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special 이강인 who? special
이혜원 지음, 리버앤드스타 스튜디오 그림 / 다산어린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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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special] 시리즈는 출판사 다산어린이에서 출간한 만화 위인전이다. 어린이 위인전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who? 세계 위인전]의 뒤를 잇는 작품으로 어린이들과 동시대를 사는 우리나라의 ‘현대 대표 인물’로 구성되어 있다.

2015년 유재석을 시작으로 류현진, 김연아, 손흥민 같은 운동선수들/ 문재인,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강수진, 조성진, 봉준호 등 예술인/ 도티, 페이커 핫한 인물들까지 만화를 통해 삶의 다양한 방식과 교훈들을 재미있게 전하고 있다.

튼튼하고 묵직한 양장본이라 아이들이 반복해 봐도 책이 훼손되지 않아 좋다. 인물의 직업 관련한 정보와 독수 활동을 수록하고 있어 만화 본다고 혼내지 말고 아이와 함께 자료를 활용하면 독서 다운 독서로 뿌듯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폰보다야 만화를 보는 편이 낫겠다 싶어 다 큰 십 대 아이들을 위해 만화책을 종종 들여다 주곤 해서 [who? special]를 전부터 꾸준히 보고 있다. 관심이 가는 인물이 있으면 나도 읽곤 했는데 책 한 권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한 번에, 그것도 수많은 인물들의 삶을 폭넓게 훑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현생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들이라 그에 대한 독자의 평가는 엇갈리고 계속 바뀔 테지만 정상의 자리에 서기까지 그들이 걸어왔을 역경과 극복의 순간들을 지켜보며 다른 삶을 간접체험하는 시간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든 독자에게 큰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축구에 문외한이라 이강인 선수도 이름만 들어봤지 잘 몰랐는데 젊은 선수가 벌써 책 한 권을 가득 채울 만큼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왔다는 점이 놀라웠다. 슛돌이라는 TV 프로그램을 계기로 세계적인 축구 선수로 성장해 온 과정을 읽으며 한 사람이 성공하는 데에는 절대 당사자 혼자만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다.

아들의 꿈을 위해 온 가족이 이민을 하기까지 가족은 물론 코치 선생님들 역시 아끼지 않고 모든 지원을 쏟는 장면들이 감동적이었다. 나라면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스페인으로 떠날 수 있었을까? 상상만 해도 아찔해지는 일이다.

이강인 선수도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을 축구라는 한 길만 걸으며 세계로 진출할 때마다 수많은 장벽을 만났을 것이다. 그 모든 걸 헤치고 이 자리에 이르렀다는 점에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오직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강점으로 보였다.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물론 만화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이 교훈과 재미를 다 잡을 수 있는 [who? special 이강인] 아이와 함께 읽고 풍성한 대화를 나눠보시길 ^^

*** 출판사 다산어린이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강인 #만화위인전 #다산어린이 #후스페셜 #축구선수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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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엔 마라탕 2 - 소원을 들어주는 마라탕 생일엔 마라탕 2
류미정 지음, 손수정 그림 / 밝은미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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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엔 마라탕 2>
1권 "생일에만 보이는 식당"에 이어 2권 "소원을 들어주는 마라탕"이 출간되어 빠르게 만나보았다. 온 가족이 마라탕을 좋아해 자주 즐기는 편이라 마라탕을 소재로 한 이야기에 단번에 눈이 갔다.

생일을 외롭게 혼자 맞이하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특별한 이 마라탕 가게에는 테이블도 하나밖에 없다. 오직 생일인 단 한 명의 아이에게만 보이는 마라탕 가게다. 주인은 뽀글뽀글 파마머리 할머니, 마마. 마법의 마! 마라탕의 마! (ㅎㅎ)

두 가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못생겨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예솔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생일 선물로 아빠가 준 희귀템 인형을 계기로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고 홧김에 마마의 마라탕 가게에 들어간다. "예솔이는 자신에게 맞춰 주는 마라탕이 마음에 들었다. 친구도 마라탕처럼 예술에게 딱 맞춰 주면 얼마나 좋을까"- 37쪽

마마는 콩쥐가 두꺼비랑 밭을 갈고 심어서 키운 청경채를 순식간에 초록 장미로 변신시켜 매콤한 마라탕을 완성한다.
"소원이 뭐랬지?"
"예뻐지고 싶다고요.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요."
-42쪽

마라탕을 먹고 나오자 예솔이의 심한 곱슬머리가 "호수를 돋보이게 하는 윤슬"이 머리에 앉은 듯 미끄러질 정도로 부드러워졌다. 다음 날은 좁쌀 여드름이 사라지고 "도자기처럼 매끈해진 피부에 우유를 뒤집어쓴 것처럼 하얀 피부가 빛을 내고 있었다."

