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지음, 김이랑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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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제인 오스틴.

그 두번째 장편소설인 <오만과 편견>은

'다아시'의 오만을 향한 엘리자베스의 편견을 의미한다.

남자 주인공 '다아시'는 낯선 사람들을 어려워하고, 겸손함이 다소 부족한

오만한 고위급 귀족의 모습이 엿보인다.




"아니, 다아시 씨라고! 누가 그런 상상이나 했겠니? 그런데 정말이라고?

얘, 리지야, 넌 돈더미 위에 올라앉게 되었구나! 돈이다, 보석이다, 마차다, 제인은 댈 바도아니다.

비교가 안 돼. 정말 기쁘다. 리지, 정말 행복해. 얼마나 멋있는 남자냐 말이야!

잘생긴 데다 키도 늘씬하고. 리지야, 내가 너무 차갑게 대해서 미안하다고 전해 주렴.

물론 그 사람은 그런 건 문제도 삼지 않겠지. 귀여운 리지!

시내에 집을 갖게 되고! 얼마나 멋있니!

딸 셋이 결혼이라! 일면에 일만 파운드야!

아이고, 난 어떻게 된다지? 정신을 못 차리겠구나."

p464

당시 여성들은 가난이라는 현실적인 난관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결혼이라는 걸 받아들이며 살았고,

18세기 영국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입지와 제약이 많았다.

베넷 가문의 부모 역시 배우자를 찾기 위해 매우 필사적인 모습이었다.

당시의 지배적인 결혼관이 작품 속에서도 뚜렷이 보여진다.

"자기가 한 일에 만족할 수 없더라도, 적어도 자기 마음 내키는대로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데서

커다란 기쁨을 느끼겠죠. 저는 다아시 씨처럼 자기 뜻대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어요."

"다아시는 자기 뜻대로 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누구는 그러기를 안 좋아하나요?

다들 마찬가지죠. 다만 다른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다아시는 부유해서다른 사람들보다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은 것뿐이죠.

저는 진심으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장남이 아닌 차남은 극기와 의존에 익숙해야만 하는 법이죠."

"제 생각에는 백작의 차남이면 극기고 의존이고 그다지 알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대령님은 극기와 의존을 체험해 보신 때가 있으신가요?

돈이 없어서 가고 싶은 곳을 못 가셨다거나 마음에 드는 것을 손에 넣지 못한 때가 있으셨어요?"

"따끔한 질문이군요. 그런 성질의 어려움을 체험한 때가 있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만,

좀 더 중대한 문제에서는 돈 때문에 골치를 앓는 일이 있습니다. 차남은 결혼도 마음대로 못 한답니다."

"재산 많은 여자를 바라지 않는다면 쉽게 할 수 있죠."

"저 같은 신분에 돈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결혼해 줄 만한 마음 넓은 여자도 많지 않을걸요."

p234-236

베넷 가문의 첫째 딸 제인은 착한 성품과 외모,

현숙한 여인의 모습을 띄고 있으며

반면 언니와는 다르게 둘째 엘리자베스는 당찬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자기 주장이 확실하고 자존감이 높아보이며

다른 자매와 달리 다소 독립적인 성격이 눈에 띈다.

그녀의 행동이 틀을 벗어난 모습으로 보여줘

타인에게는 반감을 사기도 한다.

무도회에서 만나게 된 오만한 모습의 '다아시'에게 반감을 갖게 된 엘리자베스.

반면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의 매력에 푹 빠져버리고 만다.

첫인상의 편견이 굳어진 상태라 그런 다아시의 청혼을 거절하다

이들은 서로 주고받는 편지를 통해 쌓인 오해를 풀어나간다.

서로간의 틀을 깨어부수는 노력을 통해 사랑과 화합을 찾아가는

둘의 사랑 이야기가 마냥 그저 흐뭇하게 느껴진다.

편견없이 상대를 바라보고

진짜 그 사람의 가치와 중심을 발견할 줄 아는 모습에

얼마나 이들이 성숙한 사랑으로 발전하고 있는가를 곁에서 지켜볼 수 있어 행복했다.

누구나 함부로 상대를 쉽게 판단해서도 제단해서도 안된다.

엘리자베스 처음 다아시를 향한 오만함을 편견으로 가지고 있었던 점에서

그녀 역시 오만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서로의 갈등과 오해를 풀어가면서

진실된 사랑의 형태를 갖추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과 생각의 기준이 편견이 되어 버린

그 실타래가 조금씩 풀려가는 과정 속에서 진실이 밝혀지는 모습은

독자들 역시 이 둘의 사랑을 응원하고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세밀한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가 더 흡입력있는 작품을 만들어 내었기에

평단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뽑는 훌륭한 작품임을 인정하게 만든다.

