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100% 페이백] 인간들의 가장 은밀한 기억
모하메드 음부가르 사르 / 엘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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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냈지. 난 원래 속도를 즐겨. 과속하지 않을 거면, 속도의 현기증을 즐기지 않을 거면 자동차를 뭐 하러 가지고 있지? 엘리만을 찾아다니는 동안에는 그런 과속 취향이 더욱 정당해 보였어

화려함과 비참함의 모든 과잉이 보이는 곳이든 보이지 않는 곳이든 가능한 모든 공간을 빈자리 하나 없이 채웠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나의 가짜 가벼움을 아이다는 곧바로 알아차렸을 터다.

평소에 두려움을 신중한 지혜로 꾸밀 때, 사실은 뒤로 물러서면서 앞으로 나서는 척할 때 가장 유용한 프랑스어 시제라고 생각해온 조건법을 사용했다.

미래형으로 주어진 마지막 문장이 아이다의 상태를 말해주었다.

모든 혁명은 몸으로 시작하고, 아이다의 몸은 들고일어나는 도시, 불타고 있는, 재를 남기지 않고 타버릴 도시이고, 나는 그 도시에서 투쟁한다

사회적 고통이라는 문제 앞에서 글쓰기의 문제가 어떤 무게를 지니겠는가?

절대적인 존엄성의 갈망 앞에서 절대적인 책을 찾는 일이, 정치 앞에서 문학이, 파티마 앞에서 엘리만이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그래서 나는 아이다에게도 거짓말을 했다. 휴가를 보내려고, 가족을 만나려고 왔다고 했다.

작품 전체가 ‘우리’를, 조국을, 기원의 문화를, 기다리는 ‘가족’을, 자신의 소속을 배신하고 나아가 죽이는 이야기이다.

소리 없이 고요하게 태풍이 분다. 그리고 세상 모든 것이 지나가듯이, 영원한 부동성의 환상 속에서 지나간다. 아무것도 파괴되지 않았어도 더 이상 진정으로 서 있는 것은 없다

시간을 벗어난 일 초가 아니라 시간아래의 일 초였지.

그가 날개를 영혼에 꽉 붙이고 있는 건, 날개를 펴게 되면 물건들을 다 떨어뜨리고 균형을 깨뜨릴까봐 그랬던 거야

우린 여기 있고 할 말이 없다,

난 부드럽고 시원한 바람을 꿈꿔. 인간의 껍질은 너무 무거우니까…

폭풍 전야의 고요는 없다. 진짜 폭풍은 늘 자기 자신보다 앞서간다. 폭풍은 자기 존재를 알리는 스스로의 밀사이다.

나는 공기가 되고 싶어. 영원히, 가볍고 상쾌한 바람이 되어 사물들과 인간들 위로 아름답게 떠다니고 싶어.

원하지 않아도 날개가 밤의 치명적인 장기를 건드리고 어쩌면 밤의 배를 가르게 될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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