인기 급상승한 예솔이는 학교 킹짱의 고백도 받는다. 하지만 시샘하는 친구들 탓에 나쁜 소문이 학교에 돌고 예솔이는 위기를 맞는다. 마법이 풀려서 전으로 돌아가면 어쩌나,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가려나 조마조마 해하며 푹 빠져 읽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예솔이가 드라마 오디션을 준비하며 힘차게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장면으로 첫 번째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아이들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밖에 없는 소재와 스토리다. 이야기가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예솔이가 앞으로 어떻게 됐을까 상상하며 나만의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어딘가 미스터리한 마마에겐 비밀이 있다. 2권에서 일부 비밀이 공개되지만 이야기 중간에 등장하는 해리포터 소년과 마마의 뒷이야기를 풀려면 <생일엔 마라탕> 시리즈 출간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야겠다.

두 번째 이야기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원이 이뤄져서 곤란한 상황으로 치닫는 은제의 스토리다. 예솔이와 다른 방향으로 흐르며 깊이 생각할 주제까지 던져주어서 색달랐다.

아이와 같이 읽고 예솔이처럼 예뻐지면 뭘 하고 싶은지, 마마의 마라탕 가게를 만나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은지, 소원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겠다, 등등 평소에는 나누지 않았던 대화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재미난 마라탕 이야기를 자녀와 읽고 풍성한 대화를 나누길 원한다면, 은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생일엔 마라탕 2: 소원을 들어주는 마라탕>을 만나보시길.

*** 출판사 밝은미래에서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생일엔마라탕 #생일엔마라탕2 #소원을들어주는마라탕 #류미정 #밝은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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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사람은 삶의 무게를 분산한다 - 휘청이는 삶을 다잡아 주는 공자와 장자의 지혜
제갈건 지음 / 클랩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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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삶을 다잡아 주는
공자와 장자의 지혜"

<현명한 사람은 삶의 무게를 분산한다>
제목 참 좋다. 나도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떤 일을 만나도 경거망동하지 않고 슬기롭게 대응하는 현명함은 작은 일에도 당황하기 일쑤인 나 같은 사람의 극단에 이른 경지 같아 나는 현명한 사람을 항상 동경했다.

저자는 현명한 사람이란 삶의 무게를 분산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현명함에 관한 새로운 해석이 흥미로웠고, 삶의 무게를 분산한다는 것이 어떤 건지 감이 오지 않아 궁금했다. 제목으로 쓰기에는 약간 어색한 감도 있지만 그래서 한 번 더 읊어보게 되는 제목이었다.


저자 제갈건.
처음 뵀지만 이름을 꽤 알린 분이었다. 1992년생 일진 출신의 작가, 사회복지사, 철학자이다. 서대문구 짱. 싱가포르 조폭. 알코올중독자.
서예문자예술학, 사회복지학 전공.
동양철학, 사회복지학 석사.
현재 가톨릭대학교 중독학 박사 과정.
그야말로 스펙터클하다.

어떤 분인지 너무 궁금해 유튜브를 찾았는데 예상과 완전히 다른 인상이었다. 썸네일 속 작가님은 수염 기른 마이콜(둘리의 등장인물) 이었다. 동양철학을 강의하는 마이콜이라니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한자로만 판서하며 청산유수로 쏟아내는 말씀에 나는 어느새 빠져있었다. "글로는 말을 다 전하지 못하고, 말로는 뜻을 다 전하지 못한다." 유튜브 저자 직강으로 책을 보완해 주신다니 책을 더 풍성하게 읽을 수 있는 기회다.

부제에서 밝히듯 이 책은 공자와 장자의 철학을 그날그날 적용할 삶의 지혜로 소개한다. 매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일주일을 균형있게 경영함으로 삶의 무게를 분산하라는 메시지를 요일별로 대분류한 구성에도 담았다. 책의 가제가 "철학하는 일주일"이었다니 요일에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다.

