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 엔젤
가와이 간지 지음, 신유희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가와이 간지는 제32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대상 대상 수상작인 『데드맨』으로 화려하게 데뷔한다. 와세다 법학부를 졸업하고 현재는 출판사에 근무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혹시 처음부터 추리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법을 공부한 것일까라는 추측이 들기도 하고, 출판사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정보도 없어 매우 미스터리한 인물처럼 느껴진다. 가와이 간지도 본명이 아닌 필명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가부라기 특수반 시리즈인 데드맨을 시작으로 <드래곤플라이>, <단델 라이언> ,<800년후 만나다>, <잔>, <캄브이라 사안장> 등을 발표했는데 이번에 읽은 <스노우 엔젤>도 시리즈였다. 사신이라도 불리는 남자 '진자이 아키라'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나는 소설을 읽을 때만큼은 책날개를 일부러 보지 않아서 시리즈였다는 정보와 이 책이 <데블 인 헤븐>의 전일담이었다는 것도 완둑 후 알게 되었다. <스노우 엔젤>의 에필로그는 끝나지 않은 이야기로 마무리되어 <데블 인 헤븐>은 나에겐 꼭 읽어야만 하는 소설이 되고 말았다.




"인류는 비로소 영원한 평안을 얻게 되는 것이다 아주먼 옛날 우리의 조상이 어떤 이가 신과의 약속을 깨고 지혜의 열매를 따먹은 일에 시달려온 분노로부터, 원한으로부터, 질투로부터 비로소 완전히 해방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은 영원히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던 진정한 평화를 마침내 얻게 될 것이다... 다만"인류는 비로소 영원한 평안을 얻게 되는 것이다 아주먼 옛날 우리의 조상이 어떤 이가 신과의 약속을 깨고 지혜의 열매를 따먹은 일에 시달려온 분노로부터, 원한으로부터, 질투로부터 비로소 완전히 해방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은 영원히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던 진정한 평화를 마침내 얻게 될 것이다... 다만"



2014년 6월

약물 연구에 평생을 바친 알렉산더 사로노프가 살해된다. 그가 개발했지만 와이프와 편안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만 사용하고자 했다. 그는 이 약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기만 철저히 숨기려 했다. 그러나 검은 슈트를 입었으며 영어가 서툰 사내의 손에 넘어갔다. 이제 '최후의 레시피'의 봉인은 풀렸다.

진자이 아키라는 9년 전 변호사 부부의 추락 사건을 수사하는 중 함정에 빠져 자신을 엄호하다가 파트너가 살해당한 후로 신분을 숨기고 도망 다닌다. 그가 자취를 감춘 지 7년 경과에 그는 실종선고가 내려졌고 현재 사망자로 등록되었다. 살해된 동료는 히와라 쇼코. 사랑하는 여자였다.

이런 그에게 예전 상사였던 계장 기자키 헤이스케가 찾아온다. 마약 단속반 미즈키 쇼코가 찾는 적임자를 진자이로 생각했고, 소개하려던 것이었다. 살해당한 연인의 이름과 똑같은 미즈키 쇼코.. 그녀는 은밀하게 진자이에게 잠입 수사 협조를 요청한다. 스노우 엔젤이 유통되지 않도록 하쿠류를 체포하는 것을 돕는 게 진자이의 임무로 경찰이 할 수 없는 방법으로 접근을 시도하는데..


범법자를 잡기 위해 범법자가 된 진자이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무엇보다 이 나라에서 마약을 하는 사람이 너무나 일반인이라는 점에 크게 놀랐고, 약을 파는 사람은 아무런 죄책감을 가질 수 없는 완벽한 논리에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된다. 푸셔인 이사와 동업을 하면서 하쿠류의 추이를 살피는 진자이의 성격은 어둡고, 소심하고, 그다지 똑똑해 보이지는 않는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푸셔(약팔이)였던 이사 도모히코가 더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미즈키 쇼코와 히와라 쇼코 사이에 무언가 연관점이 있을 것 같았는데 끝까지 없어서 김이 빠진 느낌이 들었다. 깊은 상처로 살아갈 의미가 없었던 진자이에게 빛이 되어 줄 사람이 되었으면 했는데 아쉬웠다.

한 겨울 호수의 얼음 아래는 굉장히 활발한 것처럼 이 책에도 커다란 음모가 추후 밝혀지는데 예상했던 내용이라 짜릿한 성취감을 느꼈다. 추리 소설을 읽을 때면 말 한마디에도 어떤 힌트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허투루 보지 않게 된다. 곳곳에 복선을 기억했다가 퍼즐이 맞춰질 때 기분이 좋아진다.

<스노우 엔젤>의 강한 흡입력에 매료되어 소름 돋는 순간이 많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었다. 다음 이야기인 <데블 인 헤븐>을 어서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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