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의 요람
고태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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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라는 제한된 공간, 문명이 스미진 못한 거친 환경에 수긍하고, 순응하며, 때로는 저항하기 위해 인간은 신앙에 기대었고, 신앙은 인간을 보듬었습니다. 그것이 설령 사이비 종교일지라도! 인간은 원시적인 토속 신앙으로 정화될 수 있는가, 더 나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2023년 계간 미스터리 봄호 '신인상' <설곡야담>으로 데뷔한 고태라 작가님은 <마라의 요람>에 섬을 덮어버린 정체불명의 사교 집단, 그를 파헤치려는 민속학 탐정이 장기 적출된 살인 사건을 해결하며, 섬사람들의 욕구와 치부를 밝히는 본격 미스터리를 구축하였습니다.

섬에서 양육된 토속 신앙은 인간 내면에 요동치는 욕구와 비이성을 숨기는 도구로 '집단과 신념'으로 갈라지는 근거 없는 행태를 조명하는 동시에 최후의 범죄자가 다루는 징벌의 대상, 오해의 대상으로 모든 사건의 발단이자, 독자가 <마라의 요람>을 선택하는 최초의 이유입니다.

그 독특한 소재에 이질감이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주인공 특유의 캐릭터는 서사의 강약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얕고 넓은 지식으로 독자를 지원합니다. 최초의 사건에 덧대어진 추가의 사건들과 인물은 미스터리의 향기를 내뿜으며 (주인공의 개성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음침하고 기괴한 감정을 제공하고, 핵심 용의자들에 대항해 무채색으로 그린 듯한 섬마을 사람들의 듬성듬성한 대화는 (사건과는 별개로) 인간 본질에 대한 회의감과 무력감을 일으켜 종결된 사건 뒤로도 꺼림칙한 여운을 남깁니다.

<마라의 요람> 그 백미는 제3의 화자가 작성한 수기(手記)로 별로의 서체와 스토리로 제공되며, 공간과 인간의 폐쇄성에 독자의 상상력을 끌어들여 극적인 효과를 나타냅니다. 사건의 결말과도 관계된 이 설정에는 사교 집단이 숨기고자 하는 비밀 또한 담겼으니 기대하시길.

<마라의 요람>은 그 표지만큼이나 강렬한 소재, 개연성 있는 스토리로 미스터리 애호가들의 마음을 붙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도 관련 시리즈가 예상되기에 그 서막의 선두에 서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으로 <마라의 요람>을 추천하며, 신인 작가들의 다양한 시도들 또한 응원해봅니다.

제공: 아프로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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