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머물다 떠난자리 들꽃같은 그리움이 피어난다
탁승관 지음 / 미래와사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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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마음이 설레고 기분이 좋아진다. 봄에는 꽃이 피고, 새가 지저귀고,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쬔다. 봄에는 시를 읽으면서 더욱 아름다운 감성을 살려본다.

 

내가 군대생활을 했던 곳이 강원도라서 그런지 강원도 인제가 고향이라는 탁승관 작가의 시를 좋아한다. 그래서 탁승관 시인이 쓴 시집 <괜찮다 1>, <괜찮다 2>, <산책길>을 읽었었다. 이런 시집은 시인이 산책길과 여행길, 출근길에 잠시 틈을 내어 휴대전화에 기록했던 시들을 엮은 것으로, 그날그날의 자연 풍광과 소리, 향기와 함께 그걸 보고 느끼는 작가의 맑은 시선과 깊은 사유가 담겨 있고,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그날의 풍경이 담긴 사진도 함께 실려 있어, 시의 맛을 한층 더 풍성하게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작가는 이 책에서 작가가 된 것은 아버지의 격려 때문이었다고 고백한다. “아빠는 꼭 너만 한 이십 대 초반이었을 무렵, 작가가 되고 싶었단다. 하지만 그때는 사정이 여의치 않았어. 그리고 나이 가 들면서는 가정을 지켜 나가야 했기에 내 꿈을 실현하지 못 했지. 하지만 난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았단다. 언젠가는 작가가 되어 책을 펴낼 거야. 꿈이 있다는 건 참 중요한 거야. 꿈이 있다는 것은 내가 희망을 갖게 해주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나 의 오늘을 열심히 살아갈 수 있게 해주거든. 하지만 꿈이 없다는 건 불행한 거야. 인생을 열심히 살아갈 원동력을 얻지 못 하게 돼. 그러니 우리 딸도 시간을 천천히 가지며 너만의 꿈이 생기게 되면 좋겠구나. 그로 인해 네 꿈을 갖고 네 인생을 잘 그려나가 보았으면 좋겠단다. 아빠는 언제나 네 편이야.”

 

작가가 큰 벽을 만나 좌절 하고 있을 때 아버지는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시며 위로했다고 한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숱한 좌절을 겪으며 그 고통을 이겨낼 때, 언제나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 너희 곁엔 아빠가 있잖아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큰 힘과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부모라는 것이 그런 거 같다. 자식들이 알아주던지 안 알아주던지 항상 자식들을 생각하고 있다. 몇 년 전에 천국가신 부모님이 생각난다.

 

작가가 쓴 봄 햇살을 읽으면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겨우내 찬바람에/ 온몸이 움츠러들며 굳어진/ 아직 풀어지지 않은 어색한 표정/ 추위에 얼은 겨울/ 마음도 꽁꽁 얼어붙어 있어/ 억눌린 마음을 보듬어 감싸안으리/ 오늘 문득 소리없이/ 가까이 다가온 봄 햇살에/ 발걸음 딛는 대지의 숨소리 듣는다/ 겨우내 가라앉은/ 가슴 두들겨 그리움 깨우고/ 맑게 드러낸 그대의 가슴에 기대어/ 따뜻하게 전해지는 떨리는 그대의 숨결을 느끼며/ 어디론가 봄 여행을 떠나고 싶다...

 

이 시집은 각박한 세상에 살기가 힘들어지고, 개인주의로 메마른 정까지, 마음 둘 곳 없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감성으로 큰 위로를 보내준다. 오늘도 삶에 지쳐 하루하루를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은 커다란 활력소가 될 것 같다. 힘들고 지칠 때 시를 읽으면서 다시 힘을 얻게 되길 바란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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