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바위틈 안에 옹송그린 채 왼쪽 뺨으로 검은 방수복을 벤 채로 누워 있었고 그의 양손은 양쪽에서 명멸하는 조각들이었다.
그의 몸은 그가 거주하는 내면의 두 번째 틈이었기 때문이다.
불길들로부터 떨어진 이 맨 끄트머리에는 숨을 쉴 때마다 앞뒤로 굴러다니던 구명대 위에 누워 있는 그라는 덩어리가 있었다.
그 덩어리 너머엔 이 세계라는 둥근 뼈대의 구체와 그 안에 걸려 있는 그 자신이 있었다
사병 식당에서는 언사에 상처 입고, 조롱의 표적이 된 채, 겸허하고 고분고분하고 쓸모없는 모습으로 발견되곤 했다.
바람과 기관의 악취를, 전시 구축함 특유의 먼지 자욱한 불결함과 추레함을 견뎌 내고 있곤 했던 건 살면서 느끼는 촉각, 미각, 시각과 청각과 후각 제반을 포함한 삶 자체가 그에게서는 일정 거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배가 돌아서던 중 마지막 몇 도 사이에 그는 회색 언덕 하나, 일곱 번째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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