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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우 괌 - 2026~2027년 최신판, 완벽 분권 ㅣ follow 팔로우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
박애진 지음 / 트래블라이크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 일흔을 넘기면 여행은 ‘도전’보다 ‘안식’에 가까워진다. 젊은 시절처럼 배낭 하나 메고 발길 닿는 대로 떠나는 호기는 줄어들었지만, 대신 풍경의 결을 찬찬히 뜯어보고 그 안에서 삶의 여유를 발견하는 안목은 깊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박애진 저자의 <팔로우 괌>은 단순히 목적지를 알려주는 지도가 아니라, 은퇴 후의 삶을 풍요롭게 채워줄 한 권의 초대장처럼 다가왔다.
이 책을 펼치자마자 가장 먼저 무릎을 친 대목은 ‘분권 시스템’이다. 70대의 여행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무거운 짐이다. 가방이 무거우면 무릎이 고생하고, 무릎이 고생하면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법이다.

준비 단계의 설렘을 담은 ‘플랜북’은 집 안락의자에 앉아 돋보기를 쓰고 천천히 탐독하고, 여행지에서는 필요한 ‘실전 가이드북’만 쏙 빼서 가볍게 들고 나갈 수 있게 한 배려는 참으로 기특하다. “여행자가 손에 쥐었을 때 가장 가벼워야 한다”는 저자의 철학은, 체력을 안배하며 여행해야 하는 시니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미덕이다.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정보를 찾는다지만, 우리 세대에게 작은 화면 속 정보의 나열은 피로감을 준다. 이 책은 흔한 인터넷 검색 결과의 복제가 아니다. 저자가 괌 전역을 누비며 기록한 에메랄드빛 바다와 로컬들의 비밀 장소들은 마치 한 편의 잘 찍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생생하다.
특히 이 책에 감탄한 것은 화보의 질이다. 70대의 눈은 이제 복잡한 텍스트보다 직관적인 이미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괌의 푸른 온도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저자의 시선은 단순히 ‘유명한 곳’에 머물지 않고, 그 장소가 가진 ‘결’과 ‘여유’를 포착해낸다. 이는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느림의 미학을 아는 이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이다.

여행의 절반은 먹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깊이 있는 맛을 찾게 된다. 이 책은 4,000년 역사를 지닌 차모로 로컬 음식부터 최신 트렌드의 카페까지 폭넓게 다룬다. 전문가가 직접 발로 뛰며 검증했다는 대목에서 신뢰가 간다. 손주들의 입맛을 맞출 수 있는 세련된 식당부터, 우리네 입맛에도 익숙할 법한 전통 요리까지 ‘실패 없는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저자의 자신감은 여행의 불안감을 확신으로 바꿔준다. 단순히 맛집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먹킷 리스트’로 정리해준 덕분에, 무얼 먹을지 고민하며 길 위에서 시간을 낭비할 일도 없을 듯하다.

흔히들 70대를 ‘황혼기’라 부르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이 시기가 인생에서 가장 ‘눈부신 괌의 바다’를 닮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자식 농사 마치고,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을 뒤로한 채 오직 나만의 휴식을 꿈꿀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검색 결과가 알려주지 않는 진짜 괌 여행은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시작된다.” 이 문장은 비단 괌 여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책장을 넘길 용기가 있는 이들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팔로우 괌>은 자극적인 정보의 나열에 지친 시니어들에게 ‘품격 있는 휴양’이 무엇인지 차분히 일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