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과의 결혼을 떼어놓고, 내 아내를 대하는 태도를 떼어놓고, 그 빌어먹을 놈의 증오를 떼어놓고 본다면, 이브는 영리하고 활력 넘치는 여자였네
그 여자가 자기 배역에 푹 빠져 있다는 걸 나한테 알릴 필요는 없었겠지. 반유대주의는 단지 그녀가 연기하는 배역의 일부였어
유대인 증오가 주는 값싼 즐거움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거든. 그런 거 없이도 그럴싸한 비유대인이 될 수 있어.
‘당신은 이미 영화 스타다. 당신의 탁월한 재능에 반유대주의는 필요 없다. 그렇게 연기하는 순간, 당신은 백합에 금칠을 한 셈이 되고, 설득력은 사라진다.
당신은 현실에선 안 통하는 논리에 빠져 있다. 그걸 버려라, 그런 건 필요 없다
처음부터 그가 아웃사이더에게 방약무인하고, 공격적이고, 사악하리만치 거만하다는 걸 알아차렸겠지.
기분 좋게,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 그게 엘리너 루스벨트의 방식이었지. 넬슨 록펠러도 그랬고, 애버럴 해리먼도 그랬네.
이브는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법을 전혀 몰랐어. 말다툼이나 논쟁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지. 하지만 사람은 저마다 매일같이 반대하고 저항해야 해
겉으로는 우아하고 상냥했지만, 모든 것에 혼란스러워했어. 인생에 치이고, 딸에게 치이고, 자기 자신에게 치이고, 자신의 불안정함과 시시각각 찾아오는 모든 불안에 치여 망가진 여자였어
아이라는 세상 무엇보다 레닌과 스탈린과 조니 오데이 같은 사람이 되길 원했고, 그래서 그녀에게 집착한 거야. 어떤 형태로든 억압받는 자를 보면 가만있지 못했고, 그들의 억압에 꼭 잘못된 방식으로 대응했으니까
"인간에겐 믿을 수 없는 여러 모습이 존재한다는 게 자네 책의 주제 아니었나? 자네 소설에서처럼 인간에게는모든 게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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