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의 칼날』의 꺾이지 않는 마음을 만드는 말
후지데라 쿠니미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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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분야: 에세이


이 책에서는 특유의 강인함과 다정함으로 고난을 극복해 나가는 탄지로의 말을 비롯해 각 캐릭터의 말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알아보고, 어떻게 하면 꺾이지 않는 마음을 만들 수 있는지 다섯 가지 주제로 나누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1. 감정을 움직인다

2. 자신을 믿는다

3. 포기하지 않는다

4. 강해진다

5. 동료를 생각한다


각 캐릭터의 대사에 담긴 진정한 의미와 작가인 고토게 코요하루의 의도, 각 귀살대 대원이 맡은 사명 등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삶에 적용해가야 할까요? 


사람은 모두 자신만의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귀멸의 칼날」에서 각 캐릭터의 말을 들어보면 당신의 사명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야 할지 알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말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프롤로그


이 책은 유명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의 명대사와 그 맥락과 의미를 분석한 내용을 수록한 책이다. 한마디로 「귀멸의 칼날」 명대사집이다. 


사실 나는 「귀멸의 칼날」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본 적은 없지만 워낙 유명해서 대략적인 줄거리와 캐릭터 생김새는 알고 있다. (캐릭터 개별 구분은 못하고 그냥 그림체 보고 이게 「귀멸의 칼날」 캐릭터라는 걸 아는 정도다.)그래서 프롤로그에서 명대사집의 저자가 이야기했듯 「귀멸의 칼날」이 인기를 끈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일단 캐릭터 디자인이나 그림체가 훌륭하다는 건 이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나도 알겠다. 그러나 이렇게 오랫동안 인기가 지속되는 건 분명 그림체 뿐만은 아닐테고 서사적인 측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가 궁금해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친구가 「귀멸의 칼날」을 좋아하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다.)

제목에서 이미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만큼 여느 열혈 소년만화와 같이 열정이 넘치고, 고난에 굴복하지 않는 대사와 이야기가 많았다. 


그런데 「귀멸의 칼날」 시청자나 독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이런 열정을 강조하는 내용을 계속 읽다보니 오히려 좀 진이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약간 극 외향인들에게 둘러싸인 내향인의 느낌이랄까...


고난이 닥쳤을 때 대응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바로 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차라리 빨리 해치우는 것이다. 나는 보통 1을 선택하는 편이다. 2번을 선택해도 해결된다는 보장도 없고 그냥 지지부진하게 끝날 가능성이 있으니 현실에서는 할 수 있다면 아예 시작도 안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혈 소년 만화 특성상 당연하겠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고난에 대한 자세는 대부분 2번이고 그런 점이 나의 성향과는 별로 맞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귀멸의 칼날」의 첫 장면이라는 '생사여탈권을 남의 손에 쥐여주지 마!' 부분은 정말 공감이 되지 않았는데, 그럼 힘도 없는데 빌기라도 해야지 처음부터 저항해봤자 말도 못하고 죽기밖에 더하나, 생각했다. 약하면 무조건 굴종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대화가 통하는 상대라면 굳이 대화보다 폭력을 먼저 시도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내가 「귀멸의 칼날」 애호가였다면 이 책을 훨씬 재밌게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표지부터 「귀멸의 칼날」의 트레이드마크인 체크무늬이고, 명대사와 명대사가 등장한 장면이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귀멸의 칼날」을 본 적이 없음에도 해당 애니메이션의 장면을 시청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 대사와 그 맥락에 대해 저자가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분석한 부분이 재밌었다. 


게다가 물성적 측면에서 표지와 내부 디자인, 종이의 질 등 퀄리티가 좋은 편이라 「귀멸의 칼날」 애호가에게는 이 책을 소장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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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동검밖에 팔지 않는 것입니까?
에프(F)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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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리뷰는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분야: 장편소설, 일본문학, 판타지


이 세계는 매우 부조리하다. 

그건 나도 잘 아는 사실이지만, 그것에 굴복해서 동생을 잃는 건 싫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 세계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

프롤로그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RGB 판타지 게임을 모티브로 한 양산형 판타지 소설인가 싶었는데 읽어나갈수록 어느 장르라고 정의할 수 없는 매우 독특한 소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왜 동검밖에 팔지 않는 것입니까?]에는 여느 RGB 판타지 게임과 마찬가지로 몬스터와 인간간의 대립이 존재한다. 마왕-용사의 투쟁과 무관하게 나름대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주인공 '마루'(견습상인)는 동생인 '바츠'가 용사로 선택되자 그동안 불만이었던 '추천 아이템 제도'를 뜯어고치려 한다. 

