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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떠나는 드라이브 전국 일주 - 전국 드라이브 길 45 & 코스 옆 차박 명소 수록
김송은.윤현철 지음 / 용감한까치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날은 아내와 둘이 훌쩍 떠나 전국을 일주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이젠 해외여행만큼 국내 여행 책자도 간간히 나오고 있다. 의외로 갈 곳이 많고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기에 책을 통해 대한민국 곳곳을 알 수가 있게 되었다. <훌쩍 떠나는 드라이브 전국일주>는 바로 그런 장소를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김송은·윤현철 공동 저자가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탁 트인 길 위에서 마주하는 풍경과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지도 위에 그려낸 대한민국 드라이브 코스의 완결판이다. 보통의 여행서가 특정 명소에 도착하는 법에 집중한다면, 이 책은 ‘이동하는 시간’ 자체를 여행의 목적으로 격상시킨다. 저자들은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계절의 변화와 길목마다 자리 잡은 소박한 마을들의 정취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이는 목적지를 향해 숨 가쁘게 달리기보다, 여정 속에서 사유를 즐기고 일상의 평온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최적의 여행 철학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우리나라의 도로망을 단순히 연결 수단으로 보지 않고,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이야기의 통로’로 구성했다. 동해안의 7번 국도를 따라 펼쳐지는 푸른 바다의 파노라마는 복잡한 머릿속을 비워내는 정화의 시간을 제공한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강원도나 지리산의 고갯길은 자연의 거대함 앞에 겸손해지는 내적 성찰의 기회를 준다.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꽃길과 울창한 가로수길은 텃밭에서 식물을 돌보며 생명의 신비를 느끼는 이들에게 자연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 된다.

이 책은 드라이브 여행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실무적 정보가 돋보인다. 초보 운전자도 안심할 수 있는 완만한 길부터,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난이도 있는 코스까지 상세히 구분되어 있다. 특히 드라이브 중간에 들르기 좋은 전망 좋은 카페, 지역의 맛이 담긴 식당, 잠시 차를 세우고 걷기 좋은 산책로 정보가 알차게 수록되어 있다. 이는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을 계획할 때 든든한 설계도가 되어준다.

저자들은 독자들에게 “가끔은 내비게이션을 끄고 길을 잃어보라”고 권한다. 길을 잃었을 때 마주치는 이름 모를 들꽃이나 우연히 발견한 고즈넉한 정자는 여행의 가장 빛나는 기록이 된다. 서재에서 책을 통해 세상을 보다가 문득 떠나는 드라이브는, 활자 속에 갇혀 있던 지식을 현장의 생명력으로 치환하는 숭고한 과정이 된다.

이 책은 당장 차 키를 집어 들고 밖으로 나가고 싶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저자의 친절한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대한민국이 얼마나 아름다운 곡선과 색채를 가진 나라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복잡한 기술의 시대에 직접 운전대를 잡고 풍경 속으로 뛰어드는 행위는,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역동적인 자유이다. 이 책은 그 자유를 가장 우아하고 알차게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최고의 가이드가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직선으로 달리는 삶에서 벗어나, 곡선의 도로가 건네는 느림의 미학을 만나는 시간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삶이 힘들고 고달픈 분들에게 이 책 한권을 들고 훌쩍 여행을 떠나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