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2주 당첨자 발표

    

  감독 : 안제이 자키모프스키
  주연 : 다미안 위, 에벨리나 발렌지아크 
  기본정보 : 드라마 | 폴란드 | 95분 | 개봉 2009-11-12
  홈페이지 : http://blog.naver.com/tricks2009
  등급 : 12세 관람가 
 

  *아버지를 찾고싶은 아이의 순수한 트릭이 귀여울 듯*

  

 

6살의 스테펙은 집을 나간 아빠가 언제나 그립다. 그러던 어느날 기차역에서 우연히 본 중년 남자가 자신의 아빠임을 직감하게 된다. 그래서 누나의 말대로 (작은 트릭이 행운을 불러온다는) 마을 곳곳에 트릭을 만들어 놓는다. 열두살 터울 누나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행하는 스테펙의 트릭은 순수하고 귀엽게 느껴진다.  

어렸을땐 의심없이 모든걸 믿게 마련,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스테펙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예를 들어 섣달 그믐날에 자면 눈썹이 하얗게 된다는 엄마의 말에 졸린걸 겨우 참고 꾸벅꾸벅 거렸던 기억이 있다. 영화에 나오는 에피소드가 감독이 어린시절 겪었던 실제 이야기라고 하니 영화를 더 재밌게 볼 것 같다. 예고편을 보니 폴란드의 친근한 시골 풍경과 주인공 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잘 이루어져 있어 마음이 푸근해질것 같은 영화다.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  
 

 

  감독 : 피터 호튼
  주연 : 브래드 랜프로, 니키 캣 
  기본정보 : 드라마 | 미국 | 98분 | 개봉 1996-08-03
  등급 : 12세 관람가  

  * 아이들의 우정에 마음이 짠해진다* 

 

 

 

어린 시절 수혈때문에 생긴 에이즈로 죽음과 싸우는 어린 소년 덱스터와 호기심많고 장난꾸러기 에릭이 친구가 된다. 아직 어린 소년이지만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덱스터를 보면서 참 가슴이 아팠었다. 에이즈가 아니었다면 철이 늦게 들었을 것이고, 다른 아이들처럼 신나게 뛰어놀텐데 말이다. 그래도 에릭이 덱스터의 친구가 되어줘서 행복했을 것이다.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뗏목을 타는 모험을, 어찌보면 무모하다고 해야할 계획을 세워준 친구였으니까.  

순수한 아이들 이었기 때문에 에이즈라는 병에 대한 편견없이 친구가 될수 있었던것 같다. 우리나라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인데 말이다. 만약 에이즈에 걸린 친구가 있다고 한다면 부모님의 걱정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 병,장애,편견이 없어야만 한다. 적어도 어릴때만이라도.. 

가장 멋지고 좋은 친구였던 덱스터를 떠나보낸 에릭. 처음으로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을 겪어야 했기에 극복하기가 쉽진 않을 테지만, 함께 보낸 시간과 추억은 영원히 소년의 가슴에 남을 것이다. 그 시간이 찬란하게 기억 될 것이다. 굿바이 마이 프렌드. 

  


  감독 : 마지드 마지디
  주연 : 미르 파로크 하스미얀, 바하레 시디키 
  기본정보 : 드라마 | 이란 | 88분 | 개봉 미정
  홈페이지 : http://www.childrenheaven.co.kr/ 
 

  *신발 한켤레에 담긴 애틋한 사연* 

 

 

가난이 빚어낸 안타까운 상황을 담았지만, 남매의 순수하고 귀여운 모습이 참으로 예뻤던 영화다. 여동생 자라의 하나뿐인 구두를 도둑맞은 오빠 알리. 우는 동생을 달래주지만 자신의 운동화를 같이 신는것 외엔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 형편이 어려워 부모님께 차마 말도 못하고, 오전엔 자라가 오후엔 알리가 운동화를 교대로 신게 된다. 오전수업을 마친 자라가 부리나케 뛰어 오면 알리가 신고 학교를 가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자라도 열심히 뛰어온다고는 하지만, 알리는 계속 지각을 하게 되니 말이다.  

자라는 자신의 구두를 신고있는 아이를 발견하게 되는데, 자신보다 더 가난하다는 사실을 알고난후 구두를 돌려받는걸 포기한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할줄 아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자라. 하지만 눈물이 나는건 어쩔수 없다.  

