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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후의 미래 어떻게 될 것인가 - AI 시대, 부와 권력이 재편되기 시작했다
제이슨 솅커 지음, 김익성 옮김 / 더페이지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흔을 넘긴 나이가 되면 세상의 변화에 무뎌지기 마련이다. 라디오에서 TV로, 유선 전화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는 세월을 몸소 겪어왔기에 “또 무언가 새로 나왔나 보다” 하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제이슨 솅커의 이 책은 그런 나의 안일한 관조를 사정없이 흔들어 놓았다. 저자는 AI를 단순한 편리함의 도구가 아니라, 세상을 움직이는 새로운 ‘운영체제’이자 ‘지배 시스템’이라고 단언한다. 70대의 눈으로 본 이 책은 단순한 기술 서적이 아니라, 우리 자녀와 손주들이 살아갈 세상의 설계도를 미리 엿보는 긴박한 보고서였다.
흔히 우리는 AI를 비서처럼 부리는 도구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전기나 인터넷 같은 사회적 인프라로 규정한다. 과거 전기가 도입되었을 때, 전기를 쓰는 공장과 쓰지 않는 공장의 차이는 단순히 속도의 차이가 아니라 생존의 차이였다. AI 역시 마찬가지다.

70 평생을 살며 수많은 기술적 진보를 목격했지만, 이번 변화는 궤가 다르다. 인터넷이 정보의 유통 방식을 바꿨고 스마트폰이 소통의 방식을 바꿨다면, AI는 의사결정의 주도권을 바꾸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보이지 않는 운영체제’라는 표현은 공포스러우면서도 명확하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금융, 에너지, 고용, 심지어 국가 간의 지정학적 갈등까지 AI라는 엔진에 의해 구동되고 있다는 사실은 노년의 독자에게도 큰 경종을 울린다.

제이슨 솅커는 블룸버그 선정 세계 1위 미래 전략가답게 감성적인 낙관론을 펼치지 않는다. 그는 데이터와 실질적인 경제 지표를 통해 AI가 불러올 고용의 변화와 산업의 재편을 냉정하게 짚어낸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변화를 과소평가한 사람들은 늘 뒤늦게 따라붙었고, 그 사이에 기회는 이미 다른 사람들의 몫이 되었다”는 경고였다. 퇴직 후 사회의 중심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우리 세대에게도 이 문장은 뼈아프다. 비단 돈을 버는 문제뿐만이 아니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자식 세대와 대화하고, 세상을 이해하며, 남은 생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 변화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이 책은 AI가 생산성을 어떻게 폭발시키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라질 직무와 살아남을 역할이 무엇인지를 실제 사례로 보여준다. 이는 기술에 어두운 노년층에게도 앞으로의 세상이 어떤 논리로 돌아갈지 이해하는 훌륭한 길잡이가 된다.
이 책의 핵심 질문은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부와 권력은 어디로 향하는가?” AI는 단순히 기술적 우위를 점하는 것을 넘어, 자본의 흐름을 바꾸고 국가 권력의 향방을 결정짓는다. 저자는 미국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에 자문을 제공하는 전문가답게, AI가 국가 안보와 글로벌 경제 패권에 미치는 영향을 거시적인 안목으로 풀어낸다.

노년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거대 담론은 때로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를 개인의 커리어와 기업 전략으로 치환하여 설명함으로써 독자를 몰입시킨다. AI를 활용해 성과를 내는 이들과 변화의 밖에서 관망하는 이들 사이의 간극은, 과거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의 격차보다 훨씬 더 깊고 가파를 것이다. “나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보의 양이 아니라, 변화의 방향을 읽는 정확한 판단과 빠른 이해라고 말이다.
나는 책장을 덮으면서 묘한 긴장감을 느꼈다. 70대인 나에게 AI는 직접적인 경쟁의 도구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내 손주들이 살아갈 세상이 AI라는 운영체제 위에서 작동할 것이라면, 나는 그들이 발을 딛고 설 땅이 어떤 모양인지 알아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책은 생존의 지침서이자, 거대한 해일이 몰려오고 있음을 알리는 파수꾼의 외침이다. 변화를 외면하는 대가는 생각보다 클 것이라는 그의 경고는, 세상을 오래 살아온 사람일수록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이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는 그리고 우리의 다음 세대는 어디에 서게 될 것인가?” 이 책은 그 막막한 질문에 대해 가장 냉철하고도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해 준다. 시대를 낙오하지 않으려는 모든 이들, 특히 세상의 큰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은 동년배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미래는 기다려주지 않으며, 이해하는 자만이 그 흐름에 올라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