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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열쇠고리의 비밀 햇살고운책
김바르 지음, 박수진 그림 / 도담소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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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바르 동화작가님이 쓰신 [고양이 열쇠고리의 비밀]책은 6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그중에서 3편은 환상동화, 2편은 생활동화, 1편은 생태·환경동화이다. 다양한 장르를 다루고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


작가님은 아이들을 매일 직접 만나서 그런지 아이의 심리를 예리하게 포착하여 흥미롭고, 감동 있게 표현했다. 6편 작품은 각각 소재, 서사가 다르지만 공통 주제는함께이다. 고민을 함께 나누며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하는 주인공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초등학교 3학년 이상 아이와 어른들이 함께 읽길 추천한다.

표제작인 <고양이 열쇠고리의 비밀>에서 방학동안 학교 돌봄교실에 가는게 싫은 주인공 윤재가 학교 운동장 나무 의자에서 하얀 고양이 열쇠고리를 우연히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열쇠고리에 있는 고양이는 주인공을 마음대로 놀 수 있는제멋대로 학교인 환상 세계를 안내한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어떤 경험을 하고 깨달을까? 생각하며 호기심을 갖고 읽었다.

 

<사라진 내 동생>에서 주인공 물건을 함부로 다루고 말썽을 피우는 동생을 둔 아이 심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마법도구인 지우개를 손에 넣게 된 주인공은 어떤 행동을 하고, 그 결과로 어떤 사건이 일어날까? 사라진 동생은 과연 영영 만나지 못하는 걸까?

<분식카페에 핀 꽃> 은 학교 모둠발표가 있는 날 준비물을 챙겨오지 않은 친구로 인한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대체로 아이들은 방과후 분식점에 많이 가는데, 이 작품에서 분식카페 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어떻게 주인공이 갈등관계에 놓여있는 친구를 화해하고 우정을 회복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섬 아이의 초대>는 바다에 빠졌던 경험으로 트라우마가 있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도서관에서섬 아이라는 책을 발견하고 책속에 아이가 입에 대어 불고 있는 고동 그림에 손을 얹었더니 환상세계에 빨려들어간다. 섬 아이를 만나면서 바닷속에 들어가 동물들을 보고 바다를 더 이상 두렵고 트라우마 공간이 아니라 신나는 놀이터로 인식하게 된다. 현실세계로 돌아온 주인공은 친구와 바다에 가서 놀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반딧불이를 도와줘> 에서 반딧불 축제장에 방문한 주인공은 도와달라는 반딧불의 말을 들었다. 주인공은 진정으로 관심을 갖고 반딧불 서식지를 보존하려고 노력한다. 학급에서 시작된 동아리 활동이 전교생으로 확대되고 환경단체까지 도움의 손길을 뻗고 적극적으로 반딧불 서식지를 보존하게 되어 마음이 훈훈했다.

 

<백 점보다 큰 용기>에서 주인공은 단원평가를 치르는 동안 지우개를 떨어뜨려 찾다가 친구의 미니 계산기를 줍게 된다. 이로 인해 친구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하면서 조마조마하는 주인공 심리와 행동을 긴장감 있게 표현했다. 단원평가에서 백 점을 받아도 마음의 짐이 무거운 주인공은 용기를 갖고 진실을 털어놓는다. 친구에게 미니 계산기를 돌려주고 마음 한구석에 놓여 있던 돌멩이가 쑥 빠져나왔다고 표현한 문장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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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줘! 예비 천사 한수이 고래책빵 고학년 문고 20
박선영 지음, 채인화 그림 / 고래책빵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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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재미있는 판타지 동화가 출간했다. 책 제목에서 <예비 천사>라는 단어를 보며 어떤 천사일까? 잠시 상상했다.

 

[도와줘! 예비 천사 한수이] 작품의 판타지 세계관을 보면 박선영 작가님의 무한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렇기에 독자로서 읽은 재미가 쏠쏠했다. 게다가 가슴을 살랑거리게 하는 감동까지 있었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많이 알고 있는 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초등 3학년 이상 아이들과 어른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작품에서 <서천꽃밭>이라는 판타지 공간이 등장한다. 주인공 한수이는 서천꽃밭의 꽃밭둥이중에 하나인 예비 천사이다. 제주 설화에서 한락궁이의 서천꽃밭이 얼핏 떠올랐다. 서천꽃밭은 땅세상에서 하늘나라로 들어가는 어귀에 있다고 설정했다. 서천 꽃밭을 중심으로 땅세상 쪽에는 꽃감관 한락궁이와 하늘차사가 머무는 소담궁이 있다. 하늘나라 쪽에는 라온궁이 있으며 천사 수련생인 꽃밭둥이들이 묵는 숙소이다. 숙소 이름도 흥미로웠다.

