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못하면 들으면 된다
나카무라 아츠히코 지음, 양필성 옮김 / 마인드빌딩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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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진실을 추구합니다. 가슴 아픈 사실도 기꺼이 들으려 하고, 서로는 비밀이 없어야 한다 외칩니다. 그럼에도 늘 아쉬운 우리, 혹시나 진실에 다가설 관계나 위치는 아니었나, 오해하고 체념하기도 하지만 부족한 건 자격이 아니라 기술이란 사실을 깨우쳐야 합니다.

<말을 못하면 들으면 된다>는 경력 30년, 희대의 리스너(Listner) 나카무라 아츠히코 님이 전하는 듣기의 노하우입니다. 후배 작가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기술이 우리에게도 공개된 것입니다.

총 4부로 구성된 <말을 못하면 들으면 된다>는 경청을 위한 전략과 전술이 담겼습니다. 극단적으로 낯을 가리는, 어쩌면 단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성격에서 탄생한 경청 능력은 실례를 그대로 담은 현실성, 기초부터 상급까지의 단계적 접근, (이성관계부터 비즈니스까지) 분야를 아우르는 범용성으로 독자에게 다가옵니다. 모두가 말하고 싶은 시대, 듣기에 몰두한 독특한 대화법은 분명 흥미로운 소재입니다.

듣기는 생각보다 많은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좋은 얘기도 있겠지만 (주로는) 나쁜 얘기를 들어야 하고, 움찔대는 입술, 뻣뻣해진 허리, 흐려지는 시야를 견뎌야 하는 고된 작업으로, 경청의 수준에서는 실로 전투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거침없이 찾아온 노동의 개념, 그간 함께 해준 사람들에게 미안해지는 순간입니다.

<말을 못하면 들으면 된다>는 실용서답게 간결한 문체로 요점을 전합니다. 완독에 긴 시간을 요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발췌독 하셔도 좋으니 모든 분들이 꼭 한 번 훑어보시길 바라며 <말을 못하면 들으면 된다>로 경청하는 사람, 경청에 감사하는 사람이 되시길 희망합니다.

제공: 마인드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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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203호 - 2024.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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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매거진을 읽는 이유,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새로운 작가, 그들의 시도를 확인해 보는 것입니다. 미완이 주는 사고와 사유의 여백, 그 공간에 채워지는 여유는 단련된 기술이나 기교에서는 얻을 수 없는 순수의 에너지가 아닐까 합니다.

<창작과 비평 203호 2024 봄>에는 여러 전문가와 작가들의 글이 실렸으나 무엇보다 제22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자, 김서치, 강수빈, 김수려, 이원기 님의 수상작을 가장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강수빈 님의 글은 연인의 죽음 뒤에 살아가는 주인공의 일상을 다루었습니다. 모든 걸 잃은 듯한 체념과 포기가 느껴지면서도, 또 하루를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에는 덤덤한 울림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격려에 그 공이 있겠으나, 주변의 손길에 감사하고 신경 쓸 줄 아는 주인공의 마음이야말로 울림의 근원이며, 잃은 것만큼이나 소중한 것들이 남아 우리를 존재하게 한다는 메시지가 되어줍니다.

수상작을 읽는 기쁨 중 하나는 현대 문학의 위치를 살피는 것에 더해 심사평을 읽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읽지 못한 세계와 내면, 전문가로서의 소양과 지식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은 문학 매거진만의 매력입니다. 그러니 언급했던 소설 부문 수상작 외에도 다른 수상작과 심사평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창작과 비평 203호 2024 봄>에는 문학적인 내용 외에 사회적, 정치적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그것에 동의 또는 반대하기보단 이런 시각, 저런 생각도 있다는 것으로 즐기시며 문학이든, 정치든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독서로 균형 있는 삶을 가꾸시길 바라며 <창작과 비평 203호 2024 봄>이 가진 매력을 전해봅니다.

제공: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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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의 요람
고태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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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라는 제한된 공간, 문명이 스미진 못한 거친 환경에 수긍하고, 순응하며, 때로는 저항하기 위해 인간은 신앙에 기대었고, 신앙은 인간을 보듬었습니다. 그것이 설령 사이비 종교일지라도! 인간은 원시적인 토속 신앙으로 정화될 수 있는가, 더 나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2023년 계간 미스터리 봄호 '신인상' <설곡야담>으로 데뷔한 고태라 작가님은 <마라의 요람>에 섬을 덮어버린 정체불명의 사교 집단, 그를 파헤치려는 민속학 탐정이 장기 적출된 살인 사건을 해결하며, 섬사람들의 욕구와 치부를 밝히는 본격 미스터리를 구축하였습니다.

섬에서 양육된 토속 신앙은 인간 내면에 요동치는 욕구와 비이성을 숨기는 도구로 '집단과 신념'으로 갈라지는 근거 없는 행태를 조명하는 동시에 최후의 범죄자가 다루는 징벌의 대상, 오해의 대상으로 모든 사건의 발단이자, 독자가 <마라의 요람>을 선택하는 최초의 이유입니다.

