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 동화 여주 잔혹사
조이스 박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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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적에 옛날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전래동화를 많이 읽었다. 많이 읽었다는 것은 다양한 책이 아니라 책 한 권이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다고 하는 의미다. 읽다가 보니 양장으로 된 책이 너덜너덜해지기도 하고, 내용을 다 외울 정도가 된 책들도 제법 많았다. 읽고 또 읽어도 너무 재미가 있어서 밤을 지새울 때가 많았다. 빳빳한 종이에 그려진 그림은 그다지 예쁘지 않았지만, 글과 그림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는 충분했다. 전래동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는 대부분 어려움을 극복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되는 단순한 구성으로 누구나 동화에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은 대학들에서 다년간 교양영어 및 TOEIC/TESOL 강의를 하고, 직장인을 위한 영어강좌를 했으며, 영어교육전문가, GPT 교육서 베스트셀러 작가인 조이스 박(박주영)이 전래 동화를 새롭게 해석하여 여성의 성장과 역할, 가부장 권력에 대한 고찰, 현대 사회에서의 성별에 대한 역할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전래 동화의 문학적 즐거움을 새롭게 조명하는 동시에 전래 동화에서 배우는 인간 성장의 비결을 이야기한다. 오늘 우리가 옛이야기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성장의 비결을 알고,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우리의 전래 동화를 새롭게 쓰는 것이다.

 

이 책은 여성의 고난을 피해라고 보기보다는 치유로, 회복으로 재해석한다. 자신마저 함몰되기 쉬운 구덩이 대신 평평한 고원을 보면서 힘든 산길을 오르고 오르다 마주하는 평지를 걷는 것이 회복이 아닐까? 또한 전래동화, 젠더, 젠더화된 동화라는 세 분야를 아우른 빼어난 텍스트이자, 젠더의 관점에서 전래동화 입문서, 교과서, 전문서의 경계를 허물어 버린다.

 

한국 사회는 젠더=‘여성 문제로 간주한다. 젠더에 관한 한 최악의 관점이다. 이 책은 백설공주 이야기를 통해서 여성성과 남성성의 형성 과정이 어떻게 인류 문명의 토대가 되었는지 보여주고,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인식론으로서 한국 사회에서 젠더의 지적인 지위를 높인다.

 

옛날에 까만 머릿결에 피부가 흰 눈처럼 예쁜 공주가 태어났는데 이름은 백설공주였다. 하지만 왕비는 백설공주를 낳고 얼마 안되어 죽고 말았다. 왕은 새 왕비를 맞았는데 새 왕비는 욕심이 많았다. 백설공주는 너무 이쁘고 착해서 왕비가 싫어했다. 왕비에게는 진실만 이야기 하는 마법 거울이 있는데 백설공주가 어릴 때에는 왕비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였는데 백설공주가 7살이 되자 왕비가 아니라 백설공주가 가장 아름답다고 했기 때문이다. 화가 난 왕비가 백설공주를 죽이려고 하였고 결국 사냥꾼에게 백설공주를 죽이라고 했지만 사냥꾼은 죽일수 없다고 몰래 살려주었다.

 

이 책을 보면 공주는 용에게 잡혀가고, 왕자가 용을 물리치고 둘은 결혼을 하게 된다. 용은 왜 공주만 잡아갈까? 먹으려고 한다면 통통한 아기나 살찐 남자가 낫지 않겠는가. 저자는 애초에 용은 여자를 잡아간 게 아니라 용이 여자 그 자체라고 말한다. 여자에게는 용처럼 제멋대로인 야성과 파워가 있는데, 과거 가부장제 사회는 용맹하고 거친 여자를 거부했다. 기사가 용을 공격하자, 여자는 용의 면모를 버린 뒤 여리고 연약한 공주의 모습만 갖고 백마 탄 왕자를 따라가게 된 것이라고 책은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진짜 자신을 찾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게 하는 출발점이 되게 한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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