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 하버드 최고의 뇌과학 강의
제레드 쿠니 호바스 지음, 김나연 옮김 / 토네이도 / 2026년 5월
평점 :
예약주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 내 뜻을 전하는 게 어렵다는 뜻일 것이다. 칠십 평생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대화해 왔지만, 여전히 자식 녀석 설득하는 것도, 오랜 친구와 의견 조율하는 것도 매번 산 넘어 산이다. 그런데 하버드 신경과학자가 쓴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를 읽고 나니, 내가 그동안 얼마나 헛수고를 해왔는지 무릎을 탁 치게 됐다.

 

우리는 보통 설득을 잘하려면 말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산유수처럼 내 논리를 펼치면 상대가 감복할 줄 알았다. 하지만 저자 제레드 쿠니 호바스 박사는 아주 단호하게 말한다. 설득은 내 능력이 아니라 상대의 뇌에 달린 문제라고 말이다.

 

상대가 나에게 집중하지 않으면 내가 하는 말은 그저 허공을 맴도는 소음일 뿐이다. 이 책은 사람의 머릿속에서 집중력과 기억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12가지 메커니즘을 통해 설명한다. 돋보기를 쓰고 읽어야 하는 뇌과학 이야기라 처음엔 겁을 먹었지만, 읽다 보니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대화의 실패 원인이 과학적으로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을 받은 문장은 설득하는 사람은 없다, 설득당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상대가 당신에게 설득당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 내 말솜씨를 갈고닦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상대방이 내 말을 가장 잘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건 마치 농사와 같다. 씨앗(내 의견)이 아무리 좋아도 밭(상대의 뇌)이 준비되지 않으면 싹이 트지 않는다. 상대의 뇌를 열어 그가 나를 가장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 설득의 핵심이라는 대목에서, 그동안 내 주장만 앞세웠던 고집스러운 세월이 부끄러워졌다.

 

강력한 설득력을 원한다면, 그 답은 내가 아니라 상대가 갖고 있다.”는 진리를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자식들과의 대화도, 이웃과의 소통도 훨씬 매끄러웠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제라도 사람이 어떻게 배우고 기억하는지를 알게 되었으니, 남은 생의 대화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질 것 같다.

 

이 책은 단순히 이론만 늘어놓는 딱딱한 교과서가 아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를 내 뜻대로 움직이게 하는 위험하고도 완벽한 전략들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글로벌 미디어들이 왜 그토록 격찬했는지, 전 세계 대학들이 왜 이 강의를 추천하는지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우리가 흔히 으로 하던 설득의 기술들을 뇌과학이라는 단단한 기초 위에 세워주니, 안갯속을 걷던 대화의 길이 훤히 보이는 기분이다. 인생의 황혼기에 만난 이 책은 사람 공부의 끝판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생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다. 그 관계의 핵심은 설득과 이해다. 칠십 대의 문턱에서 이 책을 만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책은 막연한 대화법이 아닌 뇌과학에 근거한 실질적인 메커니즘을 알려주며, 설득의 주체를 에서 상대로 옮겨주는 지혜를 선사한다. 일상의 작은 대화부터 중요한 결정의 순간까지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이제 나는 누군가에게 내 의견을 전하기 전, 먼저 상대의 머릿속을 살피는 지혜를 발휘해 보려 한다. 말솜씨가 없다고 고민하는 친구들, 자식과 대화가 안 통한다고 속상해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상대의 뇌를 이해하면, 굳게 닫혀 있던 마음의 문도 절로 열릴 것이다. 이 책이야말로 노년의 관계를 풍요롭게 만들어줄 가장 지혜로운 길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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