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등이 피었습니다 - 제45회 샘터 동화상 수상작품집 샘터어린이문고 74
강난희.제스 혜영.오서하 지음, 전미영 그림 / 샘터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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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가 우리에게 주는 것은 아마도 따뜻함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한다.

아이들 어릴 적엔 그림책을 함께 읽어 주면서 그림의 심미감이나 글의 서정적 느낌을 함께 했다면

아이가 커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읽게 되는 동화는

왠지 따뜻함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지식 정보책과 달리 동화는 친구를 배려하고, 약자를 배려하고, 생명이 있는 많은 것들에 생명을 부여해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나 외의 모든 것을 대할 때 좀 더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기를 바라면서 읽히는데.... 오늘 집어 든 수상작품은 나의 바람에 딱 맞아떨어졌다.


이 책<특등이 피었습니다>는 짧은 동화 세 편을 엮어 둔 단편동화집으로 우리가 익히 들었던 출판사 '샘터'에서 동화상을 수상한 작품들을 실어 두었다.


먼저 책의 제목을 장식한 <특등이 피었습니다>는 장애를 가진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였다.

등이 볼록하게 튀어 올라 간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 곁에서 묵묵히 사랑을 느끼며 아픔을 함께 한 손자의 모습이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손주가 업히면 불편할 까봐 자전거를 태우고 다니셨던 할아버지.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리고 툭등으로 불렸던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는 손자가 세상을 살아갈 때 어떤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툭툭 떨어지는 감나무의 감꽃으로 허리띠를 만들어 선물한다.


"울어도 되는 거였어. 슬프면 슬프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할 줄 아는 게 진짜 건강한 마음이지. 이제라도 이런 말을 전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구나. 준아, 울고 싶을 땐 울어도 돼. 우리 준이는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같이 마음 나눠 울면 더욱 좋겠구나."라는 말을 들려주는데, 마음 한구석에서 내 마음도 툭하고 떨어지며 눈물이 맺혔다.


그가 살아 낸 시간들.

그의 마음이 오로시 손자의 마음에도 그리고 내 마음에도 박혔다.

"울어도 되는 거였어. 슬프면 슬프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누군가와 같이 마음 나눠 울면 더욱 좋겠구나."

크면서 나도 이 말을 듣고 싶었다. 그리고 내 아이에게 이 말을 들려주고 싶었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일. 힘든 일. 억울한 일. 속상한 일..... 많은 일에 부딪힐 때 이 단순하고 단순한 이야기가 힘이 된다는 걸 깨닫는데 참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특등이 피었습니다>는 잔잔하게 이야기한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그래도 된다고 말이다.

내 아이가 준의 마음을 헤아리길 바라며 난 할아버지의 사랑을 본 듯해서 따뜻했다. 그리고 아팠다.

손자에 대한 할아버지의 사랑이 따뜻했고, 그가 살아낸 시간이 아팠다.

짧은 단편이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지는 <특등이 피었습니다>

감이 익어가는 계절. 아이와 함께 읽으면 더없이 좋을 동화인듯하다.

<특등이 피었습니다>에는 그 외 북한 소년과 남한 소녀의 이야기 <리광명을 만나다>와 AI 시대에 걸맞은 이야기 <연두색 마음>이 있다.

북한 소년 리광명. 순진무구한 소년은 어떻게 그림을 바라볼까?

순수했던 그 시간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동화 <리광명을 만나다>는 어린 소녀의 눈에 비친 순수한 소년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울러 <연두색 마음>은 노령화가 빠르게 확산된 지금의 시대에 공감할 수 있는 대상을 현대의 과학(AI 로봇)에 맞춘 이야기로 로봇과 인간이 감정을 교류할 수 있을까? 만약 교류한다면 어떤 시간이 우리에게 올 것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동화였다.


본 서평은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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