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할머니 약국
히루마 에이코 지음, 이정미 옮김 / 윌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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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마음을 담아 전해주는

히루마 에이코 씨의 다정한 처방으로

위로를 더해보는 힐링의 시간을 가져본다.

꽤나 바쁘고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

조급해지고 여유를 잃어버려서

가족들에게 좀 더 짜증이 늘어나는 요즘이다.

스스로를 파악하고 있어서

급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처방전으로

책의 위로가 나에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좀처럼 책 읽을 여유가 없어진다하면

이내 마음의 제동이 걸리고 날카로워진다는 걸 스스로 안다.

그럼에도 다행인건 아픈 마음을 위로 받고 싶어서

나에게 좀 더 다정해지고 싶어서

그 시간을 허락하고자 읽게 되는 책들과 시간을 보내게 되어 감사하다.

누군가를 만나서 할애할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할 때

책은 언제나 다정하게 이야기를 건네면서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위로받는 시간이 된다.

이 책 또한 내 마음 속 고민들을

하나 둘 풀어 보며 아픈 마음의 처방의 다정히 건네주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가볍게 살고 싶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결국 바꿀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입니다.

내가 달라지면 후회스러운 과거도, 집착했던 상대도

모두 흘려보낼 수 있지요.

p44

난 고집이 굉장히 센 사람이다.

내 고집을 꺾지 못해 항상 피해를 보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면서도

사과의 말 한마디를 제대로 하지 못해 많이 힘들게 한다는 걸 잘 안다.

그런 나도 나이가 드는 건지

고집이란 걸 세워서 좋을게 없다는 걸 시행착오를 거쳐 알면서

사과는 빠르게,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마음을 가볍게 털어낼 수 있는 노력을 하는 중이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더더욱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생각과 집착에서 가두어둔 것을 흘려보낼 때

비로소 관계도 일도 하나씩 풀려간다는 걸 말이다.

가볍지 못해서 탈이 많지만

분명한 건 내가 달라져야 바뀔 수 있다는 사실 하나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더욱 틀 안에서 자유롭게 흘려보낼 수 있는

그런 할머니로 살아가고 싶다.

내일이 오면 또 다른 오늘이 시작되고, 또 그날을 살아갑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살면, 자연스럽게 오늘 하루가 내 인생 최고의 날이 되지요.

아침에 눈을 떴음에 감사하다고 말해 보세요.

오늘이 왔다는 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아침에 눈을 떴다는 건 '오늘을 살아가라'는 뜻입니다.

미래가 못 견디게 불안하다면 일단 오늘을 살아 보세요.

p154

당연한 것이 없는 건데도 주어진 모든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산다.

아침에 눈 뜨는 일이 감사하다고 말해 본 적이 사실 없다.

매일 같은 시간이 주어지고 내일이 오고, 또 내일이 올거라는 걸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다.

최근 들어 부모님들께 자주 듣는 말이 '감사함'이다.

아침에 눈을 뜰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그 감사가 정말이었다.

나에겐 오늘 살아갈 일이 버겁고

똑같은 매일을 반복하며 지내게 될 것이 뻔하다고 불평을 늘어놓을 때가 많았다.

그런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을 놓치고 살아가는 듯한 공허함을 느끼게 되면서 떠올린 것이 '감사'였다.

주어진 생의 시작과 끝은 분명 있는데

끝을 알 수 없기에 매일 나에게 주어지는 똑같은 시간들이

차곡차곡 적립되는 감사들로 채워지면 얼마나 감사할까.

그렇게 꾸준히 행복을 적립해 나가면서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사랑하며 살고 싶다.

그 마음에서부터 내 삶이 더 단단해지고 여유롭고 자유로워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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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쬐꼬만 행복 - 산책길에서 만난 행복 모음집
욤이네 지음 / 책밥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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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천천히, 쬐꼬만 행복



산책길에서 만난 행복 모음집




기분 좋은 미소가 슬며시 지어지는

행복한 에세이를 만났다.

책 속에 조그만 행복을 바라보면서

바쁜 일상 속에서 누리고 있는 작은 행복들을

하나씩 꺼내보는 재미에 푹 빠져 읽었다.

계절의 바뀜을 가장 빨리 알아 차리고,

하루에 몇 번은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여유도,

뜻밖의 감사를 찾아볼 수 있는 감각도

마음 속의 행복 감지 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서 화면 속 세상에 빠져

실제로 내가 땅을 딛고 서서

자연 속에서 누리고 있는 소소한 감사와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관계의 소탈한 대화들을

저리 뒤로 하고 살아가는 분주한 매일을 보내고 있었던 나에게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었다.

