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오르는 것 번져오르는 것
피투성이 밤을 머금고도 떠오르는 것
어둠과 빛 사이
어떤 소리도 광선도 닿지 않는 심해의 밤
죽음은 뒤돌아서 인사한다. 『너는 삼켜질 거야.』 검고 긴 그림자가 내 목줄기에 새겨진다.
아니, 나는 삼켜지지 않아.
죽음은 뒤돌아서 인사한다. 『너는 삼켜질 거야.』 검은 그림자는 검푸른 그림자 검푸른 그림자
오래 때가 묻은 손가락 두 마디만 한 아직 다 둥글어지지 않은 돌
좋겠다 너는, 생명이 없어서
아무리 들여다봐도 마주 보는 눈이 없다
우린 너무 짧게 만났지 우우우 몸을 떨어 울었다 해도 틈이 없었지 새어들 숨구멍 없었지 소리 죽여 두 손 내밀었다 해도 그 손 향해 문득 놀라 돌아봤다 해도
죽는다는 건
마침내 사물이 되는 기막힌 일
그게 왜 고통인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