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킹의 8개 국어 - 서른 넘어 시작해 인생 레벨 업
와인킹(이재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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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학습서는 효율적인 방법론이나 암기법을 피력한다. 그런데 이재형의 《와인킹의 8개 국어》에서 가장 인상 깊은 메시지는 학습법보다 모든 것의 근간인 '절실함'의 중요성이었다.


저자는 외국어의 학습 핵심으로 '해당 언어를 배워야 할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는 것을 꼽는다. 필요성이 마음속에 완벽히 각인됐다면, 이 책을 갖다 버려도 된다고까지 말한다. 설사 비효율적인 방법을 채택한다 해도 결국은 외국어를 배우게 될 거라며 그 절실함이 학습을 지속하게 만들고, 목표에 도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저자는 7개 국어를 구사하던 때에 일본에서 2년을 살았지만 일본어를 못했다고 한다. 당시 일본어를 잘해야 할 이유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필요성을 더 잘 느낄 있도록 스스로를 몰아가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치밀한 전략가의 적극적인 사고방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첫째, 소중한 일본 친구와의 관계를 절실함의 근거로 삼았다. 공부가 싫어질 때마다 "네가 일본어를 더 잘 배우지 않으면 결국은 고토 상을 잃게 될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모습은, 극단적일지라도 목표를 향해 자신을 채찍질하는 기발한 동기부여였다.

둘째, 유튜브 채널에 일본어를 꽤 잘하는 사람이라는 뉘앙스를 영상마다 남겨 '못 하면 창피한 일'이 되도록 후퇴할 수 있는 퇴로를 차단했다. 공적인 선언을 통해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부여하는 압박 장치를 설치한 것이다.

셋째, 일본 와인 시장에 뛰어드는 꿈을 심어 학습의 결과가 단순한 성취를 넘어 '인생의 목표'가 되도록 안정장치를 추가했다.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지만, 자신의 외국어 수준을 높이기자 위험한 덫을 놓고 달콤한 미끼를 설치하며 삶의 설계자로서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행동력에 감탄했다.


저자의 친구들은 쉰이 된 저자에게 혀를 차며 이렇게 말한다.
"네 나이가 몇인데, 이제는 현실을 좀 받아들여."


"제 생각은 다릅니다.
제 현실은 제가 만들어갑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른 이유는
제가 오늘을 새롭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지요."
- 169면


이 한 마디에 저자의 관점이 응축되었다. 그는 운명이나 환경을 핑계 삼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했다. 내 현실은 내가 만든다는 개척 정신, 안 될 거라고 생각하며 시도조차 안 하면 그 일은 실현되지 않는다는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를 저자는 자신의 인생으로 보여주었다.


믿고 노력해도 이루기 힘든 것이 꿈과 목표인데, 믿지도 않고 노력하지도 않으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잘될 리가 없다는 논리는 자기신뢰도가 낮은 나를 자기긍정으로 설득했다. 저자의 이러한 태도는 외국어 하나 더 잘하게 되면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길 거라는 확신으로 이어진다.


"솔직히 얘기해서 외국어를 하나 더 잘하게 되면
좋은 일이 더 많인 생길 거 아니에요?
잘할 줄 아는 외국어가 늘었는데
그것 때문에 사업이 실패하고 친구가 줄어들고
회사에서 진급을 못 하게 될 일은 없지 않겠어요?"
- 171면



《와인킹의 8개 국어》는 8개 국어를 할 수 있게 된 사람의 학습 노하우를 담은 책이 아니다. '안 해도 될 일이지만 굳이 굳이 해보는' 용기를 통해 스스로 내 삶을 만들어가는 한 사람의 치열한 기록이자 철학서 같았다. 목표 달성을 위해 '절실함'을 인위적으로 세팅하고, 스스로에게 덫과 미끼를 설치해 퇴로를 차단하며, 그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을 거라는 단단한 믿음을 가진 저자의 태도가 너무나 멋지고 부러웠다.