그 독특한 소재에 이질감이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주인공 특유의 캐릭터는 서사의 강약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얕고 넓은 지식으로 독자를 지원합니다. 최초의 사건에 덧대어진 추가의 사건들과 인물은 미스터리의 향기를 내뿜으며 (주인공의 개성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음침하고 기괴한 감정을 제공하고, 핵심 용의자들에 대항해 무채색으로 그린 듯한 섬마을 사람들의 듬성듬성한 대화는 (사건과는 별개로) 인간 본질에 대한 회의감과 무력감을 일으켜 종결된 사건 뒤로도 꺼림칙한 여운을 남깁니다.

<마라의 요람> 그 백미는 제3의 화자가 작성한 수기(手記)로 별로의 서체와 스토리로 제공되며, 공간과 인간의 폐쇄성에 독자의 상상력을 끌어들여 극적인 효과를 나타냅니다. 사건의 결말과도 관계된 이 설정에는 사교 집단이 숨기고자 하는 비밀 또한 담겼으니 기대하시길.

<마라의 요람>은 그 표지만큼이나 강렬한 소재, 개연성 있는 스토리로 미스터리 애호가들의 마음을 붙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도 관련 시리즈가 예상되기에 그 서막의 선두에 서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으로 <마라의 요람>을 추천하며, 신인 작가들의 다양한 시도들 또한 응원해봅니다.

제공: 아프로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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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전쟁사 - 수천 년 세계사의 흐름이 통째로 이해되는 ㅣ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시리즈
김봉중 지음 / 빅피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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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의미 중 하나는 인간의 이중성입니다. 분노와 광기는 이성과 지성을 씻겨낸 인간 본연의 모습을 노출시킵니다. 상황이 만들어낸 실수라고도 할 수 있겠으나 그것이 우리 내면에 존재한다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역사학자 김봉중 교수님이 저술한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전쟁사>는 인류가 겪은 굵직한 전쟁들을 소개하며 그 까닭은 무엇이고, 그 속에 비친 인간의 본질은 무엇이며, 거기에서 얻을 교훈은 무엇일지 생각하게 합니다.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전쟁사>는 문명이래 벌어진 수많은 전쟁 중 18가지를 선별하여 경제, 내전, 문명, 종교라는 4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하였습니다. 어떤 전쟁도 한 가지 카테고리로 설명될 수는 없겠으나 저자가 고심하여 준비한 구성만큼이나 개별 전쟁에 대한 접근과 이해에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각 장은 전쟁만을 언급하는 게 아니라 전후 사정부터 그 의미까지 두루 기술되어 있습니다. 역사의 변곡점엔 늘 전쟁이 있었기에 전쟁사를 꿰뚫는 것은 인간, 특히 집단의 부정적 행태를 파악하는 데 탁월한 수단입니다. 때문에 인간의 본능이 어떤 이유로 전쟁이 되는지, 개인의 사상이 어떻게 집단 윤리로 성장하는지, 관계에 따라 배신과 복수를 일삼는 야만적 습성은 어디에서 오는지, 그 질문의 답을 찾는 것이 이 책을 즐기는 방법이겠습니다.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전쟁사>는 전쟁 뒤로 가려진 인간의 본질을 밝히려 합니다. 그 답을 찾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겠으나 개별 인간이 아닌 집단이라는 더 큰 규모에서라면 어느 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히 생각해 보며, 함께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전쟁사>를 읽어보기를 권해봅니다.

제공: 빅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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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 - 이주는 빈곤, 기후위기, 고령화사회의 해법인가, 재앙인가
헤인 데 하스 지음, 김희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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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오는 파도처럼 이주는 자연스럽고,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선진국일수록 그 현상은 뚜렷한데 (불행히도) 그들 국가의 이주 정책은 실패를 거듭하고 있으며, 개선 또한 요원하여 이주란, 더 나은 삶의 추구하는 권리에서 분열을 낳는 시대적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시대적 문제가 되어버린 이주에 대한 통찰을 담은 책으로 저자이신 헤인 데 하스 님은 앞으로 생겨날 논쟁과 토론에 이 책이 활용되길 바라며 동아시아, 특히 한국에서는 '당장 읽어야 한다.' 강조하며 그 시작을 알립니다.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크게 3부 22장으로 구성되어 이주에 대한 해묵은 오해를 파헤치는 것으로 전개됩니다. 각 장에서는 수십 년을 연구한 자료와 지식이 첨부되어 이주의 패턴과 추세, 이주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 이주에 대한 왜곡된 주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합니다. 이는 저자의 절박한 심정인 동시에 이 책을 읽는 묘미이기에 그 감정선을 좇다 보면 혹시라도 어려울 수도 있는 부분도 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주의 의미를 바꿀 수 있는 의사 결정권자들에게 이주란, 단지 '선동의 대상'입니다. 이에 학자로서의 사명감으로 찬성과 반대, 그 보편적 틀에서 벗어나 오직 사실로서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저자를 통해 우리는 권력자를 위해 설계된 정치적, 경제적 제안에 현혹되지 않는 객관적 태도와 더 나은 시민의식을 얻게 됩니다.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에서 이주는 복합적인 문제이기에 택일의 결정이 아닌 지속적이고 실용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전합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이주가 민감한 주제인 만큼 의사결정자들이 더 나은 정책으로 국가와 국민, 그리고 세계 시민을 지킬 수 있도록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를 통해 개인의 의식 전환과 준비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면 좋겠습니다.

제공: 세종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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