시대의 사랑은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하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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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프라하 도시 산책 시리즈
최유안 지음, 최다니엘 사진 / 소전서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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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라는 도시 탐방이 카프카를 테마로 꽉 차게 구성 된

친절한 가이드북이 아닌가 싶다.



여행가들과 문학 애호가들 모두를 사로잡는 여행 에세이로서

동행하는 산책길 위에서 인간 카프카를 만나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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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프라하 도시 산책 시리즈
최유안 지음, 최다니엘 사진 / 소전서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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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하는 도시 산책



낭만의 도시이자 소설가의 도시 프라하.

그곳에서 카프카의 발자취를 따라가본다.

프란츠 카프카가 타계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

그의 짧은 생애에서

불꽃처럼 사유했던 철학과 지성에 또 한번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껴보고자

프라하라는 도시에서 카프카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설렘이 가득했다.




언젠가 한번쯤 프라하를 여행하게 된다면 카프카 박물관에서

그의 초판본 원고와 편지를 보고 공간 안에서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카프카의 전시 코너를 둘러보며

그 비장한 기운을 느끼고 싶었다.

카프카의 연인들과 서로 나눈 편지들을 보면서

그의 사랑 일대기는 꽤나 아가페적인 사랑을 그린다.

사랑을 하는 일이 그에게선 자신의 삶의 질서와 균형을 깨어버리는 일이었을까.

그의 사랑 이야기에 궁금한게 아직은 많아서

그곳에서 그의 삶의 기록들과 작품들을 마주하며

사랑의 일대기와 그의 삶을 사유해보고 싶어진다.

문학을 생의 전부로 알고 살았던 카프카가, 문학을 할 때 가장 행복해했던 그가,

그래서 문학에 타협점이란 없었던 바보 같은 그가 내게 겹쳐 보일 때도 있었다.

그것이 어쩌면 내 모습일 테니까.

그러니 앞으로 어떤 일이 다가오더라도, 마음 깊이 나의 문학을 책임지겠다고,

그것이 소설가로서 내가 이 땅에서 할 수 있는 그와의 처음이자 마지막 약속일 거라고.

나는 그런 다짐 비슷한 것을 하면서, 5시 45분, 트르지슈테에서 꺼져 가는 가로등의 빛을 바라보며

다시 책상으로 돌아오곤 했다.

p237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황금 골목은 완전한 관광 명소로 자리잡은 듯 보인다.

성도 아니고 마을도 아닌 복잡한 미로 속에서

그의 번민과 고뇌를 느낄 수 있는 작업실이야 말로

카프카의 마음을 그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아닐까 싶다.

성안에 있는 골목의 작은 집, 영욕의 세월이 층층이 쌓인 그곳을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들어갔을까.

성에 녹아 있는 역사를 상상하는 건 소설 쓸 때의 마음으로 나를 데려다 놨는데,

나는 소설을 구상할 때 그렇듯이 성안에 잠입한 탐정처럼 내 마음의 눈을 밝혀

그곳 구석구석을 보게 되었다. 성 마을이라니!

p249

이 마을은 성의 영지입니다.

여기서 거주하거나 숙박하는 사람들은 성안에 살거나 머무는 것과 같습니다.

백작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이런 허가가 없거나 적어도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성>중에서)

p259

어둠에 잠긴 카를교의 풍경을 보면서 프라하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본다.

마지막 서사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듯한

멋진 에필로그까지 하나도 놓칠 곳이 없는 멋진 산책길을 여행한 기분이었다.

내 마음에 잠식하고 있던 이방인의 카프카가 조용히 말 걸어주는 듯한

그 고요와 사색이 프라하 이 도시와 너무 잘 어울리는 것만 같다.



작가의 삶에서 느낄 수 있는 번민과 고뇌가

글 속에서도 도시의 풍경과 공간 안에 어울려

마치 하나가 된 풍경처럼 멋진 작품이 완성되었다.

카프카 작품에 대한 존경은 물론이고

조용한 이 도시를 사색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다른 시선에서 그의 발자취를 느껴본 색다른 경험이기도 했다.

이 책은 프라하라는 도시 탐방이 카프카를 테마로 꽉 차게 구성 된

친절한 가이드북이 아닌가 싶다.

당장은 아니 언제가 될지 모를 막연한 여행 계획을 좀 더 앞당기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는 것으로 작은 창 밖으로 관람을 즐기는 것처럼

책의 구석 구석을 천천히 따라 다니면서

그의 그림자를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여행가들과 문학 애호가들 모두를 사로잡는 여행 에세이로서

동행하는 산책길 위에서 인간 카프카를 만나볼 수 있기를..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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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기 싫은 날엔 카프카를 읽는다 - 예술가들의 흑역사에서 발견한 자기긍정 인생론
김남금 지음 / 앤의서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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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고통스럽기도, 갈아치고 싶은 인생에 발목 잡혀 살아가기도..

