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 전시회 상상 동시집 26
강벼리 지음, 정마리 그림 / 상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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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 전시회

가까이 오지마

요게,

요괴라고 부르지 마

내가 누군지 아직 몰라

내 정체를 드러낼 때가 아냐

그저 조용히 지내고 싶어

내가 달라졌다는 것

아는 척만 하지 말아 줘

수백 년 동안

너무 오래 잠들었던

나를 살포시 알아 가는 중이야

이렇게 남아도는 힘을

어디에 쓸지 모르겠어

그렇다고

도와주려고 하지는 마

의지하고 싶지 않아

다시 약해지는 건 싫으니까

자꾸

너한테 맛있는 냄새가 나

 

 

시인 강벼리님께서 추운 겨울 우연히 '요괴 전시회'를 보러 가셨다고 해요.

이상하고 요상하고 괴상하게 생긴 요괴들이 마치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시인에게 말하길래

발걸음을 멈추고 요괴의 말에 귀를 기울여 우리에게 요괴의 말을 들려주는 <요괴 전시회>

 

좀 비밀이 많은 아이

우리 교실에 전학생이 왔다

비밀이 많아 보였다

친구들이 말 걸어도

고개만 숙였다

달빛에 빠진 것처럼 얼굴이

창백했다

푸른 손가락도 자꾸 감추었다

난 첫눈에 알았다

우리가

비슷한

곳에서 왔다는 걸

난 오늘도

연두색 생쥐를 잡아

눈알을 파먹었다

꼬리는 슬쩍

그 애한테 주었다

 

 

 

달빛에 빠진 것처럼 얼굴이 창백했다

(창백한 얼굴이 달빛에 빠진 것 같다는 의미

낯설고 기이한 공간이 서서히 열리는 느낌)

난 오늘도 연두색 생쥐를 잡아 눈알을 파먹었다

꼬리는 슬쩍 그 애한테 주었다.

(수필집 '밤의 언어'는 내념 언어, 달빛이 비치는 공간의 언어로 기이하고 낯선 공간 학교에서 아이들이 지켜야 하는

규칙과 규율 등을 나타낸다고 해요)

 


 

아동 문학 평론가 이재복 님의 평을 읽으며

시인의 시가 어떤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오려고 하는지를 좀 더 알게 되었는데

강벼리 시인님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비인간계의 존재들을 연결시켜 주는 수단으로 이야기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야기가 담긴 동시.

보이는 사물 존재와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판타지 세상 속 존재들과의 소통.

<요괴 전시회>를 읽으면서 아이와의 대화는 즐거운 상상의 세계를 만날 수 있었고,

기발한 표현의 세상을 맛볼 수 있었다.

동시가 주는 매력

상상력을 끌어와 곱씹게 되는 숨겨진 의미와 동시만이 가지는

표현의 기법이 너무 좋았던 동시였다.

 


본 서평은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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