 

꽃밭둥이 라는 호칭도 재미있다. 꽃에게 광천수를 주고 살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서천꽃밭의 꽃은 땅세상 어린이에게 희망을 준다고 하니 우리나라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타인에 대한 눈치를 보아야 하는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기대가 되었다.

 

작품 초반에 한수이 예비 천사 캐릭터를 서천꽃밭에서 호기심이 많고,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땅세상에 있는 세인이를 도와주러 내려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이 되었고, 계속 한수이와 세인이를 응원하게 되었다.

 

땅세상에서 세인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공부도 잘하고, 똑똑한 아이다. 하지만 세인이에게 비교 당하는 준환이가 세인이한테 시기와 질투를 느끼고, 열등감을 세인이게 직접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현하며 세인이를 왕따를 만든다. 한수이는 이런 세인이와 준환이를 진정 따뜻한 가슴으로 이해하고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한수이를 도와주는 도깨비 용달이가 중간중간 등장하며 긴장감 속에서도 깨알 웃음을 제공한다.

 

땅세상에 세인이 주변에 검은 연기가 모여들고, 이를 도와주세요 라는 신호로 표현한 작가의 발상이 참신했다.

 

세인이와 준환이는 우리가 흔히 만나게 되는 아이다. 어떤 기준으로 누구보다 잘한다, 못한다 라고 비교하게 되면 시기와 질투, 미움이 생긴다. 나 자신은 이게 뭐지? 하면서 자존감도 낮아지고, 무기력에 빠질 수도 있다.

세인이와 준환이는 예비 천사인 한수이를 만나면서 점점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인정하고, 사과하는 용기를 갖게 된다.

 

서천꽃밭에 있는 용기꽃과 배려꽃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고 상상해보자. 우리 자신부터 용기와 배려심을 갖게 되면 좋겠다. 그러면 옆에 있는 아이들이 경쟁 대상자로만 보이지 않고, 다정한 친구로 보일 것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배려하는 마음을 표현한다면 사소한 일이라도 고마워”, “미안해말 한마디로 오해와 미움을 사라지고 사랑하는 마음이 싹틀 것이다. 용기꽃이 내 앞에 있다면 상대방에게 말하지 못한 말을 꺼낼 수 있을 것이다. “네 말이 옳아.” “내가 잘못했어.” 라고 말이다.

 

결말에 감동적인 문장이 있어 소개하고, 마치고자 한다.

<106> 하늘차사는 눈과 입에 웃음을 머금고 말했습니다.

꽃은 내가 살린 것이 아니다. 네 눈물이 하늘나라 광천수 역할을 해준 것 같구나.”

제 눈물요?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았을 텐데요. 하늘차사님, 서천꽃밭의 꽃은 천사들과 땅세상 친구들의 마음이 합해져서 살아난 것 같아요.”

그걸 알았다니, 기특하구나! 서천꽃밭은 마음 밭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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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이팝마
김정숙 지음 / 한그루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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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그림동화책인 [할아버지의 이팝마]는 제주도 김정숙 작가님이 쓰고 그린 책이다. 그림도 함께 실어서 누구든지 편안하게 책을 펼치며 이야기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따라서 아직 글자를 모르는 아이한테 양육자가 그림을 짚어가며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이 흥미롭게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단편 3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따라 말할 거야> 작품에서 앵무새를 의인화한 동화이다. 앵무새가 함께 사는 반려인들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현재 함께 사는 반려인 아저씨는 버럭 소리를 내는 욕쟁이 캐릭터다. 전에 살던 할머니를 간병했넌 아줌마가 지금 사는 집에 온 날부터 아저씨는 주인공인 앵무새를 못마땅했다.

앵무새는 아저씨의 자녀인 아들에게 속으로 ""라고 부르며 아이 행동을 유심히 관찰했다. 아저씨가 왜 그렇게 욕쟁이가 되었는지 사연이 등장한다. 너라고 불리는 아이는 놀이터에서 나쁜 말을 하는 친구들의 말을 앵무새에게 말하고, 앵무새는 그대로 따라 말했다. 아줌마는 아이에게 미션을 주고, 아이는 아름다운 말을 하고, 앵무새도 따라했다.

"아람아, 붕어빵 속에 아빠와 엄마의 사랑이 담겨있어. 그런 붕어빵이 우리 몸에 들어왔으니까 우리도 사랑이 담긴 말만 하자."

이러한 아이의 마음이 아저씨 마음을 움직이고, 결국 아저씨는 앵무새가 사랑한다고 표현한다. 사랑해, 소리가 참 좋은 말인만큼 많이 사용해서 사랑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들면 좋겠다.

