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가 관심사로 급부상하면서
가족 모두 성격유형검사를 해본 적이 있었다.
소름 돋을 정도로 꽤나 정확하게
조금씩 다 다른 유형으로 분석된 결과를 보고
유형별 특징을 살펴보면서도 꽤 놀랐던 기억이 난다.
나는 ISFJ 유형으로 늘 나오는데
좋은 면으로는 따뜻하고 친근하며 책임가있고 인내력이 강하다고 한다.
타인을 위해 배려할 줄 알고 묵묵히 헌신하는 유형이라고 하는데
이타주의적인 성향으로
믿음직하고 책임감이 강한 성격을 보인다고 하는데 제법 잘 맞는 것 같다.
관계에 있어서 상대의 성격유형도 궁금해서
주변에선 많이들 물어보기도 하고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고전 속 인물들의 성격유형을
파헤쳐보는 접근은 굉장히 참신하고 흥미로운 주제일 수 밖에 없다.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성격 유형을 재미있게 풀이해 읽는 재미가 배가 된다.
다양한 유형의 인간들을 파악하다보면 여러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접근들이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다.
나와 성격 유형이 제일 먼저 궁금해서 차례와 상관없이
유형별로 관심이 가는 작품과 인물을 살펴보았다.
<변신>의 그레고르 잠자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르셀.
희생과 헌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그레고르 잠자.
인간 실존의 비극을 다루고 있는 <변신>이란 작품 속에서
헌신적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책임감과 인내력이 강한 면을 보이는 인물이다.
갑자기 벌레로 변해버리자 가족들의 냉담함과
존재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받아들이지 못해
비극을 떠안게 되고야 만다.
자본주의의 노예로 전락한 채 존엄성을 상실하고 ‘돈 버는 기계’가 되어 버린 인간 존재.
가족조차도 자본주의적 평가 기준의 예외가 아닌 것이다.
카프카는 인간들이 물질 앞에서 그 존재 가치를 스스로 내려놓은 채
껍데기만 남은 벌레가 되어 버렸다며 날카롭게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P320
그레고르의 죽음에 집약된 수단으로 이용된 인간의 이기심을 보면서
시대 고발적인 현실을 비판하고자
혐오스러운 벌레로 변신한 모습이 처하게 되는
평가 절하와 혐오에 대한 엄준한 목소리를 묵묵히 살펴보면서 깨닫는 바가 크다.
아직 다 완독하진 못했지만 늘 버킷리스트로
완독하고 싶은 책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품 속 인물 마르셀은 어떠할까.
책에선 예민한 감수성과 섬세한 관찰력,
풍부한 상상력과 타고난 디테일의 최강자라 소개한다.
작품의 서사를 끌어가는 동력원이
마르셀의 기억력이라 말할 수 있다.
이것이 이 성격유형의 내향감각에 가장 최적화 되어 있으며
세심하고 디테일함이 살아 있어 아름다운 모습으로 구연할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다소 자유분방한 알베르틴과 위태로워보이는 관계로 보여졌던 건
두려움과 불안이 기저에 깔려 있어 동거 생활동안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림을 한편으론 이해 가능했다.
완전한 소유를 꿈꿨지만 이와는 상반된 알베르틴을
가슴에 품지 못해 괴로워했던 마르셀이
그녀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는
회상이란 시간 속에 추억을 곱씹으며 아름답게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누구에게나 잃어버린 시간은 존재한다.
하지만 조급하게 생각할 이유는 없다.
인생의 여정에서 귀한 깨달음의 순간이 찾아올 때,
회상과 성찰을 통해 빈 부분을 채워 넣을 힘을 우리 모두 갖고 있으니까.
마르셀처럼 삶의 매 순간 섬세한 관찰력과 기억력,
그리고 상상력을 발휘하며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일 것이다.
p331
타고난 성향과 취향이 너무나 다르기에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문학 속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건 특별한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나와 성격과 기질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이렇게 작품 속 인물의 이야기를 분석해 풀어나가며 설명해두니
묘하게 끌리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사뭇 달라진 기분이다.
나와 다른 유형을 파악해보고
조용히 강점과 약점을 살피며 인물들을 바라보니
미숙함을 받아들이는 것에 큰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상대를 알게 되고 나를 파악할 수 있는 서로의 성격유형이 미치는 영향이
삶을 살아가는데 좋은 시너지로 쓰일 수 있다면
이해하지 못할 관계를 풀어가는 좋은 해답이 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인생의 다양한 스토리 안에
타고난 성격 유형의 특성을 가지고
저마다의 색으로 살아가는 내밀한 모습을
풀어 해석해 줌으로 더 인물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는 책이다.
문학 작품 속 인물의 매력적인 분석이 더해지는 흥미로운
MBTI의 세계 속에 함께 빠져보시길.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