대단히 큰 행복을 바랬던 건 아닌데

난 늘 이상을 바라보느라 먼 미래의 일들을 걱정하느라

현재의 행복을 온전히 느끼며 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나에게 계절을 천천히 느끼며

함께 산책길을 걸으며 느꼈던

햇빛과 시원한 바람의 감각을 다시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어 좋았다.

오늘의 빵을 고르고,

햇살이 가장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창밖을 내다본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작업을 하다 보면

자꾸 마음이 안으로 안으로 파고든다.

이 넓은 유리창 안에서 밖을 바라보니

숨이 통하는 기분이 들었다.

p135

책 속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많다.

단어, 문장, 글자, 다정한 마음들.

책을 읽다 보면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글자 위를 뚜벅뚜벅 눈으로 따라 걷다 보면

복잡하던 머릿속이 조금은 정돈되는 것 같다.

산책에 나선다.

무작정 걷다 보면 만나는 산책길

식물과 동물들, 나의 숨소리에 집중하는 시간.

걷고 걷고 또 걷다 보면

어느 새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걱정도 사라진다.

산책길 위에 걱정을 내려두고

앞으로 앞으로 걸어간다.

p155

책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꽤 많이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작은 행복감이라는 것이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데

금새 찾아낼 수 있었던 소소한 즐거움을

이 책 한 권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음을 말이다.

나도 꽤나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책은 여전히 애정하는 사람이란 걸.

빵을 좋아해서 빵집 탐방 다니는 걸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해서 가족들과 먹는 즐거움도,

가끔 일상을 전환시킬 가족 여행도

아주 사소하고 작은 행복들을 떠올려보니

꽤 많이 내 삶에 함께 하고 있었다.

책이란 물성을 좋아하는 나에게

독서는 나의 숨구멍과도 같다.

오래도록 읽고 쓰면서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만나

같이 책을 읽고 나누는 시간을

올해부터 가지기 시작하면서 행복함을 차곡차곡 채워나간다.

이 같은 경험과 추억들이 쌓여가면서

비로소 내가 나답게 세워지고 단단해지는 기분을 느낀다.

인상 쓰고 나만 힘든 것 같아 괴로워하며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염려로

밤잠을 설쳐대는 내 모습을 떠올려보니

그리 유쾌하지 못한 일들을 자처했던 것에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이렇게 자주 가까이서 누렸던 행복이 많은대도 말이다.

기분 전환으로 가끔 에세이를 읽는다.

빽빽한 텍스트의 부담감을 줄이고

여백에서 느껴지는 쉼과

천천히 문장을 곱씹어 볼 수 있는 여유를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 읽으면서

조금도 마음에 걸릴 것이 없는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어

좋은 책 친구와 함께 보낸 시간이 더 없이 감사하다.

그렇게 책을 통해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더없이 행복했고, 바쁜 일상을 돌아볼 여유를 선물해 줄 이 책을 추천하고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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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북투어
김미쇼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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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이어가는

김호연 작가님의 매니저이자 아내인

김미쇼 북 프로모터님의 고군분투와

책의 여정이 남긴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다.

워낙 애정하고 있는 <불편한 편의점>을 소장도 하고 있지만

재독과 추천 역시 아끼지 않았던 이 책의 북투어 과정이 굉장히 흥미롭게 보였다.

책 한 권이 매개가 되어 이어져가는

길고 긴 여정은 물론이고 사람과의 깊은 연대를 확인할 수 있어서 놀라웠다.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의 매력에 한껏 빠져 읽고 느끼는 바가 분명 있을리본다.




작가에게는 존경을, 나에게는 동료로서 존중을 보여준 북라이프의 모두에게도 가슴 찡한 감동을 느꼈다.

같은 책을 각자의 언어로 만들고, 그것을 함께 읽을 독자들을 발굴해준

그들의 동지애가 이번 북 투어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그렇게 첫 해외 북 투어는 우리에게 용기를 주었다.

세계 어디에서든 한국의 이상한 편의점 이야기가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

p102

K와 스페인 독자들, 번역가와 편집자, 문화원과 서점, 그 안에서 우리가 공유한 시간,

그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의 책을 중심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p202

책이 있어야 작가가 있고, 작가가 있어야 서점이 있으며,

서점이 있어야 독자들이 그 책을 만날 수 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이 단순한 진리.

그런 교감과 흐름 속에서 결국 라만차 클럽을 만들고 실행할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북바이북과 같은 동네 책방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친구인지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다.

p246

김호연 작가님과 함께한 북투어 여정은 물론이고

북 프로모터로서의 역할과 사명이 눈에 띄었다.

160회가 넘는 북토크와 인터뷰, 독서모임을 기획하고

여러 행사를 기획, 참여하면서 묵묵히 뒤에서

힘을 실어줌과 함께 많은 헌신의 시간을 함께 하고 있었을 노고를

더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독자에게 한 권의 책이 온전히 닿을 수 있기까지

그 노력과 수고가 얼마나 갚진 일인지를 말이다.

