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어떤 인간 존재와 마주칠 경우 느끼게 될 감동에 미리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애쓰면서 그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살금살금 나아갔다.
자신이 이 땅에서 소외된 존재라는 느낌과 이 섬은 악의로 가득 차 있으며 금작화들 사이로 커다랗고 다정한 실루엣이 보이는 그의 배 안이 그를 삶과 연결시켜 주는 전부라는 느낌을 재확인했다.
베인 자리, 덴 자리, 찔린 상처, 못 박인 살, 얼룩, 찢어지고 부어오른 상처는 날개가 달린 듯한 이 작고 다부진 배를 만들기까지 그토록 오랫동안 그가 벌여 온 인내의 투쟁을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주의력의 한계는 점점 깊어지는 동시에 좁아졌다
산다는 것은 오직 그 값진 과거의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만 중요한 것이었다.
현재는 추억의 샘, 과거의 생산 공장 정도의 가치밖에 없었다
벌써부터 태양의 첫 빛살들이 못처럼 꽂혀 있는 저 쇠붙이 같은 벌판은 유혹이요, 함정이요, 아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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