'추천 아이템 제도'는 이 세계관의 절대 불변의 상업 규제로 이를 어길 시 '상인 길드'에서 강력한 제재가 강해져 그 누구도 거스를 생각을 하지 못하는 아주 굳건한 금기사항인데, 마루가 이를 철폐하려는 이유는 용사인 바츠에게 강한 무기를 준비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천 아이템 제도'로 인해 마루와 바츠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는 동검밖에 구할 수가 없다. '추천 아이템 제도'가 마을마다 판매 가능한 품목을 엄격히 구분해 놓았기 때문이다. 


마왕과 싸우러 간다는 용사 일행에게 허접한 물품을 지급하는 게 부조리하다고 판단한 행동파 (견습)상인 마루는 일하고 있는 가게를 박차고 나와 용사 일행과는 독자적인 여행을 떠난다. 목표는 이 세상의 부조리 그 자체인 '추천 아이템 제도'를 철폐하는 것.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이 이상한 규정을 제정하고 상인들을 관리하는 '길드 마스터'를 만나야 한다. 


이야기의 흐름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여행을 떠난 마루는 다양한 상황과 사람들을 맞닥뜨리며 조금씩 성장한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의 수가 적은 편은 아닌데도 대부분은 재등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주요 등장인물의 수가 적다고 느꼈다. 


주요인물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인 마루와 편지글에 등장하는 마루의 상사이자 정신적인 아버지인 '점주' 그리고 뛰어난 상인을 배출하는 것으로 유명한 마이어 가문의 대표 '산카쿠'.

마루는 빈곤층 가정에서 자랐음에도 오히려 그러한 출신에 대한 반발심 때문인지 가난한 사람들은 게으르고 노력을 하지 않아서 가난한 것이라고 폄하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마루를 점주는 설득하려고 하지만 초반에는 가르침의 성과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여행을 계속할수록 다양한 상황과 사람들을 통해 마루가 세상을 보는 눈도 조금씩 트이기 시작한다. 


인간은 불완전하고, 누구나 마음속에 추한 부분을 가지고 있는 법이다.

그저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내지 않게끔 노력함으로써 겨우 체면을 유지하는 것에 불과하지.

점주


산카쿠는 그런 점주와는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 오로지 능력주의만을 신봉하는 산카쿠는 자신에게 이익만 된다면 약자라도 아낌없이 짓밟을 수 있는 인물이다. 산카쿠에 대한 묘사를 읽으면 이 캐릭터에게도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기는 하지만 선인보다는 악인에 가까운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요약하자면, 견습상인인 마루가 타인에 대한 인정을 가지지 못한 채로 성인이 된다면 이런 모습이겠구나 싶은 인물이 바로 산카쿠다.

과연 마루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스포를 피하기 위해 노코멘트하고 이제부터는 이 이야기의 재밌는 점을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과 명칭은 대부분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서 따온 것이다. 

역사적 사건은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 사태부터,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설탕과 노예 수입, 아편 전쟁에서 차용했고,  등장인물 산카쿠의 가문인 '마이어'는 실존하는 명문가 로스차일드에서 따온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읽을수록 [왜 동검밖에 팔지 않는 것입니까?]는 판타지 소설보다 교양 경제 우화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는 결말을 언급할 수밖에 없는데,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저해하고 싶지 않으므로 최소한으로만 말하겠다. 개인적으로 결말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독자에게 역사적 사건을 통해 경제, 사회, 정치를 이해하는 관점을 제시하고 능력주의(meritocracy)를 맹신하는 현 사회를 비판하고자 했던 것 같다. 


어차피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이고, 특히 판타지 소설에서는 좀 더 과감하게 이상향을 제시했어도 좋았을 텐데 너무 현실적인 모습으로 마무리된 것이 아닌가 싶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야기 속 세계는 책을 덮으면 끝나지만 독자의 세계는 책을 덮는 순간 시작된다는 말처럼, 이야기 속 세계와 동일한 문제로 고민하는 현실에서 독자가 앞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인지 저자가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을 이해하기 쉬운 수준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왜 동검밖에 팔지 않는 것입니까?]를 추천하고 싶다. 

#신간 #소미미디어 #왜동검밖에팔지않는것입니까 #소미미디어 #서평단 #서평 #리뷰 #일본문학 #장편소설 #판타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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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즘 - 섹시, 맵시, 페티시 속에 담긴 인류의 뒷이야기
헤더 라드케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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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분야: 심리학, 사회

부제: 섹시, 맵시, 페티시 속에 담긴 인류의 뒷이야기

처음 이 책을 보자마자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다. 엉덩이라니! 엉덩이 이야기만으로 4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의 책을 만들어내다니! 


사실 나는 엉덩이에 대해 별로 생각할 일이 없다. 내 엉덩이는 안 보이고 다른 사람 엉덩이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엉덩이가 종종 다른 사람에게 평가받는다는 걸 생각하면 묘한 기분이 들기는 한다. 특정한 신체부위 가슴과 마찬가지로, 특히 여성의 경우, 엉덩이는 성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특이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그런데 다들 엉덩이를 가지고 있잖아?! 왜 이렇게 유난인 건데?


