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번의 상상 - 부산 개금동에서 뉴욕 카네기홀까지
김지윤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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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나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친구들과 노는 것, 맛있는 거 먹는 것......

학교를 다니면서는 학교선생님, 공무원....' 그다지 꿈이라곤 없던 나.

지금 생각해 보면 뚜렷한 목적을 가진 꿈이라곤 대학을 다닐 때 전공과 맞물린 회계사가 되는 게 유일했던거 같다. 하지만 회계사 공부를 하면서 내 적성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걸 느끼고 내 적성에 맞는 직업으로 전환했다. 왜 나는 오랜 시간을 살아 오면서 꼭 어떤걸 이루고 싶다는 꿈이 없었을까? 지금도 뚜렷한 목적 의식을 가지고 '내 꿈은....**야'라고 말을 하고픈게 없었다.

'왜 일까?' 

「백만 번의 상상」이란 책을 읽으며 내 꿈을 되짚어 보니, 아마 내 속에도 내가 만들어 놓은 작은 상자가 있어서 그랬던거 같다. 

 


 

 

책 속 저자는 내 속에 숨겨둔 이야기를 아는 듯 글을 적어 두었다.


" 보통 우리는 예측할 수 있는 만큼의 상자 속에 우리의 생각을 넣어두고 그 정도 크기의 생각이 현실적이며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상자 밖으로 조금이라도 상상력을 뻗으려 한다면 누구보다 자신이 먼저 그 생각을 비판하고, 어처구니 없다고 여기며 무참히 짓밟아 버리는 경우가 많다. 생각을 검열하는 다른 누군가가 마음속에 나타나서 생각에 족쇄를 채워버린 것처럼 말이다. "

 p.81


나는 내 스스로가 나의 꿈을 상자에 넣어 두고 '넌 이 상자만큼밖에 꿈 꿀 수 없어!'라고 단정지은 삶을 살아 온 것은 아닐까?

저자는 피아노를 연주하고, 가르치고, 피아노와 음악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일을 사랑한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피아노 즉, 클래식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것이 그녀에게 주어진 유일한 임무라고 믿고 실천하고 있다. 

그녀가 지금의 그녀로 존재하기 위해서 자신과의 싸움이 결코 쉽지 않았으리라. 

그녀는 피아니스트다. 우리가 흔히 피아니스트들의 독주회나 연주회를 가 보면 피아니스트의 프로필이나 약력을 읽어 내려가지 않는가?

"***대학을 나와서 **콩쿠르에서 몇 등을 하고, **에서 공연을 했으며......"라고, 그러나 그녀의 그러한 형식이나 격식이 아니라 진정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으로 교감하기를 바라는 음악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부산예고 시절 전공우수자로 꼽힐만큼 음악적 교감이 좋았다. 

사실 피아노라는 악기는 많은 사람이 다루는 악기다. 몇 십년을 오직 피아노만 치기에 피아노 전공자들은 테크닉이 참 좋은데, 그 속에서 우위를 가리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이 시기 피아노에 몰입 하면서 '정말 미친 듯이 피아노에 내 모든 것을 걸어보겠노라'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리고 치뤄진 시험에서는 '볼 수는 없지만 충분히 느낄 수는 있는 사람들의 에너지와 음악의 힘을 함께 느끼면서 자신만의 세계로 빠지는 경지에 다달은 듯 했다'고 한다.

이러한 경험이 그녀에겐 인생의 꿈을 꾸는 확실한 시간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그녀는 그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를 다스리는 노력을 어렸을 때 부터 해 왔다. 콘서트 피아니스트로 수많은 연주를 하면서, 본인의 노력이 얼마였는지에 상관없이 자신의 마릿속에서 자신을 힘들게 하는 악마와 자신을 무한하게 따뜻함으로 격려하는 천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마음속 전쟁을 다스리기 위해 그녀는 매일 일기를 썼다고 한다. 스스로가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비난하는 말을 쏟아낼땐 그 비난의 말을 찬찬히 분석하고 그 부정적인 생각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뿌리 내리지 않도록 마음을 정화하기 위해 썼던 그녀의 일기는 그녀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친 듯 했다. 

사람들은 자신과의 싸움이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고 하는 데, 그녀는 어린나이임에도 남의 시선을 피할 수 없는 곳. 오로시 혼자만 감당해야 하는 무대의 연주를 통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터득했던 것은 아닐까? 

등수보다 그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자신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유지하는데 집중했다는 그녀.

