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솝 우화 전집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32
이솝 지음, 아서 래컴 그림,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평점 :
이솝 우화 전집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이솝
AESOP (B.C. 620-564년경)
우리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이솝”(AESOP)은 영어식 이름으로 원래 이름은 “아이소포스”(Α?ΣΩΠΟ?, 기원전 620-564년경)이다. 기원전 6세기 후반에 이솝은 그리스에서 독보적인 작가이자 연설가로 통했다. 그의 우화를 본격적으로 연구했던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년)는 자신의 책에서 몇 편의 우화를 소개했는데, 이솝이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인 사모스의 노예였고 그의 주인은 처음에 크산토스였으며 후에는 이아드몬이었다고 전한다.
이솝은 기원전 620년경 흑해 연안에 있는 트라키아 지방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사모스 사람이었던 주인을 변호해준 공로로 자유민이 되었고, 그 후에 그리스의 일곱 현인과 어울렸다. 그리고 사모스 사람의 외교사절이 되어 리디아의 왕 크로이소스와 협상을 벌이고, 바빌론의 리쿠르고스 왕과 이집트 넥타네보 왕의 궁정에도 찾아간다. 이솝은 델포이로 가서 협상하면서 이 책에 나오는 “독수리와 쇠똥구리”(4번) 우화를 전하다가 델포이 사람들을 격노하게 해서 낭떠러지에 던져져 죽임을 당했다.
영어로 번역된 이솝 우화들은 많이 각색되고 분칠되어 빅토리아 시대의 도덕주의를 대변하는 것처럼 소개되었지만, 원문이 전하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야만적이고 거칠며 잔인할 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인이 처절한 일상 속에서 벼려낸 단단한 지혜를 다루고 있다. 죽음을 앞둔 소크라테스가 마지막까지 이솝 우화를 탐독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이솝 우화라 하면 이야기 모읍집의 책으로
작가의 이름 '이솝'을 크게 관심가지고 읽진 않았다.
어릴 때 재미있는 이야기 책으로 읽던 낡디 낡아 별다른 그림없는 표지에
책 제목만 덩그러니적인 적으로 기억한다.
표지만 보고선 선뜻 손이 잘 안 가는데
책이 많진 않았던 시절이라 그렇게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기도 한터라
읽어보자고 펼쳤던 이 책 안에서 이야기의 힘을 느꼈다.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를 설거지하는 엄마 치맛자락을 붙잡고
옆에 앉아 이야기꾼으로 신이나게 풀어 말하는 재미를 느꼈던 그런 책이었다.
세월이 지나 이렇게 클래식한 감성의 책으로 표지를 장식한 이솝우화를
아이 둘과 다시 함께 읽어보게 될 줄이야.
그리스의 우화 작가인 "아이소포스".
"이솝"으로 지금을 불리는 이 우화는
철학자들 사이에서도 많이는 회자되어 어른들도 함께 읽는 책으로 유명하다.
집에 한 권쯤은 있을 법도 한데 이 책을 구매하지 않았던 건 나의 실수였다.
화려한 색감의 그림책에 빠지기도 하고
학습만화에 푹 빠져사는 아이들에게 맞춤형 책들만 들이다보니
안타깝게도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푸르른 책들을 사서 읽어줄 생각을 놓치는 때가 종종 있다.
고대 그리스 원전에서 직접 번역한 358편의 우화 전집.
고대 철학자들도 극찬한 고전 중의 고전이라 불리는 책.
소크라테스가 사형 집행을 앞두고도 탐독했던 책이라고 불려지는 지혜의 책.
이 한권이면 뭔가 모르게 든든한 베드 타임 독서에 안성맞춤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단번에 읽어버릴 책이 아니라
하나씩 호흡을 가다듬으며 읽고 또 읽으며
책장 한가운데 꽂아두며 오래도록 함께 할 책이다.
책 목차를 펼쳐 처음부터 읽을까 하다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어떤 이야기를 볼까하고 고르는 재미도 있다.
사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여우가 어쩌다 사자와 마주쳤다.
처음 보았을 때는 까무러치게 놀라 거의 죽을 뻔했다.
두 번째로 보았을 때는 무섭기는 했지만 첫 번째처럼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다.
세 번째로 보았을 때는 용기를 내어 다가가서 대화를 나눌 정도가 되었다./p68
두려움도 그 실체를 계속 마주하다보면 부감각해진다.
낯설고 처음보는 것을 많이 경계하는 편이다.
자주 접하면 생각보다 많이 익숙해진다.
익숙해지면 편안하다.
실체가 없는 존재라면 더 두려울 수 있겠지만
사자라는 공포심이 처음보면 크게 다가올 수 있겠지만
익숙해지면 자연히 두려움도 둔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한창 그리스로마신화에 푹 빠져있는 둘째는 제우스, 헤르메스, 헤라클레스를 손으로 콕 짚는다.
제우스가 결혼하는 날 자기 혼인 잔치에 모든 동물을 초대했다.
그런데 거북이만 오지 않았다.
제우스는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어 몹시 황당해하며, 다음날 혼인 잔치에 오지 않은 이유를 거북이에게 물었다.
거북이가 대답했다. "집이 좋아서요. 집이 최고잖아요."
그 말에 격노한 제우스는 그 후로 거북이가 자기 집을 등에 늘 짊어지고 다니게 했다./p160
적잖은 충격을 받은 둘째의 표정이 짧은 이야기 속에
잔뜩 몰입되어 있음을 단번에 눈치챘다.
몇 줄 안되는 이야기의 힘이 슬슬 나오는 건가.
대단히 거창한 이유가 있을거라 예상했으나
거북이의 대답은 너무나 간단명료하다 못해 꽤나 당돌해 보이기도 했다.
제우스의 원성을 사면 좋을게 없을텐데
평생 등에 집을 짊어지고 다니는 신세하게 되는 거북이를 보니
그 삶 또한 고단하고 피곤하게 되었을 생각에 애처로운 마음이 든다.
그럼에도 동의하고 싶은 건,
나 역시 남의 집 진수성찬에 별 관심이 없다.
내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사는 삶을 살고 싶지
남의 눈치밥 먹으며 살고 싶진 않다.
꽤나 솔직했던 거북이의 말이 나같아서 우습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다.
몇 줄 안되는 이야기라 금방 읽어버릴 수 있지만,
이야기 하나에 생각 하나를 떠올리면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한다.
아이들에게도 한꺼번에 많이 읽으려 욕심내지 말고
맛이 다른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꺼내 먹는 재미처럼
하나의 맛에 제대로 된 맛과 풍미를 느껴보자고 말한다.
단순한 이야기 책이 아닌 지혜서이기에
천천히 오래도록 읽고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