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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만 바라보면 눈이 밝아진다 - 노안·근시·눈 피로를 한번에 잡는 시력 훈련법 ㅣ 3분 시리즈
히라마쓰 루이 지음, 정혜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가 일흔을 넘기니 몸의 구석구석이 예전 같지 않음을 절감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서러운 것은 단연 ‘눈’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세상이 뿌옇게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하고, 신문을 보거나 손주놈 휴대폰이라도 들여다보려 하면 미간부터 찌푸려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안과에 가면 그저 노안이니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들려온다. 세월의 무게라 체념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다시금 또렷한 세상을 보고 싶다는 갈망이 늘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손에 쥔 책이 바로 히라마쓰 루이의 <3분만 바라보면 눈이 밝아진다>이다.
이 책의 핵심은 이른바 ‘가보르 아이’라 불리는 뇌 과학 기반의 시력 훈련법이다. 안과 전문의인 저자는 시력이 단순히 눈의 수정체나 근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눈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처리하는 ‘뇌의 해상도’를 높임으로써 개선될 수 있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의구심이 들었다. “약도 아니고 수술도 아닌데, 그저 그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눈이 좋아진다고?” 하지만 책장을 넘기며 훈련법을 직접 따라 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이 책은 기존의 지루한 안구 운동과는 결을 달리한다. 숨은 줄무늬를 찾고, 사다리를 타고, 무게를 재는 식의 놀이 같은 과정이 8주간의 프로그램으로 정교하게 짜여 있다. 70대인 나로서는 복잡한 이론보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재미’가 중요한데, 이 책은 그 지점을 정확히 짚어냈다.

70대의 하루는 길면서도 짧다. 무언가 거창한 것을 새로 시작하기엔 체력도 의지도 예전만 못하다. 하지만 ‘하루 3분’이라는 시간은 그 어떤 게으름도 허용하지 않는 마법 같은 숫자다. 아침 식사 후 차 한 잔 마시는 시간, 혹은 저녁 뉴스를 기다리는 그 짧은 틈을 이용해 책을 펼칠 수 있다.

이번 심화판은 기존 4주에서 8주로 기간이 늘어났고, 난이도 또한 초급부터 상급까지 세분화되어 있다. 나는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 나이대에는 속도보다 ‘지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줄무늬가 며칠이 지나자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뇌가 잊고 있던 ‘보는 힘’을 다시 깨우고 있다는 느낌, 그것은 노년기에 느끼기 힘든 작은 성취감이자 활력이었다.

눈이 밝아진다는 것은 단순히 글자를 잘 읽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첫째는 길을 걷다 마주치는 이웃의 얼굴을 먼저 알아보고 인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회복이다. 둘째는 발밑의 경계가 뚜렷하게 보여 보행이 안전해진다는 낙상의 방지다. 셋째는 침침함 때문에 멀리했던 책들을 다시 가까이 할 수 있다는 독서의 즐거움이다.
저자 히라마쓰 루이는 노안과 근시, 눈의 피로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실제로 훈련을 지속하며 느낀 점은 눈 주변의 긴장이 완화되고, 저녁이면 으레 찾아오던 묵직한 통증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나이 먹으면 다 그렇지”라며 스스로를 한계 안에 가둔다. 하지만 이 책은 70대인 나에게도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멈춰 있던 변화의 바퀴를 다시 돌리는 데 필요한 것은 대단한 장비나 비용이 아니다. 그저 이 책 한 권과 하루 3분의 의지면 충분하다.
세상이 다시금 선명해지는 경험은 마치 낡은 안경 렌즈를 새로 닦아낸 듯한 개운함을 준다. 나처럼 노안으로 고생하는 동년배들에게, 그리고 눈을 혹사하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이 책은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8주 뒤, 내 눈에 비칠 더 밝고 선명한 세상을 기대하며 오늘도 나는 기분 좋게 책장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