이 책은 그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하나의 시도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생물학적, 해부학적 유래에서 역사적, 문화적 유래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어쩌다 엉덩이가 이런 특별취급의 대상이 되었는지를 낱낱이 파헤친다.


그러한 탐구 과정은 너무도 진지해서 어쩐지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건 아마 탐구의 대상이 엉덩이라서 그런 거겠지. 또, 읽다보면 꼭 웃음만 나는 이야기만 담겨 있지는 않다는 걸 이내 깨달을 수 있다. 그렇다. 엉덩이에는 다양한 상징과 은유를 비롯한 복잡한 관계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원제는 BUTTS: A BACKSOTRY 이다. 백스토리, 그러니까 뒷이야기라는 건 말 그대로 엉덩이가 뒤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책이 엉덩이에 얽힌 이면의 사정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의도는 언제나 앞이 아닌 뒤에 숨겨져 있으니까. 세상을 정확히 보기위해서는 이러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기에, 시간이 된다면 [엉덩이즘]과 함께 엉덩이와 이면의 의미를 탐구해보길 추천한다. 


#도서협찬 #알에이치코리아 #엉덩이즘 #엉덩이 #트월킹 #인문 #북스타그램 #책추천 #북리뷰 #RHK북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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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 양장본
이브 엔슬러 지음, 김은지 옮김 / 푸른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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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분야: 에세이, 영미 에세이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는 사유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슬픔, 트라우마, 바이러스, 그리고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저자인 '이브 엔슬러'의 아름다운 문장들이 아름답지 않은 세상의 모든 고통과 슬픔을 담고 있다. 신기하게도 오히려 이러한 모순성이 이 책에 담긴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을 더욱 극대화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속도를 줄이는 것과 되돌아보고, 보고, 진정으로 다시 보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이것은 사유Reckoning에 관한 이야기다. 

서문

사유는 대체 무엇이며 지금 우리에게 왜 그토록 중요할까?

사유의 과정은 기억하기, 인식하기, 책임지기의 행위를 수반한다. 

눈앞에 있으나 우리가 바라보기를 거부하는 바로 그것에서 눈을 돌리지 않고 들여다보고 살펴보고 수치심을 기꺼이 끌어안으라고 요구한다. 

사유는 개인과 집단의 책임과 그 둘이 언제,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결정한다. 진정한 사유에는 실수와 잘못, 악행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필요하다면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는 일까지도 뒤따른다. 

서문

과격한 허위 정보들이 넘쳐나는 시대에서 사유하기란 평범한 행위가 아니다.

사유는 가짜 뉴스와 그럴듯한 거짓말, 거북한 역사를 덮으려는 우파의 간교한 시도에 대한 해독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딘가 불편하고 죄책감을 일으킬 만한 역시적 진실을 가르치는 데 거의 발작처럼 반발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는 어리석고 유치하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이대로는 아이들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결국 이 끔찍한 기억상실증으로 오염된 바다에서 서서히 익사하고 말 것이다. 

귓가에 들려오는 음악에 귀 기울이고 불속으로 걸어 들어가 진실을 대면하려는 의지를 가질 때야 우리는 진정한 자신으로 서로의 안에서 살 만한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서문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어깨가 너무 아파서 한의원에 갔던 일이 떠올랐다. 한의사 선생님은 내 어깨가 너무 굳어서 침이 잘 안 들어갈 정도라고 평소에 의식적으로 힘을 빼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지금보다 더 스트레스 조절에 미숙했기 때문에 정신적 고통이 지금보다 몸으로 더 극명하게 드러났던 것 같다. 


이처럼 고통은 경직되어 있는 것, 딱딱한 것,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저자인 이브 엔슬러가 보여주는 슬픔은 액체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흐르고, 투명하고, 섞인다. 


우리는 불행을 두려워한다. 불행은 전염성이 있으니까, 슬픔처럼 액체를 타고 전파되니까.

<<바이러스는 정액, 피, 모유를 통해 전파된다. 바이러스는 우리를 통해 전파된다.>>


그러나 사실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이 물결은 파괴의 물결이 아닌 치유의 물결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말하기 두려워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우리 인간이 별로 만들어진 것만큼이나 슬픔으로 만들어져 있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우리 몸은 뼈보다는 강물에 가깝고 영양분과 슬픔이 뒤섞인 신성한 주머니 안에서 자라난다. 그렇다면 심장은 무엇이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조야한 감정들의 침전물이 아니라면 과연 무엇이란 말일까?

