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나 같은 기계들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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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부디 기억하라, 우리가 살아가는 법칙을,
우리는 거짓말을 이해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러디어드 키플링, 「기계들의 비밀」

그게 최악이었다. 아이를 괴롭히는 장본인이 아이에겐 유일한 안식처이기도 했다.

나는 성격이 하나의 껍데기처럼 그의 논리정연한 사고를 에워싸고 통제하는 것은 아니며, 그의 기만은, 만약 그게 그가 보인 행동의 동기라면, 이성의 하류에 살고 있지 않음을 알았다.

나와 협력하고자 하는 그의 합리적 충동은 빛의 절반 속도로 그의 신경망에 고동쳐 퍼졌을지도 모르나, 갓 고안된 페르소나의 논리게이트에서 갑자기 제동이 걸리진 않았을 터였다. 대신 그 두 요소는 메르쿠리우스의 지팡이에 조각된 뱀들처럼 근원부터 뒤엉켰다.

아담은 성격의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보고 이해했으며, 그의 성격은 객관화하는 이성과 그것의 끊임없는 업데이트에 이용되었다.

그의 이익을 위하여 실수의 반복을 피하고 나에게 정보를 감추는 과정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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