무기력한 월요일,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늘어지는 화요일, 스트레스를 다스려야 할 때
예민한 수요일, 현명하게 관계 맺기
고대하는 목요일, 배울 줄 아는 사람이 군자
설레는 금요일, 들뜨더라도 덤덤해지기
긍정의 토요일, 나를 이해하기 좋은 날
아쉬운 일요일, 마무리의 미덕

솔직히 요일로 나눈 목차에 큰 의미를 얻지 못했지만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구분해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한 아이디어가 귀여웠다.

나는 "중용"의 개념을 유독 좋아한다. 이 책으로 중용의 뜻을 확실히 배울 수 있어 즐거웠다. 중이란 과불급,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는 상태이다. 용은 그 상태를 늘 유지하는 것이다. 즉 균형을 늘 유지하는 힘이다. 항상 균형과 경계라는 키워드에 마음이 갔던 이유가 중용과 연결되어 있어서였다는 깨우침을 얻어 기뻤다.

"동양철학의 맛은 중용과 변화다. 중용으로 삶의 균형을 맞추고 필요할 때 변화로 일상에 새로운 자극을 불어넣는 것. 공자는 중용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고자 했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늘 넘치거나 모자란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즐거움은 모자란 듯하고 아쉬움은 넘치는 듯하다."
- 6, 21쪽

하나의 주제를 <논어>와 <장자>의 관점을 아울러 살펴보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동양철학의 양대 산맥은 유가와 도가다. 유가의 대표 인물 공자의 <논어>와 도가의 대표 인물 장자의 <장자>를 읽는 시간이 된다. 해이해진 마음에 질서를 부여하는 유가와 삶에서 발생하는 긴장을 해소해 주는 도가의 지혜를 동시에 다룬다. 마치 논어는 모범생, 장자는 자유로운 영혼을 닮은 사상인 것 같아 다른 듯 비슷한 이치의 차이를 비교하는 재미가 컸다.

" '나는 원래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이야'라며 자포자기한 채 고개를 떨군 이에게 공자와 장자는 살며시 다가와 어깨를 토닥인다. 그리고 말한다. 괜찮다고. 잠시 삶의 균형이 깨졌을 뿐이라고. 무궁무진한 변화의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중이라고. 이로써 공자와 장자의 철학은 따스한 격려와 위로가 된다." - 9쪽

"휘청이는 순간이 찾아오면 삶의 균형에 대한 공자의 조언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 너무 들뜨거나 몹시 우울한 시기엔 새로운 변화에 대한 장자의 조언이 삶의 균형을 떠올리게 해 주리라 믿는다." - 10쪽

유튜브 강의에서도 밝혔듯 저자는 독자들이 이 책을 지루하지 않게 부담 없이 읽기를 바랐다. 강의를 보면 동양철학자답게 평소 듣지 못한 한자말을 많이 구사했지만 책에서는 쉬운 일상어로 풀어 준 점이 확연히 보였다. 한 챕터가 3, 4장 정도로 길지 않아 정말 쉽게 논어와 장자의 유구한 정신을 탐독할 수 있다.

논어와 장자 사이에 저자의 경험도 잘 녹여냈다. 그중 저자의 아버지에 관한 일화가 감명 깊었다. 끊이지 않게 사고를 치며 응급실로 경찰서로 불려 다니던 부모님. 20대 중반까지도 그런 생활을 하던 저자를 아버지가 산으로 데리고 올라가 말씀하셨다. "미안하지만, 할 수 있으면 여기서 뛰어내려 죽어 줘라. 무서우면 내가 따라가 줄게." 그 눈에서 진심을 읽었다면서도 그는 계속 술을 끊지 못했다. 이후로도 경찰서에 불려 다니는 아버지는 늘 이상하리만치 태연했다. 저자가 술을 끊고 나서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빠는 어떻게 늘 그렇게 태연할 수 있었어?" 그러자 아버지가 말했다. "호랑이가 개 새끼를 낳았을 리 없기 때문이지."

읽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일말의 희망도 찾을 수 없어 절벽까지 데려갔던 아들을 끝까지 믿었던 아버지라니! 나도 두 아이의 엄마이지만 결코 헤아릴 수 없는 놀라운 사랑이었다. 아버지의 믿음이 오랜 방황과 중독을 이기고 자기만의 길을 힘차게 걷고 있는 지금의 제갈건을 만든 것이 아닐까. 아이를 향한 신뢰가 그 인생을 바꿀 만큼 엄청난 위력을 가졌다는 것을 확인하며 엄마로서 크게 반성했다.

