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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법정 - 미래에서 온 50가지 질문
곽재식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1월
평점 :
요즘 재판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불신의 목소리는 커졌고, 재판 결과에 만족하는 사람보다 판사의 엉터리 재판으로 패소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법정에서 벌어지는 형사소송은 범죄자에 대한 공범 여부, 죄의 정도, 형량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절차이다. 먼저 검찰이 수사를 실시하고, 증거를 확보하여 기소 결정을 내린다. 기소된 사건은 법정에서 공판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이는 사법정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만약 우리가 미래의 법정을 미리 구경할 수 있다면, 그 법정에서는 어떤 일들이 다뤄지고 또 심판은 어떻게 내려질까?
이 책은 공학 박사로 화학 회사에 다니면서 소설가, 괴물 전문 작가로 활동하며, 현재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 곽재식 박사가 미래에서 벌어질 것 같은 일들을 50가지 에피소드로 꾸며놓았다. 미래의 공상과도 같은 이야기이지만, 현실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새로운 기술은 일상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사람들의 삶을 매우 편리하게 해주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저자는 SF작가로서 꾸준한 창작활동을 해오면서 다양한 작품을 읽고 또 쓰려고 소재를 찾다가 문득 SF가 단순히 미래를 다루는 콘텐츠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어떤 결정이나 행동, 즉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암울한 미래가 찾아올 것이라는 가정법을 바탕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 책에는 로봇도 세금을 내야 하는지, 자율주행 자동차의 사고는 누구의 책임인지, 유전자조작 아기는 허용되어야 하는지, 우주의 개발권은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지, 인간의 몸은 어디까지 개조해도 되는지 등 우리 현실에서 그 싹이 보이는 문제들부터 시작해서 인공지능 로봇의 권리는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 생명 연장을 다루는 사업의 이윤 추구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 전쟁에서 우리가 전멸할 때 상대도 전멸시켜야 하는지, 인공지능이 누가 진짜 신인지 알려주어도 되는지 등 아직 우리에게는 SF 같은 논제들도 다루고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각 장의 주제마다 질문들이 있는데 이 질문들은 창작 의욕과 함께 지적 호기심으로 수많은 조사를 통해 저자가 선별한 미래예상문제다. 저자는 이러한 질문을 미래의 법정에 세우고, 독자를 배심원으로 세운다. 문제는 아직 현실이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우리 스스로 배심원이 되어 그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가장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판단은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저자가 제시한 여러 가이드를 참고해 진지하게 고민하다 보면 미래가 한 발 가까이 다가와 있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의 마지막 50번째 주제는 ‘인공지능이 누가 진짜 신인지 알려주어도 되는가?’이다. 이 주제는 인공지능이 종교까지 파고드는 내용이다. “인공지능은 전지전능한 신의 얼굴을 어떻게 표현해줄까?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보여준 것은 고대 힌두교 그림에 나오는 어느 신의 모습이었다. 푸른색 피부에 팔이 여러 개 있고 명상하는 듯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형상이었다. 아주 불경한 주제라고 생각된다. 신까지 판단하는 인공지능이 두렵기도 하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생각, 미래에는 어떻게 바뀔지 많은 고민을 해보게 된다. 인공지능의 편리함을 맹신한 나머지 모든 것을 인공지능에 맡기고 의존하게 됨으로써 벌어지는 미래를 다루는 이 책을 청소년들은 물론 미래를 준비하는 모든 분들에게 읽기를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