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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2가지 물질 - 물질은 어떻게 문명을 확장하고 역사를 만들어 왔을까?
사이토 가쓰히로 지음, 김정환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어느날 부터인가 ' 세계사를 바꾼 ****' 이라는 제목의 책들이 가끔씩
눈에 띄었다.신소재나 식물, 물고기, 꽃들이 세계사를 어떻게 변화
시켰는지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다. 연대와 사건의 나열 위주에서
특정 소재로 포인트를 바꾼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 예전에 비해 역사
관련 책을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현재 나고야 공업 대학의 명예 교수로 있는 저자가, 인류 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준 12가지 물질을 선정해 물질의 발견으로 인해 문명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설명한 책이다. 책은 모두 12장으로 구성되었다.
1. 전분: 생명의 역사를 이어 준 에너지
2.약: 인류를 질병에서 해방시킨 물질
3.금속: 현대의 기계 문명을 이끈 주역
4.세라믹:천연 암석에서 탄생한 인프라
5.독:인류의 지혜가 만든 독자적인 무기
6. 셀룰로스: 식물에서 싹튼 최고의 기록 매체
7. 화석연료:산업혁명과 경제 성장을 이끈 원동력
8. 백신: 인류를 감염병에서 구한 히어로
9. 암모니아: 화학 비료에서 폭탄 원료까지
10.플라스틱:인류가 개발한 만능 물질
11. 원자핵: 미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열쇠
12.자석:고성능 데이터 기술의 게임 체인저
이 책을 읽다보면 처음엔 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통해 태양 에너지를
탄수화물 형태로 저장하는데 이때의 탄수화물에 전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처음엔 자연 또는 자연 현상을 설명하던 내용은 책의
뒷 부분으로 갈수록 연구가 필요한 주제로 옮겨간다. 인류는 오래 전
원시 시대에 비해 인구의 증가와 함께 풍요로움을 향한 갈망이 생겨났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그 갈망으로 말미암아 생활이
풍요로워진 건 맞다.
특히 호기심을 일으켰던 대목은 < 중세를 뒤흔든 탄수화물의 저주> 라는
소 제목의 글이었다.
< 역사 속에서도 탄수화물로 인해 건강을 해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그중 유명한 것은 중세 유럽에서 유행했던 ' 성 안토니우스의 불' 이라는 병이다.
이 기이한 병은 맥각균에 오염된 호밀로 만든 빵을 먹은 사람들에게서 발병했다.
맥각균 이란 호밀의 볏과 식물에 기생하는 균류로 ' 맥각 알칼로이드' 라고 부르는
독소를 생산한다. 이 독소에는 혈관과 자궁 수축 작용을 일으키는 성분이 있어서
대량으로 섭취하면 손발이 마치 불타는 것 같은 통증이 나타나며 환각과 이상
행동을 보인다.
맥각균이 만드는 독소는 중세의 마녀 사냥과도 괸계가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회의 기록을 조사한 결과 ' 성 안토니우스의 불' 에 걸린 환자가
많았던 해와 마녀 재판이 많았던 해가 일치했다. 환자가 많은 해는 여름이 덥고
습해서 맥각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맥각균에 오염된 호밀 빵을 먹은 사람은
환각 증상과 이상 행동을 보였기에 마녀로 여겨졌던 듯 하다. 본문 25p ~ 26p>
책의 앞 부분에서 마녀 사냥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된 나는 책의
중간 부분에서 또 다시 흥미로운 대목을 만났다. <5장:독> 편 이었다.
물도 많이 마시면 물 중독증에 걸려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단다. 과도한
수분 섭취로 몸속 전해질 균형이 무너져 여러 증상을 일으키는
상태가 된단다. < 암살자 육성에 쓰인 대마> 라는 소 제목 글에서는
중세 아랍 사회의 아사신 이라고 불렸던 암살 집단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그들은 대마의 연기를 사용해 사람들을 일시적으로 의식 불명에 빠뜨린 후
세뇌해서 암살자로 키웠단다.
책의 맨 끝 부분에 나온 자석 부분을 읽으면서 자석, 전자, 희토류, 초전도
상태와 초전도 자석 등에 대한 설명을 읽는데 두번씩 읽었다.최근 들어
급속히 발전하는 AI 기술은 자석의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하고 있다고 했다.
AI의 학습에는 방대한 계산 능력이 필요한데, 계산을 담당하는 CPU 에는
고성능 자석이 필수라고 했다. 자석의 성능 향상은 AI의 처리 능력 향상으로
직결되어 자동 운전, 의료 진단,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의 활용을
가속할 것이라고 했다.
한 권의 책으로 인류 역사에 영향을 준 물질을 살펴보는 의미 있는 독서였다.
저자의 다른 책에도 관심이 생겼다.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느꼈는데 저자는
글을 쉽게 시작하고 어려운 내용으로 들어갈 때도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어려운 내용에 대한 설명도 꼭 필요한 것만 간단히 쉽게 해서 독자들의
책 읽는 재미를 해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200 권이 넘는 책을 펴낸
저자의 내공이 아닐까 싶다.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책으로 펴낸 저자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