처음 책을 받고서 한참을 홀린듯 표지에서 시선을 강탈한 저자와 눈싸움을 했다. 세계 1위 와인 유튜버, 와인킹답게 킹받는 표정과 포즈를 취한 저자 이재형. 밖에서 책을 읽다가 자리를 비울 때는 그가 드러나지 않게 엎어놓아야 했다. (ㅎㅎ)


궁금해서 그의 유튜브를 방문했다. 도발적이고 오만함마저 느껴지는 독특한 개성은 책을 읽고 나면 알게 된다. 허세가 아닌 전략적 브랜딩이자 자기 확신이라는 걸. 그는 자기만의 색을 알고, 길을 찾아 자기답게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그 모든 이미지들은 시청자와 독자를 묘하고도 강하게 설득시키고 동기를 자극하는 전략 같았다. 이 킹 받는 표정은 스스로에게 덫과 미끼를 설치해 절실함을 극대화하는 그의 학습 철학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건 아닐까.


이렇게 도전적인 태도와 치밀한 전략 덕분에 그는 서른 넘어서 외국어 공부를 시작했지만 현재 8개 국어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그중 6개 언어로는 심도 깊은 주제로 토론까지 가능하다. 언어는 지식으로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실전 ‘습득’의 과정이라 말한다. 아침마다 언어로 글을 읽고, 직접 녹음해서 자기 목소리를 들어보며 발음이나 표현을 점검하는 실전 중심의 훈련법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언어를 배우는 일이 '세상에 거미줄을 치는 것'과 같다고 한다. 할 수 있는 언어가 많아질수록 삶의 무대가 넓어진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외국어 학습의 절실함을 얻는 것을 넘어, 목표를 향해 자신을 몰아가고 삶의 주인이 되는 용기 있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 꿈을 꾸고, 그 꿈을 위해 스스로를 벼랑 끝에 세울 줄 아는 용기 있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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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씽킹 -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사고 대전환 프로젝트
솔 펄머터 외 지음, 노승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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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정보의 홍수와 끝없는 불확실성이 지배한다. AI, 기후 위기, 가짜 뉴스, 정치 양극화 등 복잡한 난제 앞에서 인류는 변화의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이 책은 그 속에서 효과적인 판단을 위한 '문제 해결형 실전 사고법'을 제안한다. 원서 제목인 "세 번째 밀레니엄 사고", 즉 넥스트 씽킹이다. 노벨상물리학상 수상자 솔 펄머터와 같은 대학의 동료인 저명한 철학 교수와 심리학 교수가 10년간 공동으로 진행한 '인류 사고 대전환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개념을 정리했다.

​1. 확률론적 사고
확률론적 사고란 세상을 '예, 아니오'의 이분법이 아닌 '가능성의 스펙트럼'으로 바라보는 태도다. "이것이 맞다"가 아니라 "이것이 맞을 확률은 70%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절대적 확신은 독이 된다. 데이터와 통계, 검증 가능한 증거를 바탕으로 여러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이 사고방식은, 복잡한 문제 앞에서 유연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정보에 따라 판단을 수정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외부 정보나 내부의 감정 등을 신호와 잡음으로 구분해, 확신도를 정량화하는 습관이 확률론적 사고의 시작이다.

2. 과학적 낙관주의
과학적 낙관주의는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문제를 풀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는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증거에 기반한 낙관이다.

과학자들이 반복 실험과 검증을 통해 점진적으로 진실에 다가가듯, 사회 문제도 무엇이 효과 있고 없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도전하면 결국 해법에 도달할 수 있다는 태도다. 이는 미디어의 공포 마케팅과 사회에 팽배한 염세주의에 대항하는 문화적 해독제다. 작은 진전을 축적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3. 경험의 함정
경험은 귀중한 자산이지만, 동시에 가장 강력한 인지적 함정이기도 하다.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라는 말 뒤에는 확증편향이 숨어 있고, "원래 그래"라는 말은 발전적인 사고를 막는다.

이 책은 경험을 '이미 아는 것'으로 굳히지 말고 '새로운 질문'의 출발점으로 삼으라고 한다. 문제는 경험이 만든 '인지적 관성'이기 때문이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스스로 점검하는 메타인지적 태도를 통해 경험을 지혜로 승화시킬 수 있다. 경험에서 벗어날 줄 아는 의식에서 진짜 경험이 시작된다.



