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예상했던 대로 순식간에 케일럽이 눈앞에 와 그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일으켜 주먹으로 얼굴을 후려친다. 주먹이 어찌나 세던지 그는 휙 날아가고 뒤통수를 식탁 모서리에 부딪치며 땅에 떨어진다. 그 바람에 와인 병이 위에서 떨어지고, 와인이 꿀럭꿀럭 바닥에 쏟아진다. 케일럽은 울부짖으며 병 주둥이를 잡고 그의 뒷목을 내리친다.

"제발." 그는 말한다. "케일럽, 용서해줘 ? 미안해, 미안해."
하지만 케일럽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그는 늑대다, 코요테다. 근육과 분노다. 그리고 그는 케일럽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먹이다, 쓰고 버리는 물건이다.

그는 소파 가장자리로 질질 끌려가고 있다.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안다.

어릴 때,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을 때, 그때는 자기 몸을 떠나버릴 수 있었다. 어디론가 딴 곳으로 갈 수 있었다.

아래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을 지켜보는 생명 없고 감정 없고 감각 없는 목격자

자신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느끼지 않았다. 연민도, 분노도, 어떤 것도.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는x는 항상x와 같을 거라는 걸 이해한다.

그가 뭘 하든, 수도원에서, 루크 수사로부터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러도, 돈을 얼마나 많이 벌든 얼마나 잊으려고 노력하든,x는 항상x와 같다.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그의 어깨는 우지직하며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치고, 순간 고맙게도 세상이 그의 아래에서 휙 멀어져간다

x=x, 그는 생각한다.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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