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씨의 동물 직업 상담소 창비아동문고 329
안미란 지음, 유시연 그림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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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을 내다 보다 하늘을 나는 비둘기를 보았다. 저 비둘기 앉는 집엔 배설물로 골머리를 썩이겠지라는 생각도 잠시 그 비둘기는 우리 집으로 날아들었다. 앉을 곳이 없는 우리 집 난간에 잠시 머물다 나와 눈을 맞춘 후 푸드득 날아갔다.

고층 아파트로 날아드는 비둘기로 인해 사람들은 고통을 호소한다. 그런데 정작 갈 곳은 잃은 비둘기는 어디에 호소를 할까?

<그냥 씨의 동물 직업 상담소>를 읽으며 반성을 하게 됐다.

인간 사회에 가까이 살고 있는 고양이 그냥 씨는 우리 인간의 생각을 꿰뚫고 있었다.

그냥 씨는 인간 사회에 적응해 살아가고픈 동물들에게 직업을 소개하는 직업 상담소를 운영함과 동시에 카페에서 사람들에게 애교도 부리는 귀여운 고양이다.

그냥 씨를 찾아온 쿠마짱과 폴라스키 (곰), 비닭이와 비닭이 아내 (비둘기), 황조롱이 부부 그리고 너구리에게 인간 사회에 적응하는 법을 알려준다.

인간은 어떤 동물들을 좋아할까?

그냥 씨는 "당신들은 이쁘고 순종적이고 애교 많고 불쌍한 고양이만 원하는 거죠?"

그렇다 순종적이면서 이쁘고 애교가 많은 동물. 인간은 자신들이 정한 잣대로 동물들을 나눈다.

무분별하게 개발하면서 사라진 숲. 그 속에 살던 동물들. 그들은 자신들이 삶터를 잃고 인간 사회로 내려오지만 인간은 오히려 그런 동물을 유해한 동물로 취급한다.

도시로 내려온 너구리는 말한다.

"숲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었지만 그러기 쉽지 않았어요. 아시다시피 숲은 얼마 남아 있지도 않으니까요?"

그냥 씨는 생각한다.

인간은 너구리가 도시에 나타나는 걸 꺼리지만, 사실 도시 속에 너구리가 살 만한 공간을 만든 것도 인간이다. 숲에서 살지 못하도록 내쫓은 것도 인간이고, 그들은 모르지만 그들의 행동은 너구리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이다.

<그냥 씨의 동물 직업 상담소>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권력자로 군림하는 인간으로서 우리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물에 대해 나 자신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도서였다. 정말 우리가 권력자였을까?

우리 인간으로 하여금 많은 동물들이 희생당하고 있지는 않는지... 아이들과 함께 고양이 그냥 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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