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레빌라 연애소동]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고구레빌라 연애소동
미우라 시온 지음, 김주영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왜 하필 대화 코스를 골랐어요?"
고구레는 대답이 궁해 머뭇거렸다.
"하고 싶으면 그냥 하고 싶다고 하지." 여대생이 말했다.
"그래도 되나?"
"뭐 어때요."
"하고 싶어."
고구레는 속 안에 감춰뒀던 말을 꺼냈다.
"난 섹스가 하고 싶어. 거절당하고 싶지 않아. 누군가가 날 원했으면 좋겠어."
"다들 그렇게 생각해요."
여대생이 말했다. 고구레가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보자 여대생은 허겁지겁......

- 본문 중에서.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_まほろ駅前多田便利軒>으로 2006년에 '나오키상_直木賞'을 수상한 '미우라 시온'의 멜로(혹은 에로?) 해프닝 모음집 <고구레빌라 연애소동>!

복잡할 것만 같은 도쿄 중심가의 세타가야다이타_世田谷代田 역 근처에는 오래된 목조 아파트가 있는 조용한 주택가가 있는데 그 한 켠에 있는 2층짜리 낡고 허름한 목조건물 '고구레 빌라(목모장_木暮莊)'가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장소로, 아내와 오붓하게 살고 있던 '고구레'의 집에 어느날 어린 손자와 함께 딸 부부가 전근을 이유로 들어와 살게되자 집이 좁다는 것을 핑계삼아 부모님이 물려주신 땅에 지은 고구레빌라로 고구레 혼자 입주하면서 세입자와 그들을 둘러싼 주변인물들의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한바탕 소동극이 벌어지는데...

최후의 섹스를 갈구하며 숨져간 친구의 영향을 받아 느닷없이 끓어오르는 성욕을 참지못하고 만만한 섹스 상대를 찾아 눈에 불을 켜고 새로운 만남을 찾아나서는 집주인 고구레를 비롯해, 갑자기 등장한 옛 남자 친구로 인해 두 명의 남자와 한 방에서 동거를 하게되는 남자복(?)이 터진 꽃집 아가씨 마유, 우연히 발견한 구멍을 통해 호기심으로 시작한 훔쳐보기가 어느덧 일상이 되어 회사일도 자격증시험 공부도 내팽개쳐가며 관음증에 몰두하게 된 직장인 간자키, 임신을 할 수 없는 체질을 활용(?)해서 남성편력에 빠져 무분별한 성생활을 즐기다가 날벼락같은 상황을 맞이하게된 여대생 미쓰코 등 세 명의 세입자들과(아, 또 다른 '식구'도 있다!) 고구레빌라 입주민은 아니지만 같은 지역주민으로써, 지하철 플랫폼에서 우연히 만난 야쿠자 두목한테서 묘한 동질감을 느껴 급기야는 위험한 사랑에 빠지게된 애견미용사 미네, 차분하고 과묵한 성격의 남편이 외도를 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점포 손님들을 의심하다 급기야 남편의 뒤를 미행하기에 이른 꽃집 여주인 사에키, 그리고 옛 사랑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연인의 주위를 맴도는 사진작가 나미키 등등 천차만별/각양각색의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면서 어찌보면 발칙하고/ 흉측하고/ 망측하기까지한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빛깔로 빛나는 무지갯빛 사랑 이야기가 결코 폄범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소소하고 담담한 재미를 주며, 그리고 슬그머니 지나가는 자그마한 감동을 곁들여가며 잔잔하게 펼쳐지고 있다.

결코 일상이라 할 수 만은 없는 비일상적인 연애소동이 벌어지지만 그 밑바닥에서는 삶에 대한, 그리고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살며시 피어나고 있기에 고구레 빌라는 오늘도 평화롭기만 하다~





덧, 일본사람은 '전철를' 탄다?
책을 읽다보면 오자_誤字가 나오는 경우가 꽤 많고 대부분은 표시만 한 채 그냥 넘어가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해서 한마디 안 할 수가 없으니 <기둥에 난 돌기>편에는 '전철를'이란 틀린 표기가 무려 일곱 차례나 나온다.('전찰가'란 표기도 두 차례...)
오자가 한두개면 교정보다가 '실수로' 놓쳤다고 볼 수 있지만 똑같은 실수가 일곱 차례나 반복되고 보면 교정을 한번도 안 봤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책이 잘 팔려 2쇄를 찍게 된다면 꼭 수정해주길 바란다.


덧덧,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