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을 위한 윤동주 전 시집 필사 북 - 써보면 기억되는 어휘와 문장 그리고 시어들
윤동주 지음, 민윤기 해설 / 스타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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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은 29세의 나이로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체실험을 당하여 옥사하였다. 2025년은 광복80주년이자 서거한지 8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에 그가 다녔던 일본의 도시샤대학에서 216일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기로 했다. 윤동주의 시는 민족의 고통과 청년의 순수한 이상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널리 사랑받으며, 한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책 <문해력을 위한 윤동주 전 시집 필사북>윤동주 전 시집전체를 필사하면서 시의 해설을 읽도록 저널리스트, 잡지편집자, 유투버, 문화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민윤기 시인의 해설을 담았다. 서시, 별 헤는 밤, 참회록, 자화상, 십자가등 널리 알려져 있는 대표작뿐 31편과 시작 활동의 초기인 청소년기부터 독립운동 혐의로 검거되기 전까지 쓰인 동요, 산문, 미완성 원고까지 그의 시적 감성과 식민지 지식인의 고뇌를 잘 엿볼 수 있는 주옥같은 작품을 수록한 윤동주 전 시집 필사북이다. 윤동주의 시를 천천히 필사하다가보면 읽기만 할 때와는 달리 우리의 어린 시절, 그 순수했던 감수성이 되살아나고, 지치고 상처받은 스스로에게 따스한 위안과 치유라는 소박하고도 소중한 선물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윤동주 시인은 새로운 길에서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p.26). 이 시에서 은 인생을 상징한다. 시인은 같은 길을 가고 있지만 언제나 가야 할 길을 새로운 길이라고 말하며 날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미래 지향적인 의지를 보여 준다.

 

시인은 십자가에서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p.42)

 

이 시에서의 십자가에는 조국 광복을 위한 고귀한 희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인은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조국의 절망적인 현실에서 예수의 고난을 행복으로 인식함으로써 예수가 진 십자가의 구원처럼 자신에게 그 조국을 위한 희생이 요구된다면 자기희생을 감수하겠다는 결의를 다진다.

 

이 책은 제본이 매우 탄탄해서 필사하기가 좋고, 매일 매일 아껴 쓰고 싶을 정도로 깔끔한 필사북이다. 각주처럼 시에 대한 해설까지 덧 붙여져 있어서 이해하기가 쉽다. 손으로 직접 글을 베껴 쓰는 필사는 단순히 글을 쓰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휴대폰과 늘 함께하는 MZ세대에게 필사는 잠시나마 디지털 세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손으로 쓰는 시가 되어주고 있다.

 

윤동주의 시가 이토록 우리에게 의미를 지니는 것은 그의 시에 담긴 섬세한 표현들 뿐 아니라 시대가 담긴 그의 삶 때문이기도 하다. 시대의 암울함이라는 그릇에 담길 수밖에 없었던 그의 삶과 시는 앞으로도 계속 읽히고,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을 것이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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