그런데 전국 어린이 마라톤 대회의 3등상 상품이 운동화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알리가 '3등'을 목표로 참가하게 된다. 오직 운동화만 눈에 보이는 알리! 남매가 그토록 바라는 운동화를 과연 받을수 있을까? 신발 한켤레 살수 없는 가난함속에 살고있지만, 그 속에서 자신들의 힘으로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기특하고 예뻐보였다. 어른들처럼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 우리가 기억해야할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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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행복하라 -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들려주는 21가지 행복 습관
마르시 쉬모프.캐럴 클라인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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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 책은 그 책을 읽을 당시의 마음 상태에 따라 받아들이는게 다른것 같다.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화를 일으킨 베스트셀러 책이 내겐 도움이 안될때도 있고, 많이 읽히지 않은 책을 보다가도 어떤 한 구절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건 이런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내 삶을 진지하게 돌아볼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는 점이다. 내 안에 있던 분노,자격지심,패배자 같은 마음을 털어버리고 새롭게 나아갈수 있다는 작은 용기와 파이팅을 심어준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찾게 되는것 같다. 

'이유없이 행복하라'라는 제목이 시선을 확 끄는 이 책은 내용면에서 만족스러움을 주었다. 저자가 인터뷰한 100명은 인생의 행복에 대해서 알려주었는데, 그 인터뷰를 통해 공통된 습관이 있음을 발견했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결코 잃어버리지 않는 행복을 얻은 사람들의 비결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비결은 어렵고 얻기 힘든것이 아니었다. 내 마음 상태에 따라,노력에 따라 얻을수 있는 것들이었다. 

세상은 분노로 넘쳐나고 있다. 사람들은 쉽게 타인을 미워하고 증오한다. 화해와 용서, 연민은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자신을 위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그게 쉽다면 아마 이런 책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마음을 먹는다는게 어렵기 때문에,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행복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행복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요인은 다양할 것이다. 그리고 행복을 느끼게 되는 횟수도 다를 것이다. 행복하려면 무엇을 해야한다 라는 공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 말은 곧 자신의 행복지수를 스스로 만들수 있다는 뜻이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충만한 기쁨과 행복을 느낄수 있게 된다면 그보다 질 높은 삶이 또 있을까? 어떤 이유를 만들지 않아도 항상 행복하다면 이 책의 제목처럼 '이유없이 행복할수' 있을 것이다. 

타인의 따뜻한 미소에, 도움의 손길에 행복을 느낄수 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누구는 불행을 생각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희망을 보게된다. 그건 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수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행복을 찾을수 있는 기회가 와도 평소처럼 불행의 습관을 반복하고 있다면 결코 행복을 만나지 못할 것이다. 행복도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걸 알게됐다. 이유없이 행복해지는것이 빈말도,내가 접하기 어려운 일도 아님을 알게됐다. 행복의 습관을 들일수 있는 용기와 꾸준한 노력이 내게 필요하다는걸 다시 한번 알려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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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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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밝은 미소를 띄우며 희망을 이야기하고 치열한 삶을 살아가던 아름다운 사람 장영희. 그런 선생님의 갑작스러운 부고를 TV뉴스를 통해 알게 된 날, 안타까움과 슬픔때문에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어야만 했다. 선생님의 말대로 나쁜 운명을 깨우지 않기위해 살금살금 걷지않고 쿵쾅쿵쾅 저벅저벅 당당한 발걸음으로 살아와서일까? 소아마비라는 장애뿐 아니라, 암은 그녀에게 끊임없는 투병과의 싸움을 계속하게 만들었고 결국 그녀를 하나님의 곁으로 데려가버렸다. 야속하게도 말이다.