여러 손길을 거쳐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을

물성으로 느끼고 텍스트 속의 맘껏 여행할 수 있는

온기에 힘을 실어준 그 수고를 잊지 못하겠다.

긴 시간과 여러 장소와 나라들을 오가며 이어진 북투어의 여정을 보면서

책 한 권을 둘러싼 수많은 에피소드와

이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소중하게 느껴진다.

온전히 독자들의 힘으로 밀리언셀러 작가로 설 수 있었다는

작가님의 말이 아직도 인상깊게 남아 있다.

그 겸손과 사랑이 소설 속에서 꽃 필 수 있어

독자로서 너무 감동이었고, 팬심으로 더 욕심을 내자면

도시 곳곳의 작은 책방에서 작가님을 찾아뵐 수 있는 기회가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책 하나로 연결된 공간 안에 둘러싸여

나눌 수 있는 꺼리들이 책에서 책으로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지는 그 시간이 너무도 소중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소설과는 또다른 백미를 느끼게 하는

<불편한 편의점> 번외의 이야기를 다룬 듯

확장된 연결 개념의 한 세트 같은 책 같다.

이 책을 추천하고 소개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책의 여정 같으면서도 사람의 기록이 흔적으로 남아있는

경이로운 책의 여정이자 사람과의 연대를 통해

책으로 이어진 사랑같은 책이라고.

이 작품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또 다른 선물처럼

못다한 이야기를 전해줄 김미쇼 작가님의 책 여행기를

함께 탑승해보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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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의 생각 없는 생각 - 양장
료 지음 / 열림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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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애정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중 하나인터라

이와 함께

아티스트베이커리, 카페 하이웨스트, 카페 레이어드의

총괄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료의 첫 산문집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경험을 산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성공을 다룬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탐구하고 관찰해 나갔던

용기있는 나의 흔적이자 기록물이라 볼 수 있다.

긴 글의 호흡에 지친 나에게

단비처럼 색다른 감성을 자극시키는 묘미에 빠져 읽게 되었다.

스스로를 탐구해 나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생각의 단편에서 떠오르는 영감이

좋은 글이 되어 독자들에게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 꽤나 흥미롭다.

자신만이 가진 언어의 색이 보여지는 책 속에서

소박한 글과 감각있는 사진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모든 걸 알 수는 없어도, 자세히 보고 느끼는 것, 진짜의 마음을 알고 싶어지는 것,

그리고 가능한 저 마음속 끝에 헤아려지길 원하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다면,

너무 행복하고 근사한 인생이 될 것 같다는 바람과 생각은 늘 있었다.

p43

내가 미니멀리즘과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 건 그게 일이든, 음악이든, 그림이든,

책이든, 옷이든, 늘 잊지 않도록 좋아하는 것을 가까이 두는 것이,

내가 나를 잃지 않는 가장 좋은 물리적 장치라고 믿기 떄문이다.

엄마 아빠 들이 식탁 위 가득히 잊지 않을 약들을 빼곡히 줄 세워 두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p126

자신이 느끼고 경험한 바 모든 감각을

표현해 나갈 수 있는 것의 동력은 좋아하는 것을

가까이 두고 사는 삶이 아닌가 싶다.

그 근원의 뿌리가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면

집이라는 좁은 공간에서도 영감을 꺼낼 것이

분명 많았음을 기억을 더듬어 생각해보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는 내가 무엇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지 알 수 없다.

나를 알아가는 방식이란, 결국 물리적으로 자꾸만 써대는 뭔가라는 점을 나는 잘 알고 있고, 택하고 있다.

고민같은 것 없이, 자주 생각하고 자꾸 써대는 것들이 모여 잘하는 일이 되는 과정임을 알고 있다.

더 이상 의심 같은 건 접어 두고, 거창하든 사소하든 그저 끌리는 대로 쌓여가는 거대한 시간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지를 믿으며, 나는 그저 간다.

p247

생각만 할 뿐 실행이 없으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걸 알면서도 여전히 머릿 속에서만 머물다마는 것이 수도 없다.

자꾸 써대는 일이 어떤 큰 결과물을 만들든 못 만들든

부지런히 해나가는 것이 모여

쌓이게 될 무언가를 이젠 맛볼만도 한데

난 여전히 게으른 완벽주의자처럼 시작이 두렵다.

그럼에도 완벽할 수 없는 그 무언가를

끊임없이 닿아가길 원하고 움직인다면

언젠가는 비슷하게나마 닿아 있으리라 믿고 싶다.

그런 신념을 관찰하면서 내 생각을 살펴볼 수 있어 나또한

나를 확신하지 못하고 잊고 있었던 부분들을 파악하게 된다.

