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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선교 현장 리포트 - 시대적 소명에 응답한 사람들의 이야기
김영애 지음 / 샘솟는기쁨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선교는 멀리 떨어진 타국으로 떠나는 ‘가는 선교’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선교지에서 비자발적으로 철수하게 된 선교사들과 약 250만 명에 달하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 이주민 여성, 유학생 그리고 다문화 가정들을 위한 선교 공동체와 이 사역을 이끌어 가는 선교사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되었다.
이 책은 1995년 12월 초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소재의 공장 지대를 방문하게 되면서 이주 노동자 선교에 몸담게 되고, 1998년 2월부터 2007년 1월까지 총회세계선교회(GMS) 선교사로 있었으며, 현재 암미선교회 대표인 김영애 선교사가 대한민국이 다문화 사회로 급격히 진입하는 변곡점에서, 우리 곁에 찾아온 이방인들을 어떻게 환대하고 복음의 가치를 나눌 것인가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자 실천적 지침서이다.

저자는 이제 선교가 지리적 경계를 넘는 것보다 우리 곁에 있는 타자와의 ‘관계적 경계’를 허무는 일이 시급함을 강조한다. 20여 년간 현장을 지켜온 저자의 목소리는 관념적인 신학을 넘어, 발바닥으로 쓴 생생한 현장의 언어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리포트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 책은 딱딱한 통계 수치에 매몰되지 않는다. 저자는 코리안 드림을 품고 온 외국인 노동자, 낯선 땅에서 가정을 꾸린 결혼 이주 여성,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은 난민들의 구체적인 삶을 조명한다. 그들이 겪는 차별과 소외, 법적 제도적 사각지대를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신앙의 고백들을 놓치지 않는다. 저자는 이주민을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하나님 나라를 함께 일구어갈 ‘동반자’로 재정의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론과 실천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주민 선교를 처음 시작하려는 공동체나 개인을 위해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공해 준다. 복음 전파뿐만 아니라 한국어 교육, 법률 상담, 의료 지원 등 이주민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총체적 선교 모델을 제시하며, 한국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교의 출발점임을 상기시키며, 교회라는 울타리를 넘어 지역 사회의 다양한 기관들과 어떻게 협력하여 이주민들의 안전망을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저자는 구약의 ‘나그네를 대접하라’는 가르침부터 신약의 ‘모든 민족에게로 가라’는 지상 명령까지, 성경이 일관되게 흐르는 ‘환대의 영성’을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종교적 의무감을 넘어, 현대 사회의 갈등과 혐오를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된다. 평생을 성실하게 일하며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온 이들에게, 이주민을 향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은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 할 ‘성숙한 시민 의식’과 ‘종교적 소명’이 만나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저자는 이주민 선교가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작은 관심과 환대에서 시작됨을 강조한다. 은퇴 후 지역 공동체와 사회적 봉사에 헌신하며 삶의 의미를 기록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이웃’의 범위를 확장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보람을 발견하게 하는 훌륭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우리 곁에 온 열방을 가슴으로 품는 일, 그것이 바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가장 고귀한 사랑의 실천임을 이 책은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