니체, 쇼펜하우어를 위시한 서양 철학이 인기다. 관련 책 한 권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지만 나는 동양 철학에서 더 큰 매력을 느낀다. 서구 철학이 큰 데서 작은 데로 수렴하는 경향성이 있는 반면 동양철학은 작은 데서 큰 데로 확장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큰 숲을 보는 시선이 부족한 만큼 작고 사소한 것에 마음을 뺏길 때가 많다. 그렇게 낮게 타고난 모양이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삶의 무게를 분산한다>가 내 안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졸졸 흘러들었다. 특히 자주 접하지만 확실히 알지 못했던 개념을 학창 시절 사회 시간 이후로 다시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인(仁)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예(禮) '나도 주인공 너도 주인공이다.' 적어도 이 두 가지는 평생 명심하며 살고 싶다.

동양 철학의 재미를 가르쳐 준 제갈건 님의 <현명한 사람은 삶의 무게를 분산한다> 많은 분들이 읽고 동양의 지혜를 아우르며 삶을 더 풍요롭게 넓혀가시길 권한다.


<책 속으로>
69, 70쪽
메아리를 그치기 위해선 소리를 멈춰야 하고 그림자를 바로 보기 위해선 움직임을 멈춰야 하듯이 두루두루 어울리기 위해선 비교를 멈춰야 한다. 빅도 세상의 지식처럼 끝이 없는 것이다. 남과 나를 비교하며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은 자신을 해치고 불행한 처지에 놓여 늘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이 입을 모아 잘못됐다고 하는 게 꼭 틀린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 많은 사람이 좋다고 하는 게 꼭 옳다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옳고 그름보다 중요한 건 세상과 조화를 이루는 일이다. 세상이란 서로 다른 너와 내가 모여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109쪽
다름을 인정하면 그동안 이해되지 않던 많은 것들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깨닫게 된다. 사실 세상엔 별의별 이상한 사람이 많은 게 아니라 별의별 이해받지 못한 사람이 많은 것일 뿐임을.

187쪽
지혜로운 사람은 이 세상에 사람의 힘만으로 알 수 없는 일도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알 수 없는 일에 집착하지 않는다. 철학에서는 이것을 '무지의 지'라고 한다. 무지할 수 있음에 대한 과감한 인정이나 승복이다.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알 수 없는 일들에 시간을 할애한다. 결국 충분히 알 수 있는 것마저 알지 못하게 된다.

262쪽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노자에 따르면 결국 사람이 본받을 대상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조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연이다.
정체성을 알아야 최선을 다해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살다 보면 정체성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


*** 출판사 클랩북스에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현명한 사람은 삶의 무게를 분산한다 #제갈건 #클랩북스 #공자 #장자 #동양철학 #논어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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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슨 새일까?
배명자 지음 / 생각의집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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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는 내 눈에서 꿀이 뚝뚝 흐른다. 나는 새가 좋다. 작고 똥똥한 새가 특히 좋다. 오동통한 자태로 노래하며 명랑하게 날개를 파닥이는 모습이 그렇게 어여쁠 수가 없다.


'아무것도 몰라요'라고 말하는 듯한 천진한 눈빛, 턱에서 가슴, 배로 이어지는 볼록한 선, 포근한 솜뭉치 같은 털, 어느 것 하나 똑같지 않을 것 같은 다채로운 무늬, 하늘을 날 때의 자유로움과 당당함. 이런 새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새소리가 나면 언제나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본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소리 나는 곳을 향해 눈으로 나뭇잎 사이를 헤치다 보면 어른거리는 새를 발견할 수 있다. 작고 빨라서 못 찾을 것 같은데도 조금만 시간을 내어주면 나타나는 새들이 참 고맙다.


새를 좋아만 했지 아는 것은 없어 이름을 부르며 인사하지 못하는 게 늘 아쉬웠다. 그런데 <이건 무슨 새일까?> 책이 내 곁에 있으니 언젠간 "흰턱제비야, 안녕?" 하고 인사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이건 무슨 새일까?>는 집 근처나 공원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새들을 소개한다. 가까운 곳에 사는 새들은 종류가 많지 않아 새 이름을 알아내기가 쉽단다. 약간의 끈기와 행운만 있으면, 이 책에 소개된 새를 만날 수 있다니 정독에 정독을 거듭하고 싶다.

