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문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31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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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지나갔다. 어둠의 타락은 끝이 났다. 그는 며칠 동안 혼자 있기로 작정했다.

사기꾼들과 겁쟁이들의 끝없는 꽥꽥거림. 말의 눈사태로 인한 산만함. 혼란스러운 두뇌. 온갖 선동적인 배설물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인식의 단단한 빵을 씹는 버릇은 잊은 지 오래다. 이가 없는 두뇌. 멍청함

창백한 달빛이 살해된 순교자의 후광처럼 어두운 십자가 뒤에 걸려 있었다. 희끄무레하게 죽어 있는 달빛은 파리한 강철 색과도 같은 하늘에서 소리도 없이 울부짖었다

강제수용소의 공포로 가득한 꿈, 학살당한 친구들의 굳은 얼굴로 가득한 꿈, 살아남은 사람들의 눈물 없는 화석처럼 마비된 고통으로 가득한 꿈, 모든 비탄을 넘어선 참담한 이별과 고독으로 가득한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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