나는 내 생의 대부분을 이 강을 따라 여행하는 데 바쳤다. 고집 센 물살에 휩쓸리고 거친 바위에 쓸려 피를 흘리며. 그것은 일찍이 나를 찾아왔다. 내가 용감해서가 아니라 내가 피를 흘리고 있었기에. 나는 너무나 간절히 내 상처를 이해하고 싶었다. 아니, 강을 헤엄쳐 문을 통과해 저편으로 건너 가고 싶었다 말해야 할까.>>


<<나는 울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그리고 울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자기의 울음을 바다의 울음에/진흙탕 강의 슬픔에 보태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위해 울었다.>>


<<우리는 우위를 제쳐두고 이 모든 것의 연결됨을 기쁘고 열렬하게 껴안아야 합니다. 고통에 서열 따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분노, 연민, 저항이 한데 뒤섞인 강으로 흐를 뿐이에요.>>


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고통이 존재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망연자실하기보다는 물결이 되어야 한다. 강물이 되어야 한다. 춤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북스타그램 #독후감 #서평단 #신간 #신간추천 #푸른숲 #이브엔슬러 #그들의슬픔을껴안을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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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노동 - 적게 일해도 되는 사회, 적게 일해야 하는 사회
데니스 뇌르마르크 지음, 손화수 옮김 / 자음과모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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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분야: 사회정치

부제: 적게 일해도 되는 사회 적게 일해야 하는 사회

예스퍼는 회사에서 서로에게 정직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며 쓸모없는 업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직하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때로는 갈등을 피하지 않고 업무에 도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우리는 모든 직원들이 가치에 대해 생각하기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그 가치는 얼마나 오래 일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올바른 생각을 할 수 있는지의에 관한 것입니다."

서문

이 책은 속편을 써달라고 요청한 많은 독자들의 요청에 대한 답신이다. 

... 먼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려 한다. 이 책은 문제 해결을 위해 매일 다르게 도입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의 예를 보여줄 것이다. 

서문


[가짜 노동]의 공저자인 '데니스 뇌르마르크'의 신간, 
노동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진짜 노동]을 읽어보았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는
 [가짜 노동]에서 다뤘던 요점들이 정리되어 있다. 전작인 [가짜 노동] 과는 차별화되는 [진짜 노동]만의 이야기는 2부부터 이어진다. 
2부에서는
 정직성이 결여된 조직문화와 관리자 그리고 직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제시한다. 또, 구인 광고에서 헛소리를 판별해 내는 방법이 자세히 담겨 있다. 
3부에서는
 결국 정직성의 부재가 책임과 협업 그리고 리더십의 결여와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4부에서는
 직장 내 비생산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부서들로 범위를 좁혀 이야기한다. 
5부에서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제안을 제시하고 우리의 상식에 재정립이 필요다는 주장과 근거에 대해 다룬다. 
마지막 부인 
6부에서는 실제로 필요하지 않은 과잉생산을 예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사회의 변화를 위해 투쟁을 요구했던 전작보다 훨씬 비정치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여전히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작고 구체적인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서문


이 책은 관리자와 비효율적인 업무를 반복하며 자신의 일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직원들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정말로 무언가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직원보다는 관리자 직급의 독자가 많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난 나의 경험을 돌아볼 때 프로세스에 대한 회의감을 표시하는 건 거의 직원들이고 관리자들은 그런 경우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이에 대해선 직원에 따라 경험이 부족해서 프로세스를 의심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책의 경우에는 숙달 노동자를 기준으로 하므로 이런 회의감은 매우 타당해 보인다. 


앞서 챕터별 구성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기는 했지만, 나는 이 책을 크게 1 - 3부(전반)와 4 - 5부(후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짜 노동'의 개념과 이런 현상이 사회에 만연하게 된 원인에 대해 다루는 전반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후반. 
개념부터 찬찬히 짚어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지라, 전반에 후반보다 많은 페이지 수가 할당되어 있다. 서문에서 저자는 후반에서 구체적인 해결책들을 제시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힌트를 제공하는 수준의 구체성이라 자신의 상황에 맞는 질문 목록을 작성하기 위해서 독자 스스로의 노력이 요구되는 편이다. 독자마다 종사하는 산업군도 부서도 천차만별이니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래도 이러한 생각의 단초를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질문을 던지고 싶은 사람에게는 굉장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결국에 모든 것은 정직과 협력의 문제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또 혼자서는 절대 해내지 못할 멋진 결과가 생겨나기도 한다는 걸 사람들이 다시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정직과 협력을 바탕으로 구축된 신뢰를 통해 가능해질 효율성을 상상해 본다.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리자들이 이 책을 읽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가짜노동 #진짜노동 #자음과모음 #데니스뇌르마르크 #사회정치 #신간 #서평단 #독후감 #리뷰 #북스타그램 #신간추천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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