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줘! 예비 천사 한수이 고래책빵 고학년 문고 20
박선영 지음, 채인화 그림 / 고래책빵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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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재미있는 판타지 동화가 출간했다. 책 제목에서 <예비 천사>라는 단어를 보며 어떤 천사일까? 잠시 상상했다.

 

[도와줘! 예비 천사 한수이] 작품의 판타지 세계관을 보면 박선영 작가님의 무한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렇기에 독자로서 읽은 재미가 쏠쏠했다. 게다가 가슴을 살랑거리게 하는 감동까지 있었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많이 알고 있는 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초등 3학년 이상 아이들과 어른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작품에서 <서천꽃밭>이라는 판타지 공간이 등장한다. 주인공 한수이는 서천꽃밭의 꽃밭둥이중에 하나인 예비 천사이다. 제주 설화에서 한락궁이의 서천꽃밭이 얼핏 떠올랐다. 서천꽃밭은 땅세상에서 하늘나라로 들어가는 어귀에 있다고 설정했다. 서천 꽃밭을 중심으로 땅세상 쪽에는 꽃감관 한락궁이와 하늘차사가 머무는 소담궁이 있다. 하늘나라 쪽에는 라온궁이 있으며 천사 수련생인 꽃밭둥이들이 묵는 숙소이다. 숙소 이름도 흥미로웠다.

 

꽃밭둥이 라는 호칭도 재미있다. 꽃에게 광천수를 주고 살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서천꽃밭의 꽃은 땅세상 어린이에게 희망을 준다고 하니 우리나라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타인에 대한 눈치를 보아야 하는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기대가 되었다.

 

작품 초반에 한수이 예비 천사 캐릭터를 서천꽃밭에서 호기심이 많고,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땅세상에 있는 세인이를 도와주러 내려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이 되었고, 계속 한수이와 세인이를 응원하게 되었다.

 

땅세상에서 세인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공부도 잘하고, 똑똑한 아이다. 하지만 세인이에게 비교 당하는 준환이가 세인이한테 시기와 질투를 느끼고, 열등감을 세인이게 직접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현하며 세인이를 왕따를 만든다. 한수이는 이런 세인이와 준환이를 진정 따뜻한 가슴으로 이해하고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한수이를 도와주는 도깨비 용달이가 중간중간 등장하며 긴장감 속에서도 깨알 웃음을 제공한다.

 

땅세상에 세인이 주변에 검은 연기가 모여들고, 이를 도와주세요 라는 신호로 표현한 작가의 발상이 참신했다.

 

세인이와 준환이는 우리가 흔히 만나게 되는 아이다. 어떤 기준으로 누구보다 잘한다, 못한다 라고 비교하게 되면 시기와 질투, 미움이 생긴다. 나 자신은 이게 뭐지? 하면서 자존감도 낮아지고, 무기력에 빠질 수도 있다.

세인이와 준환이는 예비 천사인 한수이를 만나면서 점점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인정하고, 사과하는 용기를 갖게 된다.

 

서천꽃밭에 있는 용기꽃과 배려꽃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고 상상해보자. 우리 자신부터 용기와 배려심을 갖게 되면 좋겠다. 그러면 옆에 있는 아이들이 경쟁 대상자로만 보이지 않고, 다정한 친구로 보일 것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배려하는 마음을 표현한다면 사소한 일이라도 고마워”, “미안해말 한마디로 오해와 미움을 사라지고 사랑하는 마음이 싹틀 것이다. 용기꽃이 내 앞에 있다면 상대방에게 말하지 못한 말을 꺼낼 수 있을 것이다. “네 말이 옳아.” “내가 잘못했어.” 라고 말이다.

 

결말에 감동적인 문장이 있어 소개하고, 마치고자 한다.

<106> 하늘차사는 눈과 입에 웃음을 머금고 말했습니다.

꽃은 내가 살린 것이 아니다. 네 눈물이 하늘나라 광천수 역할을 해준 것 같구나.”

제 눈물요?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았을 텐데요. 하늘차사님, 서천꽃밭의 꽃은 천사들과 땅세상 친구들의 마음이 합해져서 살아난 것 같아요.”

그걸 알았다니, 기특하구나! 서천꽃밭은 마음 밭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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