이러한 개념들 덕분에 ​그간 나의 사고방식이 편협했음을 크게 반성했다. 이분법적인 사고가 틀린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에 깊이 물들어 있어 대부분의 생각들이 결정론적이고 이분법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물고기가 물속에 살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앞으로의 생각 패턴을 '확신'에서 '확률'로 바꿀 것이다. 선택과 판단의 갈림길에서 질문을 바꿀 것이다. 그동안 '내 글은 좋은가, 나쁜가?' 만을 물었다면 이제는 '누군가에게는 40% 정도 공감을, 다른 누군가에게는 50% 정도의 정보를 제공했을 수 있겠다.'로 판단의 스펙트럼을 넓힐 것이다.

'저 사람은 날 싫어하나?'에서 '나를 오해할 확률 40%, 그의 컨디션이 나쁜 확률 40%, 정말 나와 맞지 않을 확률 20% 일지 모른다.' 생각하며 쉽게 사람과 상황을 단정 짓지 않고 여유를 주어 관계가 숨 쉴 수 있게 만들고 싶다.



실패도 하나의 데이터로 삼아 하나라도 더 배웠으니 다음에는 더 나아지리라 믿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실패도 실패가 되지 않고, 불완전한 정보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요령껏 쓰게 됨으로써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둘 다 적절히 활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 물 밖으로 나온 것 같다. 《넥스트 씽킹》은 그 물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확신이 아닌 확률로, 단정이 아닌 가능성으로 세상을 읽는 법을 배웠다. 실패를 데이터로 삼아 포기하지 않는 낙관으로 다음을 준비하고 싶다. 쉽게 단정 짓지 않고, 관계에 여유를 주며, 불확실한 세상에서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용기'를 갖고 싶다.

절대적 확신 대신 확률적 사고로 불확실성을 수용하고, 과학적 낙관주의로 결국은 문제를 해결하며, 경험의 함정에서 벗어나 성찰적 지혜를 쌓고 싶은 모든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도서지원 #위뷰 #위즈덤하우스 #넥스트씽킹 #솔펄머터 #존캠벨 #로버트매쿤 #이세돌추천 #정재승추천 #장강명추천 #노벨물리학상수상자 #확률론적사고 #과학적낙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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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사랑한 여자들 - 두려움과 편견을 넘어 나만의 길을 가는 용기에 대하여
이예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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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편견을 넘어
나만의 길을 가는 용기에 대하여
이예지 인터뷰집"


사람을 가장 궁금해하는 끝없는 질문자 이예지.
〈코스모폴리탄〉 〈GQ〉 〈씨네21〉 등에서 기자 및 에디터로 일해온 글쟁이다. 서문을 읽자마자 대단한 필력가임을 알 수 있었다.


적확한 어휘로 치밀하게 설계된 글맛이 났다. 짧지만 긴 속뜻을 압축한 문장들은 명쾌했다. '아, 난 이런 글을 쓰고 싶구나.' 낭독하고 필사하며 오래오래 바라보고 싶은 글이었다.


작가 정서경, 뮤지션 김윤아, 배우 전도연, 배구선수 김연경, 영화감독 이경미, 배우 심은경, 뮤지션 전소연, 작가 김은희, 미술감독 류성희, 소설가 정보라, 댄서 모니카, 뮤지션 씨엘, 아나운서 강지영, 희극인 김민경, 소설가 최은영까지.


15명과 나눈 인터뷰는 무엇부터 들어야 할지 망설여지는 풍성한 만찬이었다. 몇몇 낯선 이름도 보였지만, 대부분이 익히 알려진 이들이라 기대와 호기심이 부풀어 오른 채 첫 페이지를 넘겼다.


