약을 먹고 있거나, 당뇨로 고생하는 친구들, 혹은 아직 건강하다고 자부하는 동년배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100세 시대라지만, 건강하지 않은 장수는 축복이 아니다. 맑은 혈액으로 활기찬 노년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