상처속에 아파하고 남들과는 다른 내가 낯설 때..

긍정의 마음에 기대어 삶의 소음음 잠재워보며 이 책을 사유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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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기 싫은 날엔 카프카를 읽는다 - 예술가들의 흑역사에서 발견한 자기긍정 인생론
김남금 지음 / 앤의서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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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흑역사에서 발견한

자기긍정 인생론

나로 살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써봐도 소용없을 때가 종종 찾아와

삶의 제동이 걸릴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더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

단단히 서기 위해 다그치는 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걸 이젠 경험으로 안다.

좀 더 고독 안에 기대어 나를 내버려두어도

크게 잘못되는 것도 아닌데 좀처럼 그냥 두질 못해서 문제다.

이 책 속에서 많은 예술가들이 살아온 살아낸 삶의 이야기 속에서

그토록 고민해왔던 문제를 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인생이 확신으로만 가득 차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만

삶의 내공은 그렇게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라

밑바닥까지 치고 올라와 꽤 깊이 심연을 들여다보고

자발적으로 긍정이 끌어올려질 때 조금씩 성숙할 수 있다.

삶이 고통스럽기도, 갈아치고 싶은 인생에 발목 잡혀 살아가기도..

상처속에 아파하고 남들과는 다른 내가 낯설 때..

긍정의 마음에 기대어 삶의 소음음 잠재워보며 이 책을 사유해보면 어떨까.




본캐와 부캐 사이를 살아가면서

어려운 상황을 잘 모면하면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았던 카프카를 떠올려본다.

낮에는 직장인으로 밤이면 심연 깊은 어둠 속에서 방황하며 글을 썼다.

"오늘부터 일기를 꼭 쓸 것! 규칙적으로 쓸 것!

포기하지 말 것! 설령 아무 구원도 오지 않더라도, 나는 언제라도 구원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

p55

일기 쓰기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자

삶의 압박 속에서 참아내야 하고 살아내야 하는 숨구멍이었다.

나 역시도 내 삶이 그리 맘에 들지 않을 때가 많다.

현타가 온다고 해야 하나

씁쓸한 현실 속에서 껍질만 남은 나를 만지는 기분이 헛헛해질 때가 있다.

그럼에도 지켜야 할 삶의 질서가 있기에

피곤함을 다른 곳으로 털어버리고 일상을 지키려 노력한다.

카프카도 어쩌면 하기 싫은 일을 그만두는 법, 게으르게 사는 법 같은 조언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의 작품만 본다면 자신이 속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평생 경계인으로 산 것 같지만,

실제 그는 현실에 잘 적응해서 산 편이었다.

다만 그런 자신이 마음에 안 들었고, 이를 <변신>에서 한 마리 벌레가 되는 기분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소설 속에서도 그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지 못했다.

p57

어른의 책임과 몫을 다하기 위해 살아가는 엄마로서의 사명감이

때론 나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경력이 단절되어 살아온 지난 삶을 보면서

우울할 수 있었던 그 시간마저도

아이들과 가족의 행복을 바라보며 살아왔다.

독서하는 즐거움을 찾지 못했다면 방황하는 시간을 가졌을 법도 한데

현생과 잘 타협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던

이 안전한 반려 취미가 독서라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현실이 힘들어 술의 힘을 빌어 도파민 중독에 빠져

쉼이란 처소의 소중한 영역을 낭비하지 않고

책의 사유하는 시간 속에서

기존 질서를 따르는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삶도 그리 나쁘진 않다.

'카프카스러운' 저마다의 인생 속에서

고뇌를 풀어가는 삶의 방법들의 다양성을 존중한다.

"무엇보다, 당연하게도, 가장 먼저 할 일은 쓰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쓰는 것을 계속하는 것.

누구의 흥미를 끌지 못할 때조차.

원고가 서랍에 쌓이고 다른 것들을 쓰느라 쌓인 원고를 잊어도."

p170

가족과 모국어를 잃고 공허와 무기력, 우울로 살아가며

고립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글을 썼던 헝가리 출신의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

가슴의 상처를 나눌 누군가가 없다는 건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 아닐까 싶다.

그에게 일기장은 누구보다도 다정한 친구였고

태풍을 피할 안전한 피난처였다.

커다란 슬픔이 엄습하더라도 피할 처소가 그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위로를 얻어도 좋을 것이다.

아픔이 길이 되는 그 역사가

내 삶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걸 조금씩 느끼고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건강한 삶의 습관과 사유를 놓치 않고 살아가고 싶다.

그들이 버티며 살아왔던 삶의 용기가

오늘의 힘듦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을 얻게 만드니

제법 살아갈 맛이 난다.

오늘도 기댈 어딘가의 은신처를 두고

그곳에서 숨고르기하며 내일의 소망을 잃지 말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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