"이들은 무엇을 알고 있을까? 어떤 방식으로 알게 됐을까?" 하는 질문을 안고 그들을 만났다. 나는 그들이 어떻게 성공에 이르렀는지 알아내 비법을 훔쳐 내 것으로 삼고 싶었다. 은밀한 대화를 엿듣고, 과정을 염탐하는 심정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어느새 질문이 바뀌어 있었다.
"이들은 무엇을 선택했고 어떻게 지켜냈는가?"
그들은 인생의 비기를 알아낸 자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이 되기를 원한 자들이었다. 유일무이한 자기 자신을 찾고, 자기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하고 지켜내기 위해 변화 속에 자신을 던지며 쉬지 않고 도전한 사람들이었다.


"막상 공부해보니 철학은 너무 논리적이었어요. 저는 논리를 잘 못 참는 사람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죠. 저는 논리의 비약과 이야기의 도약을 좋아하거든요. 나는 탈락이다, 싶었죠. 그리고 영상원에 갔어요."
- 작가 정서경


"제가 국내에만 있었다면 이런 기록들을 세우지 못했을 거예요. 해외에서 뛴 경험이 저를 성장시켰고, 지금의 김연경을 만들었죠. 선수로뿐 아니라 인간으로도요. 타지에 나가 혼자 지내면서 생활력과 책임감도 더 많이 강해졌고,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들도 생겼어요."
- 배구선수 김연경


"벗어나고 싶은데, 차마 두려워서 잘 안 될 수도 있어요. 그럴 때 스스로를 압박하면 오히려 사방이 벽으로 막혀요. 그 대신 계속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기 자신에게 천천히 변화할 시간을 주는 거예요. 내가 누구인지만 잊지 않는다면,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 배우 심은경



방식도, 분야도 하나같이 다 다르지만 그들은 모두 자기 자신이 되고자 끊임없이 노력했다. 자신에 대해 잘 알기에 외부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걸었다. 성공한 지금도 여전히 자신이 되어가며 지경을 확장하고 고유한 색깔을 밝히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팬이 되어버렸다.


마지막 인터뷰이는 최은영 작가님이었다. <쇼코의 미소>는 작가님이 내 속에 갔다 오셨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유일한 소설이다. 그 이유를 이번에 알게 됐다.


"저는 많이 참는 버릇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이 정도의 인내심을 작동시키기 위해선 에너지를 정말 많이 써야 하거든요. 결국 그 인내심이 자신 뿐 아니라 관계도 훼손시키고요. 어릴 때부터 누구나 사회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해서 만들어온 행동 패턴이 있는데, 제게는 그것이 갈등을 회피하고 참는 것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쌓아두면 결국 병이 되잖아요. 30대까지 그렇게 살았고, 상담을 장기간 받으면서 그것에 제 패턴이고 제게 해로운 방식이었다는 걸 알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잘 고쳐지지 않더라고요. 지금도 고치려고 노력 중입니다."
- 작가 최은영


작가님의 인터뷰 속에 내가 있었다. 나와 같은 방식으로 살아낸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완전히 극복하지 못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큰 위안을 얻었다. 최은영 작가님의 전작을 모조리 읽어보고 싶은 열망이 불타오른다.


15명에게 건넨 공통 질문이 하나 있다.
"당신은 무엇을 믿나요?'
나도 가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해서 참 반가웠다.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각자가 발견한 믿음은 무엇보다도 그 사람을 명확히 보여주는 거울 같다.


"나만 옳지는 않다.
모든 건 불확실하다.
내가 했던 노력들.
내 마음의 소리.
운. 될 놈은 된다. 그러니까 열심히 하자. 그래서 무엇이든 후회가 없습니다.
타인에게서 내가 견딜 수 없는 부분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나의 것이다. 즉 스스로에게서 싫어하는 모습을 투사해서 본 것이다."


나는 무엇을 믿고 있을까?
이 예쁘고 커다란 질문을 손에 쥐고 다니는 하루는
분명히 더 나다운 멋진 날이 될 것이다.


#도서지원 #이예지 #여자가사랑한여자들 #인터뷰집 #여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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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 - 홍성남 신부님의 인생 구원 상담소
홍성남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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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중독과 무기력증, 내면의 비판자에게 휘둘리며
자신을 혐오하고 학대해온 저자 홍성남 신부님.
이 책은 심리 상담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기까지의 여정을 기록한 솔직 통쾌한 영혼의 회복기였다.


