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은 현명한 사람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법이니까.」
나는 그에게 아무런 짓도 하지 못한 채 그는 지금 나를 비웃고 있을지 모르며, 어쩌면 영영 잊어버려서 조금도 기억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 때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마룻바닥에 쓰러져 새벽까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몸부림을 쳤어요
세상에는 그걸 본 사람도, 알고 있는 사람도 없지만, 밤마다 어둠이 찾아 들면 나는 5년 전과 마찬가지로 어린 소녀처럼 이빨을 갈며 눈물을 흘리곤 해요
〈난 비열한 걸까, 그렇지 않은 걸까, 그 사람에게로 달려가게 될까, 그렇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다니, 나 자신도 믿어지지가 않아요.
「화내지 말게. 자네는 모욕을 당한 것이 아니니 화내지 말라고. 자네도 지금 저분 말씀을 들었겠지? 한 인간의 영혼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할 수는 없는 법이야. 그러니 조금 더 관대하게나…….」
「정말 용서하고 말았군요. 정말 비열한 심사예요! 나의 비열한 심사 때문에!」 그루셴까는 곰곰이 생각에 잠기며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갑자기 식탁에서 술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키더니 빈 잔을 높이 쳐들어 바닥에 내던졌다. 술잔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박살났다. 그때 그녀의 미소에는 잔인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알료셰츠까, 미쨔 형님께 작별 인사를 부탁해요, 그리고 나를 사악한 나쁜 여자로 생각하지는 말라고 말씀드려 주세요. 또한 그분께 내 말씀도 전해 주세요. 〈그루셴까는 형님 같은 훌륭한 분이 아니라 비열한에게 몸을 맡겼다!〉고.
「〈예수께서 하인들에게 《그 항아리마다 모두 물을 가득히 부어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여섯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자 예수께서 《이제는 퍼서 잔치 맡은 이에게 갖다 주어라》 하셨다. 하인들이 잔치 맡은 이에게 갖다 주었더니 물은 어느새 포도주로 변해 있었다.
그분의 음성, 조시마 장로님의 음성이다……. 나를 이렇게 부르시는 걸 보면 그분이 틀림없어. 장로가 알료샤의 팔을 끌어당겨서 알료샤는 무릎을 펴고 일어서지 않을 수 없었다.
왜 나를 보고 놀라는 거냐? 나는 파 한 뿌리를 적선했고, 그래서 이 자리에 있는 건데.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많은 사람들도 단지 파 한 뿌리씩, 단지 조그만 파 한 뿌리씩 적선했던 사람들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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