자기가 아닌 누군가를 방향에 두고 사는 일은 역시나 재미가 없다.

일종의 루틴처럼, 나는 내가 하는 이야기를 내가 듣고, 내가 쓴 일기를 내가 자주 읽고,

내가 그리는 그림을 내가 제일 많이 복, 내가 입은 옷차람을 내가 제일 많이 살펴본다.

잘하든 못하든 그럴 때마다, 미처 잊고 있던 나는 이렇구나, 이랬구나 한다.

이게 좋았고, 저게 모자랐고,어조가 그랬고, 그리는 선의 방향이 그렇고,

세심했고 무심했으며, 진심이었고, 이번엔 진심은 아니었구나, 즐겁고 아팠으며,

매번 매일의 레퍼런스를 이렇게나 찾아두고, 익히기도 전에

또 새로운 걸 찾는 내가 있구나, 늘 나를 살피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

p258

여기서 가장 확실히 알고 느낀 건

나라는 존재에 대한 사사로운 관찰과 관심이 누적되어

지금의 내가 만들어지고 앞으로의 내가 있을 것을 알게 되었다.

나를 살피는 일에 가장 게을렀던 나를 발견하면서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안에 갇혀서

가야할 방향성과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가는 길을

주춤하고서 멈춘 것들이 마음에 걸린다.

나로 살아갈 용기를 찾아가는

작은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료처럼 나만의 생각과 길을 찾아가는

담대한 마음과 지속 가능한 행동력을 가지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여정을 멈추고 싶지 않다.

그런 신념과 행동이 쌓여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 줄 수 있음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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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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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수확자' 시리즈로 잘 알려진 닐 셔스터먼 작가의 신간 소설인

디스톨로지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워낙 전작의 유명세와 인지가 높아

이 책 역시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페이지터너의 장인답게 이 책 역시 몰입도가 높았고 가독성이 좋은 책이었다.



총 4권 중에서 첫번째 권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는

생명파와 선택파의 타협 끝에

'언와이드' 법이 적용 가능한 13-18세 아동은

부모의 동의 하에 몸을 해체하여 기증할 수 있게 된다.

어린 아동들에게 임신 중절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게 하고

언와인드가 되기 전 철저한 관리 속에 있다가

타인의 필요에 의한 도구처럼 장기를 이식하는 꼴이 어처구니가 없다.

존엄성의 상실은 물론이고 자율성 또한 침해되어

돈이 없고 가난하고 약한 이들에게 냉혹하고 차가운 현실이

너무 비통하고 분노가 끓어오른다.

언와인드의 결정권이 왜 부모에게 있는 건지

절대적 권력이 이들의 손에 맡겨지는 운명이라니

들끓는 화를 잠시 식혀가며 잠시 책을 덮고 다시 읽어내려갔다.

많은 사람이 장기를 기증했다면 언와인드는 절대 생기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 것을 지키고 싶어 하지.

죽은 뒤에도 말이야. 윤리가 탐욕에 짓밟히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

언와인드는 거대한 산업이 되었고, 사람들은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방치했다.

p322

인간은 우주라 불리는 전체의 일부로서, 시간과 공간에 제한되어 있다.

인간은 자신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나머지와 분리된 것으로 경험한다.

이는 의식이 만들어 낸 일종의 시각적 망상이다.

이런 망상은 우리를 일종의 감옥에 가두어 놓는다.

우리의 임무는 살아 있는 모든 것과 자연 전체의 아름다움을 포용하기 위해

공감의 범위를 넓힘으로써 이 감옥에서 우리 자신을 해방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p455

코너, 리사, 레브.

이들은 스스로의 삶을 찾아 이 지독한 현실에서 탈출하기로 한다.

안전기지를 향해 가는 여정이 녹록지만은 않다.

예상은 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도움의 손길도 있고

서로가 신뢰하기도 하지만 배신과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사회 제도에 저항하는 아이들의 험난한 여정을 함께 응원하며

깊게 몰입해 읽어 내려갔기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태어나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없는

아이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할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이다.

아이들의 생명을 가볍게만 여기는 한심하고 끔찍한 어른들을 보며

지금 우리의 현실과 얼마나 다를까 싶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지만 우울하고 암울한 현실 속에서

고통받고 생명을 위협받는 아이들이 존재할 것이란 걸 부인하진 못하겠다.

sf소설이지만, 사회,종교,인간사를 넘나드는 날카로운 비판과

윤리와 존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철학적인 면도 엿볼 수 있어

꽤나 강한 자극와 울림을 주는 책이었다.

2권 <언홀리>에서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된다.

부디, 그곳에서 탈출해 너희들만의 유토피아에 닿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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