하지만 선생님이 '암환자 장영희'로 비쳐지기를 싫어했듯이 나 또한 선생님을 장애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오고 암과 싸워온 교수로 생각하지 않으련다. 그리고 더이상 슬퍼하지 않을것이다. 짧디 짧은 인간의 삶이지만 그래도 이 지구에 왔다간 흔적을 남기고,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했던 선생님의 바람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가족,지인,친구들 뿐 아니라 수많은 독자들이 그녀를 여전히 그리워하고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마 몇십년이 흘러도 그녀의 글과 메시지는 잊혀지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독자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내가 장영희 선생님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소위 지식인들이 으레 내보이는 권위의식이 없고 소탈하고 인간적이라는데 있었다. 물론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녀만큼 허레의식과 체면치레가 없고 자신의 모든것을 내보이며 글을쓰는 사람도 드물었다. 특히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의 단점을 밝힌다는건 분명 쉬운일이 아니다. 내가 만약 그녀라면, 그러니까 유명하고 실력있는 영문학 교수에 수필가에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나 자신을 좀 더 완벽하게 포장했을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게으름과 건망증, 무위의 재능(아무것도 하지 않을수 있는 능력이 넘친다는 뜻)을 거리낌없이 글의 소재로 삼았다 또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가 자신이 너무 게으르고 이기적이어서 라고 말한다. 그뿐인가. 자신의 마음속에는 가끔씩 평화를 싫어하고 오히려 분란 일으키기를 좋아하는 도깨비가 살고있다고 밝힌다. (내게도 이런 도깨비들이 살고있고 불쑥불쑥 튀어나올때가 있다) 이처럼 선생님의 글을 읽지 않았다면 절대 몰랐을 성격들이 너무도 친근하게 다가왔다. '아! 선생님도 나와 다르지 않구나. 나처럼 한없이 게으르기도 하고 약속시간에 늦기도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을때의 경험과 느낌을 소상히 적은 대목에선 울컥 눈물이 났다. 선생님은 그때를 '내 자유의지와 노력만으로 이길수 없는 싸움을 해야 하는 사실이 불공평하게 느껴졌고, 오로지 건강하다는 이유로 나에게 우월감을 느낄 사람들이 미웠고, 동정이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 자존심 상했다' 라고 고백한다. 이 이유들이 가슴속에 콱 박혔고 그 심정이 이해가 됐다. 아마 나라도 그렇게 했을것이다. 사람들의 계속 되는 위로와 안타까운 표정은 투병 생활을 더 힘들게 만들었을테고,무엇보다 선생님의 말대로 자존심이 상했을테니까. 왜 하필 내가? 라는 의문도 계속 들었을테고 말이다.

그런 힘든 상황을 겪어온 그녀였기에 삶에 대한 애착과 희망을 더 노래했는지도 모른다.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게, 찬란하게 피어있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본다는게,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살을 부빌수 있다는게,맛있는 음식을 양껏 먹고 내 일을 할수있다는게 얼마나 축복된 일이고 감사해야할 삶인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았으니까. 그래서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면 헛되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늘 반반의 가능성으로 다가오는 오늘이라는 시간을 열심히 살아간다'고 말한 것이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죽음으로 이별할때 그 아픔은 표현할 길이 없지만, 한가지 위안이 있다면 어쩌면 그 이별이 영원한 이별이 아니고 언젠가 좀 더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게 되리라는 기대입니다'라고 했던 선생님의 말을 믿는다. 그리고 선생님이 남기신 모든 글이 세상을 좀 더 따뜻하고 살만하게 만들거라는것도 믿는다. 인간의 '선함'을 믿었고 그 본성이 세상을 살만하게 유지시켜준다고 준다고 했던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살면서 나쁜 운명이 나를 덮치겠지만 그래도 참고 견디고 이겨내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운명이 오리라는것도 이젠 안다. 아니,잘은 모르더라도 그렇게 믿고 이 한 세상을 살아야겠단 결심이 생긴다. 장영희 선생님이 살아온 날도 기적이고,살아갈 날도 기적이라고 믿었던 것 처런 나도 그렇게 믿고 살련다. 이렇게 아침 햇살을 맞으며 깨어나고 사랑하는 이 들과 웃으며 삶을 즐길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기적인지를 너무도 잘 알게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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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이벤트 종료)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아닌 크리스찬 베일의 터미네이터라~!일단 기대가 됐다. 배트맨에 이어 터미네이터 영화에까지 나오는 크리스찬 베일의 행보라... 언제나 믿음이 가는 배우라 영화소식이 간간히 전해져올때마다 기다려졌다.(스탭한테 엄청난 욕설을 한 일때문에 호감도가 살짝 낮아졌지만 말이다.) 드디어 뚜껑을 연 터미네이터4~! 엄청난 기대만 하지 않는다면 멋진 액션신에 눈이 즐거울 것이다.   