 

표제작인 <할아버지의 이팝마> 작품은 '이팝마'라는 이름을 가진 말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아이는 제주도에 사는 목장 할아버지댁에 잠시 놀러왔다. 이팝나무 밑에 곧잘 서 있는 말이라서 이팝마라고 이름을 짓었던 할아버지. 이팝마는 뛰어난 경주마로 채찍을 참으며 달리기만 하다가 죽었다. 할아버지는 이팝마로 상장을 많이 받아 미안해했다. 할아버지는 누워 계시고, 주인공은 혼자 아팝마 사진을 보게 된다. 바닥에 누운 주인공에게 이팝마의 눈동자가 내려다보면서 환상적인 세계가 펼쳐졌다.

말을 걸어줘서 고마워. 경주마니까 달리는 게 내 일이었어. 달리는 건 내가 최고였지. 달리는 거 말고 다른 일을 시켰으면 더 힘들었을 거야. 나를 잊지 않고 있다면 해줄 일이 있어.”

주인공 아이가 과연 이팝마를 위해 해줄 일이 무엇일까? 이팝마가 바라던 일은 무엇일까? 책장을 차근차근 한 장씩 넘겨보면 그 비밀을 알 수 있다.

 

<도시 천덕꾸러기> 작품은 도시에 사는 비둘기들의 이야기다. 아기 비둘기를 주인공으로 하여 사람들이 만든 환경에서 어떻게 적응하며 사는지를 보여준다. 도시 어떤 집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한 비둘기 가족은 베란다 난간에서 헤어졌다. 그 이후 아기 비둘기는 홀로 독립하여 하늘을 날고, 다시 이전의 보금자리였던 집으로 돌아오고 희망의 날개로 하늘을 날아오른다. 비둘기가 아주 오래전부터 어떤 역할을 하고, 상징했는지 차근차근 들려준다.

나는 도시 천덕꾸러기가 되기 싫어요. 날아갈 수만 있다면 야생에 적응하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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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 조끼 즐거운 그림책 여행 20
신소담 지음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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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조끼] 그림책은 신소담 작가님이 글도 쓰고 그림도 그렸다. 그래서인지 글과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그림책에서 아이 한 명이 다른 사람에게 관심과 애정을 갖고 선행을 베푼다.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선한 영향을 받아 마음과 행동을 움직인다. 점차 선행을 파급하는 효과를 미친다. 이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선순환 관계를 이루고 있으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


이 그림책은 아직 한글을 모르는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나이 제한 없이 봐도 재미있고 감동을 받을 것이다.


읽고나서 날마다 쓰레기를 깨끗하게 치우는 환경미화원에게
그동안 고마움을 제대로 전했을까 생각해보았다.

서평으로 이 그림책을 소개하기에 한계가 있다. 꼭 직접 그림책을 만나 글과 그림을 천천히 음미하여 읽고 느끼길 권한다.

그림책 앞표지에 주황조끼 그림이 꽉 채워졌다. 환경미화원이 입는 조끼다.
앞표지를 넘기니까 예상대로 새벽에 환경미화원이 종량제 봉투를 치우는 모습이 나온다. 트럭이 출발하는데, 손잡이에 걸려있던 주황 조끼가 떨어졌다.
시간이 흘러 아침이 되고 사람들은 각자 학교와 직장을 향하고 주황조끼에 무관심했다. 하지만 초등학생인 마음이의 선한 마음이 주변 인물에게 점차 확산되며 각자 주황조끼에게 관심과 사랑을 전한다.
다음날 새벽, 주황조끼의 주인 환경미화원이 주황조끼를 보고 이웃이 건네준 사랑의 주황조끼를 입는다. 환경미화원은 이웃들에게 사랑을 표현한다.

나도 이 작품에 나오는 등장인물처럼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훈훈한 인간적인 매력이 뿜어나는 작품을 만드신 신소담 작가님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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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가족 키큰하늘 13
조현미 지음, 김완진 그림 / 잇츠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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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판타지 동화에 관심이 있어서 최근에 출간된 판타지 작품을 읽었다. 조현미 작가님의 [놀라운 가족] 작품은 장편동화이다. 이 작품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소재로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돼지국밥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를 둔 해나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또한 돼지국밥냄새가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실속 집에 늘 불평불만이던 주인공 해나는 온라임 게임속 "어메이징 패밀리"에 빠져있었다. 자신이 원했던 게임속 가족인 판타지 세계에 들어가는 과정이 자세히 묘사되고 있었다.

