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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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 ‘하지 마라’ ‘할 수 없다’ ‘원한다’라는 낮게 깔리며 반복되는 소리. 이 소리는 너무 고질적이고 익숙해서 여자들의 상투적인 배경음악이 되어버렸고, 자신이 그 소리를 내는 일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을 때조차 없는 소리처럼 무시해버리거나 아예 들리지 않게 걸러버리기 쉽다.

자유는 권력과 같지 않다. 이걸 짚고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 선택할 자유도 실질적인 경제적 힘과 정치적 힘의 중량이 어떤 식으로든 밑받침해주지 않으면 오히려 안정을 깨뜨리는 느낌, 지속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얄팍하고 힘없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더 날씬해지고, 더 예뻐지고, 옷을 더 잘 입고자 하는, 그러니까다른 존재가 되려는 이 충동은 무엇일까? 이 다른 존재는, 그가 입고 있는 재킷 혹은 그가 먹지 않는 음식을 제쳐둔다면, 정확히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보이는 사람인가?

우리는 무엇을 행하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게 될까? 이런 질문들이 스물한 살, 스물두 살, 스물세 살 때의 나 자신을, 뼈만 남은 몸으로 작은 접시 위에 몸을 웅크리고 작디작은 사각형으로 자른 사과와 치즈를 조금씩 오물오물 먹고 있던 그때의 나를 떠올릴 때 나를 괴롭히는 질문들이다. 나는 무엇을 느끼고 있었을까?

무엇을 느끼지 않으려고, 그토록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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