그녀의 글 중 

p. 78

"상상 속에서 카네기홀 연주를 다녀온 다음 날 아침. 내가 생각해도 좀 무모하긴 했지만, 아침 9시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카네기홀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번호를 누르는 중에도 피식 웃으면서 ' 참 용기 있구나?'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전화 수신호가 한 번 울렸을까, 전화기 너머로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부분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이러한 행동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한다. 하지만 당연히 될 것 같은 일이라면 자연스러 될 일이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섣불리 행동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 순간의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그 전화기를 들고 카네기홀로 전화를 했을지가 느껴져 설레였다. 

p. 79

"마치 어떤 영화를 보다가 어느 순간 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빨려들어 가는 느낌이랄까? 카네기홀에서 연주하는 게 더 이상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과정을 헤쳐나가기만 한다면, 그 길의 끝에서 분명히 마주할 수 있는 현실인 것이다. 그렇게 나는 나의 꿈을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라고 그녀는 회고한다.

정말 꿈이 꿈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행동해야 하고 부딪쳐 봐야 한다는 걸 그녀에게서 들었다. 

그녀는 흔히 클래식 연주회나 독주회에서 행한다고 하는 틀을 조금씩 부숴가며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하는데, 작은 예로 

클래식 피아노 음반을 발매<십 분만 더>하면서 '음반 사용설명서'를 넣어 격식에 구애 받지 않고, 사람들이 클래식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나, <너머. 위에. 저편에> 두 번째 앨범 홍보를 위한 팟캐스트을 하면서 팟캐스트를 만들기도 했다.

 

그녀는 그녀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타인의 잣대로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자존감이 있었고, 자신의 마음속 깊은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는 태도를 가졌으며, '뭐라도 시작해 보자'라는 행동력을 갖추고 있었다. 


내가 연주하는 음악을 자애롭고 인자한 사람이 듣고 있다. 그 사람은 나를 비판하지도, 누구와 비교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나의 음악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p.125


그녀는 어릴 적 습관적으로 피아노 학원으로 가서 피아노를 쳤다고 한다. 그 습관은 지금도 그녀가 어디를 가나 피아노 연습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숙소를 정할 정도로 생활화되어 있다. '내'가 '피아노'이고, '피아노'가 '나'인 세상. 아무리 '피아노'가 '그녀의 세상'이라고 할 지라도 사람이란 완전한 만족을 하기 어렵지 않는가? 하지만 그녀는 그녀의 방식대로 그녀의 세상을 오로시 받아 들이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어렸을 적 자신이 치는 피아노 소리를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할머니의 눈빛. 자신의 음악을 온전히 받아들이던 할머니의 눈빛 . 그 눈빛은 자신에게 자신의 음악이 가장 아름다운 소리였을거라는 믿음을 가지게 했다고 한다. 

무수히 많은 노력을 해도 그 노력의 결과에 만족하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하지만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잣대로 자신을 평가하고 1부터 10까지 차례를 매기면서 많은 꿈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명의 음악인이었던 그녀가 유명한 음악인으로 거듭나게 될 수 있었던 이야기를 그녀는 백만번의 상상속에 고스란히 녹여 우리가 진정 이루고 싶은 꿈,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지나 온 나의 삶을 돌아 봤다. 왜 나에게는 꿈이 없었을까?

아니다. 꿈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순간 순간 좌절이 내가 꿈이 없었다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던 것 같다.

내게도 꿈이 있었다. 깊숙히 묻어 두었던 꿈. "가정 형편으로, 집안 사정으로, 너는 안 돼!"라는 말이 무서워 감히 꺼내지도 못했던 내 꿈. 그 때 나는 나 자신을 바로 바라보고, 내 가슴 속 이야기에 귀 기울일 자신감이 없었던 거였다. 초라해 질까봐 두려웠던 그 시절. 나에게도 그녀처럼 나를 온전히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노력이 있었다면 내 꿈 가까이에 다가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연주한 곡이 수록되어 있어서 음악을 감상하며 그녀의 세상으로 들어 갈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1악장. 삶이 아찔한 번지 점프처럼 느껴진다면

(쇼팽의 왈츠 7번)

2악장. 오직 나만을 위한 꿈을 꾸자.

(브람스의 인터메조)

3악장. 연습하라. 상상이 현실이 될 때까지

(드뷔시의 파고다)

4악장. 인생은 솔로가 아니라 하모니다

(슈베르트이 즉흥곡)

나에게 꿈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책 「백만 번의 상상」이었습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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