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갈라테아 2.2 을유세계문학전집 108
리처드 파워스 지음, 이동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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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을 애도하고, 그로 인해 오래전 내게서 멀어진 과학자로서의 삶을 살아보게 할 나선형 꼬임을 너무 늦기 전에 되돌리기 위해.

언어를 담는 용기가 최대한 튼튼해야지, 언어를 흘리지 않고 한 군데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고 없이 서로를 잃어버리면 여기서 다시 나를 찾으세요.

우리는 단계적 기억법으로 새로운 단어를 익혔다. 우리는 그걸Ezelbruggetjes라고 불렀다. 작은 당나귀 다리. 일시적으로 넓어진 협곡을 건너야만 하는 당나귀를 본뜬 기억법. 기억법의 문제는 본질적으로 거의 실패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거대했고, 그 어떤 바다 계곡보다 깊었다. 결국엔, 카탈로그 형식으로만 알 수 있었다.

A라는 내 아이디어에서, A의 몸은, 흐릿한 첫인상이거나 아니면 좀 더 초점이 맞춰진 재연이든 상관없이, 침묵 속에 던져진 질문처럼 가능성을 통해 움직였다

내 삶의 이야기는 최소한의 교정을 거친 상태였다. 다시 읽어 보니 모든 것이 달라 보였다. 쓸 만한 것들을 모두 잊고 있었다. 장면 확장과 간극, 조연 인물들과 이국적인 장소들, 이 모두가 밀도와 풍미만을 위해 존재했다. 난 내가 생각했던 그 장르가 아니었다.

11년간의 사랑은 이제 값비싼 인지 지침서처럼 보였다. 끔찍한 우화적 경고. 이번에는 놓칠 수 없는 것을 가리키는 포인터. 성급한 일반화의 위험 속에서 오랫동안 교육을 받은 뒤, 이제 난 U에 돌아왔다. 돌아와서 깨달은 사실은 그 어떤 각본도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기억법은 불필요한 짐일 뿐이다. 너무 기억날 정도라면, 기억법은 그것이 지칭하는 것들을 대신하게 된다. 10년이 지난 뒤 기억나는 거라곤 기억법뿐이다.

우리 시대의 적막함은 시간이 얼마나 많이 보고 들었는가에 기인했다. 우리는 의식의 새로운 진화 단계에 다가온 듯이 보였다. 집단의식을 찾은 거였다. 그러고는 의식에 대한 의식을. 이제 우리는, 의식의 입구가 얼마나 흐릿하고,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보고 좌절해서, 그 유리한 위치에서 크게 한 걸음 물러서는 중이었다.

소리굽쇠, 쇠스랑, 갈라진 혀 그리고 가지 않은 길에 대해서도. 저항기와 콘덴서, 유인 상술을 쓰는 사람들, 교류 전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대규모 통합과 사회를 구제하는 데 실패한 교육에 대해 얘기해 줬다.

처벌과 칭찬을 섞어 놓은 거지. 뇌사를 이겨 내고 살아날 수 있는 동물적 끈기가 있는지 알아보려고 하는 거지."

괜찮은 펀치 라인만 있다면, 나를 무장해제시키던 신호들, 그녀가 지금껏 내게 보낸 그 이름 없는 신호들을 실제 미소로 재구성할 수 있었을 거다.

몇 킬로그램의 이야기. 인생의 첫 번째 원칙을 음악에서 느끼고, 유전자 법칙에서 살아 있는 노래를 들으려는 시도. 나는 창조의 사다리를 분자의 빌딩 블록에 고정시키려고 했다. 난 이해를 갈망하는 책을 썼다. 정작 내 행동을 결정하는 여자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반복적 망각이라는 면죄부에 갇힌 렌츠의 아내를 보면, 달려가서 A를 보호하고 싶었다.

억제. 동봉. 복합절의 분산된 주어. 대명사 치환. 우편. 국제 우편이라는 아이디어. 거리. 물리적, 건널 수 없는 거리. 수집과 배달.

헬렌은 가치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자기 보존에 대한 두려움, 내장된 고통의 위계 구조가 없었으니까. 인과 관계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우린 그녀에게 피아노 건반이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지 알려 주었다. 회사 이름이 인쇄된 편지지에 대해. 상류층 사교계 아가씨의 첫 무도회. 라디오 토크쇼와 다큐 드라마 TV 쇼. 감기와 독감, 그리고 5백 년에 걸친 치료에 대한 간략한 역사. 만리장성과 버마 로드와 철의 장막과 터널 저편의 빛. 우주에서 본 지구의 모습. 펜실베이니아의 어느 마을 지하에서 지난 30년 동안 꺼지지 않고 타는 불에 대해.

몇 장. 길이. 터무니없는 비유. 모든 행동의 놀라운 기반.
"난 편지를 끝내고 봉투에 넣었다. 봉투를 봉하고 친구의 이름만 봉투에 적었다. 편지를 부쳤다."

그녀는 카페에 있는 사람 절반을 알았다. 나도 이제 그녀의 은하계 외곽 어딘가에 속했다.

글쓰기. 편지. 우정. 후회. 의지. 단순 과거. 완전 과거.
"난 그게 짧은 편지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말이 내게서 도망쳐 갔다. 내가 모르는 사이 편지는 몇 장이 되어 버렸다."

그녀의 "또 봐요"만으로 살았다. 시간의 격자 세공을 통해, 은유에서 그 말을 떼어 내고, 그 말 속에서 돌아다니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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