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기력이 소진하여 땀을 뻘뻘 흘리면서 누워 있는 동안 아버지는 농사일도 제쳐 두고 고집스럽게도 매일같이 딸의 침대 머리맡에 하루 종일 앉아 있었다.
딜레마 속에서 탄원하는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며 도움을 청했다. 세상을 더 많이 살아온 엄마는 딸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귀에 대고 속삭였다.
녹이 슨 자물통과도 같이 꽉 잠겨 있는 아버지의 마음이 풀어져야 했다
마치 온 우주가 하나의 공으로 뭉쳐져서 자신의 목구멍으로 밀려 들어온 것 같았다.
아버지는 격노하여 자신을 가장 비참하게 짓밟고도 이제 와서 뻔뻔스럽게 자신을 조롱하고 있는 딸아이의 불순종을 진압하고자 애를 썼다.
자신은 바로 이 버스에서 새로 태어났으며 과거의 모든 것과 앞으로 일어날 일은 모두 사라지고 지금 이 순간만 존재하는 것처럼 가장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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