나도 남자지만 유독 영화관에 혼자 온 남자들이 많았다. 평일 낮 시간이라 관객은 별로 없었는데 군데군데 혼자 온 남자들이 팝콘과 콜라를 들고 와서 영화에 집중 하는 모습..정말 오랜만에 봤다. 남자들이 더 좋아할만한 장르라서 그런걸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 



 

 

 

 

 

 

 

2018년을 배경으로 기계군과 인간 저항군의 싸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그리고 그곳에 크리스찬 베일이 연기한 존 커너가 있다. 이젠 리더로 변한 존 커너의 행보가 흥미롭다. 하지만 그의 캐릭터는 특색있지 못했다. 분명 그가 주인공인데 시선을 집중시키지 못한건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게 느껴지지도 않고,비중도 생각보다 적어서일 것이다. 크리스찬 베일이 좋긴 하지만 조금 덜 알려지고 신선한 배우를 썼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잠깐 해봤다. 어쨌든 생각보다는 비중이 적어서 놀랬다. 오히려 샘 워싱턴이 주인공 같았으니까.



 

 

 

 

 

 

 

 

스토리는 특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허점이 숭숭 뚫린것도 아니다. 하지만 스토리보다는 액션신에 더 많은 눈이 가게 되는것도 사실이다. 엄청난 볼거리와 화려한 CG는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여름이 되면 쏟아져나오는 블록버스터 영화 사이에서 이정도의 볼거리라면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관람할수 있을것이다. 

무엇보다 터미네이터3의 엄청난 재앙을 생각하면 이정도면 썩 괜찮은 출발인것 같다. 물론 터미네이터 1,2편에서 느꼈던 것과는 분명 다른 영화다. 그 느낌이 완전히 이어지진 않지만 그렇다고 끊어지지도 않고..그저 살짝 아슬아슬하게 이어진 느낌이랄까? 터미네이터4 보다는 새로운 터미네이터의 시작이라고 여겨진다. 아무튼 다음 편이 기대된다.  



 

 

 

 

 

 

 

 

 

 

  

영화 곳곳에선 터미네이터 전 시리즈의 이야기가 간간히 나오는데 아예 아놀드슈왈제네거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CG기술로 만나는 젊은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그 자체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재미있는 장면이었다. 확실히 터미네이터 하면 아놀드가 가장 먼저 떠오르니까! 너무 반가웠다. CG기술이 아니면 만나지 못할 아돌드 슈왈제네거. 살짝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터미네이터 시리즈. 전편 이야기들이 살짝 살짝 나오지만 잘 몰라도 이 영화를 즐기는덴 큰 무리는 없을거라고 본다. 물론 전 편들을 다 보면 더 좋을테지만 말이다. 그리고 스토리보다는 액션신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보고싶은 분들껜 좋을 영화 같다. 터미네이터 시리즈 팬으로써 아쉬운 부분이 없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다시 터미네이터를 볼수 있어서 반가운 마음이 더 컸다. 날도 더워지는데 극장에서 시원하게 즐길수 있는 액션 영화다. 큰 스크린에서 보면 더 좋을듯!!(전 동네 극장에서,작은 사이즈의 스크린으로 봐서 그런지 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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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1
미우라 시온 지음, 윤성원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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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껏 달려본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아무 생각없이 바람을 가르며 뜀박질했던 행복했던 나는 어디에 있을까. 학창시절엔 친구들과 참 많이도 뛰어다녔었다. 쿵쾅쿵쾅 뛰는 심장 소리가 좋아서, 뛰면 뛸수록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좋아서, 뛰고 난후 바라보는 세상이 달라보여서 달리는게 좋았다. 달리기는 어떤 운동기구도 필요없고 그저 튼튼한 두 다리만 가지고 있으면 가능했다. 그래서 참 많이도 달렸었는데 사회인이 되고나니 내 두 다리는 멈춰버렸다. 운동할 시간이 있으면 10분이라도 더 자는게 좋았으니까. 그래서 달리기의 즐거움을 잊고 살았다.

그리고 난 지금 다시 달리고싶단 강한 욕망이 생겼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있다]를 읽고나서 부터다.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는 젊은 청춘들의 달리기를 보고있자니 잊고있었던 즐거움이 생각났고, 책에 몰입하면 할수록 나도 같이 뛰는것처럼 느껴졌다. 그들이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나도 느꼈었는데 라는 회상도 하면서 말이다. 달리는건 그저 마음만 먹으면 할수 있는건데 왜 난 그동안 그 즐거움을 애써 외면해왔을까. 바쁘다는 핑계로, 피곤하고 기운이 없다는 이유로 인생의 행복 중 하나를 스스로 포기했던 거였다. 이젠 달려보고 싶다.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새벽 공기를 가르고 싶다.