새를 구분하기 쉽게 크기로 목차를 나눈 점이 좋았다. 참새, 찌르레기, 까치, 거위를 기준으로 비슷한 크기의 새들을 모았다. 색깔 띠로 찾기 쉽게 구분하고, 페이지 하단의 색깔 자로 관찰 시기도 알려준다. 야무진 구성에서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독자를 세심하게 배려하고 심혈을 기울인 책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세밀화로 그린 사랑스러운 새들이 끝없이 나타난다. 매 페이지마다 이토록 설레며 책을 본 적은 없었다. 대부분은 처음 보는 새였지만 주위에서 흔히 만나는 참새, 비둘기, 제비, 까마귀가 나올 때는 참 반가웠다. 이 책으로 새가 훨씬 더 친근해졌다. 아이들과 함께 본다면 자연을 더 사랑하게 되는 생태 교육이 절로 될 것 같다.

110쪽가량의 분량으로 우리 가까이에서 사는 이웃 새들을 알 수 있다는 점은 아쉬움을 크게 압도한다. 새를 무서워하는 분들도 이 사랑스러운 책을 본다면 그 공포심이 조금은 줄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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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조르바
김형국 지음 / 학이사(이상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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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마음숲을 거닐다


이 책은 문화예술 이야기다.
예술가 김형국 님이 십여 년 동안 써온 글에 예술을 향한 애정과 깊은 사유가 진하게 녹아있다.

"예술은 미적(美的)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창조 활동이다." -두산백과
미술, 사진, 음악, 문학, 무용, 연극, 영화, 건축, 패션 등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모든 활동을 예술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저자는 평생 예술과 함께 예술을 위한 삶을 살아온 분이다. 오페라, 음악회에 출연하고, 국내외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무대 위에 서는 성악가로 활동했다. 아양아트센터, 수성아트피아,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을 맡으며 예술경영의 세계로 들어섰다.

예술경영은 예술과 관객이 소통하는 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예술단체와 조직 경영에 필요한 자원과 재원을 조달하고 관리한다. 예술가의 파트너이자 봉사자이자 감독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한 예술의 현장 한가운데서 저자가 보고 느낀 것을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흥미롭게 풀어간다.

저자는 아끼던 보물상자를 열어 그 귀한 아름다움을 독자에게 아낌없이 나눠준다. 성악가로서의 음악적 소양뿐 아니라 예술행위·여행·영화·책·건축 등 다방면으로 조예가 깊고 미적인 감수성이 대단한 종합예술인이 오랜 시간 쌓아온 개인적인 예술사를 들려준 것이다.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예술이 다르게 보였다. 왜 예술가들이 예술을 좋아하게 됐는지, 사랑하는지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내가 풍요로워지는 것 같았다.




"모든 예술가는 무릎을 꿇는 순간 그 값어치가 없어진다. 영혼의 세계, 순수의 가치 그리고 절대성에 대한 영역을 다루는데, 예술가가 쉽게 고개를 숙이면 감동을 줄 수 없다는 믿음이 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스스로 존재 의의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우리부터 예술을 진정 사랑하고 존중하며 그 가치에 대한 확신이 먼저여야 한다는 생각을 글 속에 녹여 넣으려 했다." 11쪽

저자의 예술 철학이 인상 깊다. 물질만능주의가 지배하는 시대에 오히려 더 빛나는 예술의 가치를 확신하고 자부심을 갖는 당당함이 정말 멋지다.

헨리 소로우가 2년간 숲에서 자족 생활을 하고, 피아니스트 안드레이 가브릴로프가 스스로 8년간이나 무대를 떠나 인문학 공부를 하고, 쇼팽콩쿠르 우승자 라파우 블레하츠 역시 1년간 연주 생활을 접고 철학박사 공부를 마무리했다는 삶의 방식도 기억에 남는다. 예술가라 하면 어려운 기술을 탁월하게 표현하기 위해 혼자만의 공간에서 지독하게 연습하는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철학과 인문학을 공부하며 자신의 영혼을 더 성숙하게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것도 예술을 향한 본질적인 노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를 더 성숙시켜 줄 숲은 어디에 있는가 묻는 저자의 질문에 나도 어디론가 떠나 그 숲을 찾아가는 상상을 해볼 수 있어 즐거웠다.