누구보다도 자신을 미워하며, 스스로 가스라이팅 해온 날 선 고백을 읽으며 저자를 신부님이라기보다는 선배님으로 부르고 싶었다. '자기혐오러 선배님!' 나 역시 어린 시절을 비슷한 심정으로 살아왔기에 책의 많은 문장이 내면을 비추는 투명한 거울이 되어 주었다.


"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딱딱한 규범을 만들어놓고, 그 규정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욕구를 드러내면 "나쁜 놈!" "바보!' "이기주의자!" "겁쟁이!" 하고 고함을 지른다.
나의 부족한 점만 끄집어내고, 완벽함이라는 기준을 내세워 작은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실패는 선명하게 기억하게 하면서 성취나 장점은 무시하게 만든다."
- 51, 52면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게 한 대목이었다. 내가 이룬 성취는 깨끗하게 무시하고 부족한 점만 끄집어 기억하는 데 선수였던 나. 선배님도 그러셨군요...ㅠㅠ
그런 나에게 선배님은 말씀하신다.


"자기 자신을 훈련하는 것과 학대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페이스를 조절하며 나아가는 삶은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키지만,
스스로를 몰아세우고 학대하는 삶의 끝에는
자기 파괴적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 85면


채찍질은 간혹 도움이 되지만, 보통은 자존감을 갉아먹고 점점 더 자신을 나약하게 만든다. 그것은 훈련이 아니라 자기 학대라는 지적을 여러 번 곱씹었다. 쉼과 여유를 더 많이 허용하며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이 나 같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일임을 깊이 깨달았다.


"열등감 때문에 스스로 꼬리를 내리고
한없이 낮아지는 사람하고는 교감은커녕 대화를
나누기조차 힘들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태도를
'거짓 겸손'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사람은
삶의 모순과 인간의 복잡성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상대가 화라도 내면 어쩔 줄 몰라 하며 얼어 붙는다."
- 86면


삶의 모순과 인간의 복잡성을 아예 알지 못했던 나를 그대로 꿰뚫은 문장이었다. 아이들을 키우며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다. 삶은 말이 안 되는 모순투성이며, 인간은 속속들이 파악하기 어려운 입체적이고 가변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말이다.


단 하나의 정답이 있는 줄 알았다. 세상의 지혜나 성공자들의 지식에 쉽게 이끌렸다. 중심은 세우지 못한 채로 온갖 소리를 듣기만 하니 혼란스러웠다. 갈등 앞에서는 쉽게 얼어붙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제 자신 안에 보물을 발견했다. 마음을 지키는 작고 단단한 습관을 다졌다. 그리고 병든 믿음에서 자유로워져 자신을 믿는 사람이 되었다. 어두웠던 그 모든 과정을 통과하고 결국은 "끝까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현재를 사는 자유의 여정은 내 길이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으로 다가왔다.


《끝까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읽으며 생각했다. 자신을 몰아붙이고 벼랑 끝으로 떠밀던 목소리는 자기학대가 아니라 더 잘 살고 싶은 서툰 자기 사랑의 목소리가 아니었을까. 비난과 혐오의 가면을 걷어내자 사랑받고 인정받기를 원하는 말간 속사람의 얼굴이 드러난 건 아니었을까.


심리 상담을 통해 진짜 자신을 바라보는 훈련을 거치자 자신의 존재와 문제를 직시했을 것이다. 그리고 진정으로 자기가 누구인지 알아냈을 것이다. 그 숱한 몸부림이 지금의 신부님을 온전히 마주하게 했다. 이 노래처럼 말이다.


"얼마나 우린 몸부림쳐 왔을까
나로서 빛날 때까지
거울 속의 나와 내가
뜨겁게 악수하길"
- 신승훈, 별의 순간


서툴게나마 나를 살리고 싶었던 내면의 목소리를 끌어안기 위해, 나 또한 내 안의 폭군과 대면해야 한다는 걸 안다. 이 책은 그 전투가 결국은 사랑으로 나를 둘러싸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자기혐오러 후배'로서 나 역시 선배님이 걸어간 길을 따라가고 싶다. 삶의 모순을 받아들이며, 자기 자신과 뜨겁게 악수하기까지 용기를 내고 싶다. 홍성남 신부님처럼 자신 안의 보물을 꼭 찾아내 끝까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


그 꿈이 지금, 내 안에서 별빛을 내기 시작했다.



