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샤베르 대령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0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선영아 옮김 / 민음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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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다 덮이지 않은 나무들이 어스름한 달빛 아래 흐린 하늘이 만들어 낸 회색빛을 배경으로 희끄무레한 윤곽을 드러냈

나무들은 엉성하게 수의를 걸친 유령들, 저 유명한죽은 자들의 춤2)의 거대한 이미지와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었다

연인을 향한 의미심장한 고갯짓과 남편에 대한 거부의 몸짓도 감지되었다. 뜻밖의 패가 나올 때마다 터지는 노름꾼들의 탄성, 짤랑대는 금화 소리가 음악과 두런두런한 대화 사이로 섞여 들었다

오른편으로는 어둡고 소리 없는 죽음의 이미지가, 내 왼편으로는 삶의 격조 높은 바쿠스 축제가 펼쳐졌다

매혹적인 눈은 끌어당기고, 밀어내고, 말하거나 침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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