"카잔차키스는 스스로 자유롭다고 말했으나 조르바로부터 부정 당한다. "아니요, 당신은 자유롭지 않아요. 당신이 묶인 줄이 다른 사람들의 것보다 조금 더 길뿐이요. 그것뿐이요."
카잔차키스는 말한다. "예술이란 사실은 마법의 주문이다. 우리 내장에는 어두운 살상의 힘이, 죽이고 파괴하고 증오하고 능멸하려는 걷잡을 수 없는 충동이 도사리고 있다. 그때 예술이 부드럽게 피리를 불며 나타나 우리를 이끌고 간다." 70쪽
"춤추는 조르바" 표제작에서 저자의 예술관이 잘 드러난다. 예술은 자유롭지 못한 영혼의 상태를 알려주고, 마법의 멜로디로 우리 안의 어두움을 걷어낸다는 메시지를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카잔차키스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예술은 대화이고 소통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음악, 건축, 책, 영화를 즐기며 그 안에서 자신과 깊이 대화하는 태도가, 예술경영인으로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예술가와 관객을 연결하는 활동이 모두 대화였다.

예술을 매개로 한 상호 소통 속에서 인간은 서로의 감정과 의도와 이념과 역사를 더 넓고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예술을 향한 관심과 지지가 피어나고 그 애정은 세상의 예술이 지속되는 힘의 근원이 된다.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듯이 사람의 아름다움을 옮긴 예술도 사회적 활동이지 않을까. 이런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어렵게 여기지 않고 편하게 상호 소통하며 대상으로 인식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예술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데 예술을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먼저 경험하는 것이 참 좋은 시작일 수 있겠구나 깨닫는다. 위대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두런두런 재미나게 듣고, 그 애정을 엿보는 사이 예술을 더 음미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기쁘다.

문화와 예술의 아름다움이 궁금한 분이라면, 그 세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편안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문학 작가들과 그 작품에 대한 단상들도 풍성히 나누고 있어 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선물 같은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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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세묜 비치코프는 거장이었다. 교향곡 7번의 각 악장이 끝날 때마다 동작을 바로 풀지 않고 음악의 여운을 꽤 긴 시간 동안 품고 있다가 다음 악장으로 넘어가며 굉장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단원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현할 줄 아는 지휘자가 만들어 내는 음악을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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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가 없으면 건축도 없다." 건축가는 시대의 생각을 남기는 사람이며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지고 만다. 전해지는 것은 사유뿐"이라는 르 코르뷔지. 스스로 '작은 궁전'으로 불렀던, 프랑스 지중해가 보이는 곳의 4평짜리 오두막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냈던 그의 삶은 행복을 위해 더 큰 것을 찾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는 언제나 작은 크로키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보고 느낀 것을 적고 그렸다. 그리고 사물을 응시하고 관찰했다. 그러면 마침내 발견을 하게 되고 비로소 발명과 창조에 이르게 된다는 그의 말에서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지 큰 가르침을 배운다.

160쪽
되돌아보면 내가 가장 슬펐을 때 가장 너그럽고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었다. 그런 순간에는 이해하지 못할 일이 없고, 수용하지 못할 상황이 없을 것 같았다. 그 슬픔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으로 승화시키고 싶었고, 또 그러할 수 있다고 자신했건만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서서히 치유의 효능이 엷어지게 되고, 애써 외면하며 잊은 듯 지내게 된다.
나는 다시 돌아보고자 한다. 다시 슬픔의 세계로 빠져 버리려 한다. 조금 더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면 기꺼이 슬퍼지고 싶다.

209
소설가 김연수의 작품에는 빛과 어둠처럼 대비를 통하여 하고자 하는 말에 악센트를 주고 있음을 자주 볼 수 있다. "성공을 논하려면 줄기차게 실패에 대해서 떠들어야만 한다. 마찬가지로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못 쓰고 못 쓰고 또 못 쓰기를 간절하게 원해야만 할 것이다." "좌절과 절망은 사람을 어떤 행동으로 이끌어 낸다." 그러면서 모든 위대한 예술은 거기 한때 큰 좌절과 절망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한다.




*** 출판사 학이사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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