가케루는 달리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육상 선수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폭행사건에 휘말리면서 육상부에서 퇴출당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만약 그 일만 없었더라면 가케루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탄탄대로를 걸었을것이다. 물론 강압적인 분위기와 다른 선수들의 질투를 견뎌내며, 달리기의 즐거움을 모른채 살았겠지만. 그런 가케루에게 인생 최대의 사건이 벌어진건 편의점에서 빵을 훔쳐 달아나던 그날 밤 이었다. 가케루가 달리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기요세는 바로 자신이 찾던 사람임을 알게 된 것이다.

부상 때문에 예전처럼 달릴수 없게된 기요세에게 최대의 꿈은 '하코네 역전 경주'에 나가는 것이었다. 총 10명의 선수가 뛰어야하는 경주인데 딱 한명의 선수가 모자라 신청할수가 없었는데, 그러던차에 달리기에 재능이 있는 가케루를 보게 된 것이고 기요세는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기요세가 살고있는 지쿠세이소엔 그를를 포함해 총 9명의 간세 대학 하숙생들이 있었고 가케루가 합류하면서 10명, 즉 경주에 나갈수 있는 인원이 되었다. 물론 나머지 사람들은 자신이 달리기를 할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기요세의 반 협박과 구슬림에 넘어가 얼떨결에 경주 선수가 된 것이다.

쌍둥이 조지와 조타, 담배를 많이 피는 니코짱, 만화책만 보느라 체력이 꽝인 왕자, 흑인 유학생인 무사, TV퀴즈쇼에 열광하는 킹, 머리가 좋은 유키, 시골에서 올라온 신동, 그리고 가케루와 기요세가 바로 새로 만들어진 팀의 선수들이었다. 누가 봐도 오합지졸에 성공가능성은 50%도 안돼보인다. '하코네 역전 경주'는 풋내기 아마추어들이 도전할 일이 아니었다. 오랜세월동안 달리기를 해온 선수들도 탈락하는게 부지기수였으니까 말이다. 그런 곳에 지쿠세이소 하숙생들이 참가하겠다는건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었고 죽음의 레이스였다.

이들도 그 사실을 잘 알고있었다. 그래서 처음엔 좀 하다가 그만둘 생각이었고 열정도 없었다. 하지만 기록이 좋아지면 질수록 이들의 열의는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마을 사람들의 응원도 한몫했다. 특히 가케루를 못마땅하게 보는 타 대학 선수의 노골적인 비웃음이 기폭제가 되어 이들의 단결심은 더 견고해졌다. 절대로 그들에게 질수 없다고,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목표했던 지점에 골인할수 있을거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이틀 연속으로 진행되는 '하코네 역전경주'는 선수 10명 모두의 땀과 노력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가장 잘 달리는 가케루와 가장 못 달리는 왕자나 흘리는 땀과 노력은 같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게 바로 역전 경주가 주는 감동이다. 1등이 아니면 달리는 의미가 없고, 빨리 달리는것만이 진정한 달리기가 아니냐는 의문에 기요세는 이렇게 대답한다. 장거리 선수에게 가장 큰 찬사는 빠르다가 아니라 강하다 라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강인함을 필요로 한다고 말이다.

처음엔 이 말이 이해되지 않았던 선수들은 '하코네 역전 경주'를 하면서 온 몸으로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달리는 모습에 감동 받은 나 또한 부르르 전율을 느끼게 된다. 어쩌면 산다는것도 강인함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사람들은 속도에만 신경을 쓰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건 강인하게 사는게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이 뛰는 속도에 신경쓰지 않고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나만의 길을 묵묵히 달려나가는것 말이다.

달리기에 관한 책을 읽으며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까지 하게 만드는, 가볍게 읽을순 있지만 그 내용의 무게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은 그런 책이다. 거기다 무작정 달리고 싶게 만드니 새로운 즐거움과 동기를 얻으며 책을 덮었다. 다른 분들도 이와 같은 체험을 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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