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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씽킹 -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사고 대전환 프로젝트
솔 펄머터 외 지음, 노승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평점 :
현대 사회는 정보의 홍수와 끝없는 불확실성이 지배한다. AI, 기후 위기, 가짜 뉴스, 정치 양극화 등 복잡한 난제 앞에서 인류는 변화의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이 책은 그 속에서 효과적인 판단을 위한 '문제 해결형 실전 사고법'을 제안한다. 원서 제목인 "세 번째 밀레니엄 사고", 즉 넥스트 씽킹이다. 노벨상물리학상 수상자 솔 펄머터와 같은 대학의 동료인 저명한 철학 교수와 심리학 교수가 10년간 공동으로 진행한 '인류 사고 대전환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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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상적이었던 개념을 정리했다.
1. 확률론적 사고
확률론적 사고란 세상을 '예, 아니오'의 이분법이 아닌 '가능성의 스펙트럼'으로 바라보는 태도다. "이것이 맞다"가 아니라 "이것이 맞을 확률은 70%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절대적 확신은 독이 된다. 데이터와 통계, 검증 가능한 증거를 바탕으로 여러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이 사고방식은, 복잡한 문제 앞에서 유연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정보에 따라 판단을 수정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외부 정보나 내부의 감정 등을 신호와 잡음으로 구분해, 확신도를 정량화하는 습관이 확률론적 사고의 시작이다.
2. 과학적 낙관주의
과학적 낙관주의는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문제를 풀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는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증거에 기반한 낙관이다.
과학자들이 반복 실험과 검증을 통해 점진적으로 진실에 다가가듯, 사회 문제도 무엇이 효과 있고 없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도전하면 결국 해법에 도달할 수 있다는 태도다. 이는 미디어의 공포 마케팅과 사회에 팽배한 염세주의에 대항하는 문화적 해독제다. 작은 진전을 축적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3. 경험의 함정
경험은 귀중한 자산이지만, 동시에 가장 강력한 인지적 함정이기도 하다.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라는 말 뒤에는 확증편향이 숨어 있고, "원래 그래"라는 말은 발전적인 사고를 막는다.
이 책은 경험을 '이미 아는 것'으로 굳히지 말고 '새로운 질문'의 출발점으로 삼으라고 한다. 문제는 경험이 만든 '인지적 관성'이기 때문이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스스로 점검하는 메타인지적 태도를 통해 경험을 지혜로 승화시킬 수 있다. 경험에서 벗어날 줄 아는 의식에서 진짜 경험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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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개념들 덕분에 그간 나의 사고방식이 편협했음을 크게 반성했다. 이분법적인 사고가 틀린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에 깊이 물들어 있어 대부분의 생각들이 결정론적이고 이분법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물고기가 물속에 살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앞으로의 생각 패턴을 '확신'에서 '확률'로 바꿀 것이다. 선택과 판단의 갈림길에서 질문을 바꿀 것이다. 그동안 '내 글은 좋은가, 나쁜가?' 만을 물었다면 이제는 '누군가에게는 40% 정도 공감을, 다른 누군가에게는 50% 정도의 정보를 제공했을 수 있겠다.'로 판단의 스펙트럼을 넓힐 것이다.
'저 사람은 날 싫어하나?'에서 '나를 오해할 확률 40%, 그의 컨디션이 나쁜 확률 40%, 정말 나와 맞지 않을 확률 20% 일지 모른다.' 생각하며 쉽게 사람과 상황을 단정 짓지 않고 여유를 주어 관계가 숨 쉴 수 있게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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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도 하나의 데이터로 삼아 하나라도 더 배웠으니 다음에는 더 나아지리라 믿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실패도 실패가 되지 않고, 불완전한 정보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요령껏 쓰게 됨으로써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둘 다 적절히 활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 물 밖으로 나온 것 같다. 《넥스트 씽킹》은 그 물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확신이 아닌 확률로, 단정이 아닌 가능성으로 세상을 읽는 법을 배웠다. 실패를 데이터로 삼아 포기하지 않는 낙관으로 다음을 준비하고 싶다. 쉽게 단정 짓지 않고, 관계에 여유를 주며, 불확실한 세상에서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용기'를 갖고 싶다.
절대적 확신 대신 확률적 사고로 불확실성을 수용하고, 과학적 낙관주의로 결국은 문제를 해결하며, 경험의 함정에서 벗어나 성찰적 지혜를 쌓고 싶은 모든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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