#도서지원 #끝까지나를사랑하는마음 #홍성남신부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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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생각 사용법 -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께
카일 아이들먼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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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니"
- 고린도후서 10:5


《그리스도인의 생각 사용법》은 그리스도인을 세속적인 패턴에 갇히게 만드는 파괴적인 생각 다섯 가지를 면밀하게 살핀다. 불안, 주의 산만, 분노, 잘못된 쾌락, 절망이라는 '견고한 진'이 더 이상 삶을 무너뜨리지 못하도록 '생각의 힘'을 강조한다.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복음의 틀' 안에서 하나님이 설계하신 대로 생각을 재건축하는 여정을 펼쳐냈다.


삶을 지배하는 부정적 사고방식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생각이라는 보이지 않는 틀이 삶을 빚어내고 있다. "우리가 자주 보고 듣는 것들이 우리의 생각을 결정한다. 우리의 생각은 우리의 믿음을 결정한다. 우리의 믿음은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 우리의 행동은 우리의 삶을 형성한다." -70면
근본적인 변화는 행동 교정이 아니라 성경과 과학, 의지적 노력을 결합해 생각과 믿음의 틀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한다. 생각 관리가 신앙과 일상의 핵심이었다.


​​하나님이 설계하신 뇌의 기능을 십분 활용하여 생각의 재료를 파악하고 분별하는 방식에 큰 도움을 받았다. 그중 '아침을 주도해, 하루의 방향을 정한다'는 조언은 아침 시간을 흐지부지 보내고 있던 내게 전환점이 되었다.


"우리는 항상 기뻐하기를 원한다.
그러지 않으면 하나님의 뜻을 놓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기뻐할 수 있을까?

아침을 주도함으로 시작할 수 있다."
-315면



아침을 얻는 자가 하루를 얻는다. 하루를 시작하는 방식은 그날의 생각 기반이 된다. 아침에 성경 읽기와 기도를 우선순위에 둔다면, 우리는 뇌에 하나님 중심의 생각들을 채우는 것이다. 그러면 하루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여전히 삶은 힘들고 어려울 것이다.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 중심의 생각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쉬워질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자비와 긍휼을 떠올리며 시작한 뇌는 세상의 패턴에 휩쓸리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종일 정신이 흐트러진 채로 혹은
"스트레스 반응을 촉발시켜 종일 과민한" 채로 살고 싶다면
가장 좋은 아침 루틴은 눈뜨자마자
휴대폰을 확인하는 것이다."
-318면


아침에 눈을 뜬 뇌는 델타파에서 세타파를 거쳐 알파파로 변화한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일들이 일어난다. 하지만 눈을 뜨자마자 폰을 보면 이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베타 단계, 즉 깨어나 정신이 또렷한 상태가 된다. 소중한 시간들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아침을 시작하고 싶은가?


최신 과학이 밝혀낸 사실을 영적 원리와 연결해서 정확하고 선명하게 "생각의 가치"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영적이면서도 신경과학적인 관점을 동시에 조망하니 창조주 하나님의 크심과 놀라움을 한층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뇌과학과 심리학에 관심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에게 선물 같은 책이 될 것 같다.



《그리스도인의 생각 사용법》은 하나님 중심의 삶으로 나아가는 든든한 동반자이자 하나님과의 동행을 배우는 훈련장이었다. 매일 아침, 하나님의 인자한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내 뇌와 영혼을 그분께 맡기는 여정을 시작한다. 생각을 바로 세우는 일이 곧 신앙의 토대임을 새기며, 오늘 하루의 작은 생각부터 말씀으로 재정립하며 살아가고 싶다.


삶을 삼키려 드는 세상의 웅덩이를 훌쩍 뛰어넘도록 진리로 길을 비춰 주는 책.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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