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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AI가 이끄는 인지 혁명 - 발견하는 주체가 바뀌었다
박종성 지음 / 이든서재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류 역사는 도구의 발전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과 바퀴, 증기기관이 인간의 근육을 대신했다면, 이제 인공지능은 인간의 고유 성역이라 믿었던 ‘인지’의 영역을 공략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인류사적 관점에서 ‘인지 혁명’이라고 부른다. 70 평생을 성실하게 일하며 지식과 경험을 쌓아온 세대에게, 기계가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하며 심지어 창작까지 수행한다는 사실은 경이로우면서도 낯선 공포로 다가온다.
이 책은 LG CNS AI/최적화컨설팅 리더. LG그룹의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15년간 조선·철강·해운·항만·전자·화학·배터리 섹터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고객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으며, LG CNS Entrue 컨설팅 산하 AI 전문 조직인 최적화/AI 그룹의 그룹장을 거쳐, 현재 AI·양자·로봇 등 미래 ‘게임 체인저’ 산업의 기술 근간이 되는 ‘수학적최적화’ 분야에서 컨설팅팀을 이끈 박종성 저자가 인공지능 기술의 진보를 단순한 도구의 발명으로 보지 않고, 인류의 사고방식과 존재 양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제2의 인지 혁명’으로 규정하며 그 거대한 변화의 물줄기를 추적한다.

저자는 AI를 인간의 대체재가 아닌 ‘확장된 인지’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과거에는 도서관의 수만 권 책을 뒤져야 얻을 수 있었던 지식이 이제는 손안의 작은 기기에서 실시간으로 쏟아진다. 책은 이러한 환경 변화가 인간의 뇌 구조와 학습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뇌과학과 심리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설명한다. 특히 은퇴 후에도 글쓰기와 독서에 매진하며 지적 갈증을 해소하려는 이들에게, AI는 훌륭한 편집자이자 자료 조사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나의 인지 능력을 증폭시켜 주는 ‘외장형 뇌’로 받아들이라는 저자의 조언은 실전적이고 다정하게 다가온다.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대신해 주는 시대에 인간에게 남은 고유함은 무엇인가? 저자는 역설적으로 인지 혁명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하는 힘’과 ‘비판적 사고’라고 강조한다. AI가 정답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가치 있는 문제를 제기하고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는 것이다. 수십 년의 직장 생활과 삶의 연륜을 통해 쌓인 ‘통찰’은 데이터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이다. 저자는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오히려 인문학적 소양과 철학적 사유가 부의 원천이자 생존의 무기가 될 것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소외감을 느끼는 기성세대에게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저자는 뇌의 가소성을 언급하며,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려는 노력이 노년의 뇌를 젊게 유지할 뿐만 아니라, 세대 간의 단절을 막는 가장 강력한 소통의 창구가 된다고 말한다. 스마트폰 너머의 거대한 지능 시스템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곧 현대 사회를 이해하려는 숭고한 시도다.

이 책은 기술 서적이 아니라, 인간 지성의 미래를 걱정하고 응원하는 따뜻한 인문서다. 저자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는 우리가 삼켜져야 할 재앙이 아니라 더 먼 바다로 나아가기 위한 동력임을 깨닫게 된다. 기계가 지능을 갖춘 시대,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기계보다 나은 계산 능력이 아니라, 세상을 향한 멈추지 않는 경탄과 사랑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