(24) <화면 속에서 게임속 가족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거야. 얼떨결에 나도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어. 자세히 보려고 모니터쪽으로 가까이 갔어. 모니터에서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는가 싶더니 비명을 지를 겨를도 없이 내 몸이 모니터 속으로 빨려 들어갔어. 마치 누군가가 나를 잡아당기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야. 곧이어 숨 쉬기도 힘든 뜨거운 가운데 나는 정신을 잃고 말았어.>

 

게임속 집은 해나가 현실세계에서 공들여 놓은대로 있었다. 원하는 가족에서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났다. 현실에서 돼지국밥, 돼지고기 삶는 냄새, 아빠 술냄새와 대조적이었다.

 

현실-판타지-현실-판타지세계를 반복하여 드나드는 주인공 해나. 그러나 게임속 세계에 있어도 진짜 가족이 생각나며 마음이 쓰였다.

(88) <내가 계속 걱정하고 마음이 쓰이는 건 떠나온 현실 세계의 가족이었어. 완벽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진짜 우리 가족 말이야. 가족들 생각에 게임 속 가족과 있어도 더는 행복하지 않았어. 인제 그만 돌아가야 할 것 같았어.>

 

점점 게임속 가족이 불편한 주인공 해나!

(90) <내가 만든 가족 캐릭터들이 낯설고, 혼자 바보가 된 기분이었어. 내가 설정하지 않은 일이 자꾸 일어나고, 모르는 일은 더 수두룩했으니까. >

 

(95) <판타지 세계와 현실 세계와의 차이점은 게임속 가족과의 행복했던 일들은 사진첩에 갇힌 추억일 뿐. 실제 가족과의 기억은 가슴속에 생생하게 남아서 살아 움직였다.>

 

(111~112) <게임속 가족에서 현실로 돌아가는 규칙은 공통점으로 돼지국밥 냄새가 났다. 첫번째 현실로 돌아갈 때는 엄마가 저녁 먹으라고 소리 지를 것 같아 현실 세계를 걱정하였다. 두번째 돌아갈 때는 언니가 내 일기를 볼까 봐 안절부절못했다. 게임 속 부모님을 선택하던 날 밤에도 싸우는 현실세계 부모님 걱정에 사로잡혀 있을 때 돼지국밥 냄새가 났었어.>

 

현실세계로 가지 못한 해나는 불안하고, 게임속 가족은 집에 먹을거 없어서 기운 없어 쓰러지고, 겨우 마트에 간 해나는 즉석요리인 돼지국밥과 라면을 구입했다.

라면 먹고 차린 가족, 여기서 우리랑 살자는 동생. 현실세계에 빨리 돌아가고 싶은 해나는 즉석요리 돼지국밥을 가스레인지에 끓이는데. 현실로 가지 못하게 막는 게임속 엄마. 게임을 시작했지만. 현실속 가족 캐릭터는 없었다.

 

(127) <게임속 가족은 내가 게임을 해야만 먹을 게 생기고 집이 관리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게임속 가족을 위해 게임을 계속하면서 진짜 가족을 위해 내가 한 일이 뭐가 있나 돌이켜 봤어. 이렇다 할 게 없더라.>

 

(128~133) 판타지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완전히 돌아오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결국 해나는 게임 계정을 통째로 중고마켓에 무료나눔으로 내놓았다. 인수자가 인수 승인을 누르니까 잠시 후 집모양이 희미해지기 시작. 나중에 투명해졌고 게임 속 가족들과 함께 곧 사라졌어. 텅 빈 화면을 보니 섭섭한 마음과 개운한 마음이 뒤섞였어. 게임속 내 방 그대로였어. 모니터만 뚫어져라 봤어.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까만 화면 속에 하얀 점 같은 게 생기는 거야. 점이 내 쪽으로 쓱쓱 다가오며 커다래졌어. 다가온 하얀 점은 '게임 오버'라는 글씨였어. 글씨가 곧 화면을 가득 메워 화면 전체가 하얗게 바뀌는가 싶더니 온 사방이 빛으로 가득 찼어. 바로 돼지국밥 냄새가 진동했고, 나는 정신이 아득해졌어. (중략)

게임 속 세상으로 갈 때 자정이 넘었던 게 생각났어. 휴대폰을 열어 확인했더니 바로 다음 날이기는 했지만 점심때였어. 그곳에 오래 있어서 이곳 시간도 많이 흘렀나 봐.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어. 돼지국밥 냄새가 거실에 가득했어. 내가 게임 속 가족에게 푹 빠져 있을 동안 이곳 가족은 모두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거야.>

 

결말 엔딩 장면에서 주제가 잘 드러나 있다. 결국 현재 불평불만이 많지만 내 마음을 돌려놓게 만든 이는 현실에서 가족이고,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141~142) <정글짐 위에 올라가 시현이와 나란히 앉아 있자니 게임 속 가족 생각이 났어.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놀라운 가족이었어. 하지만 지금 우리 가족이 더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어. 지지고 볶으며 서로 상처를 내기도 하지만, 결국은 나를 돌아오게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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