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 가시고기, 가자미, 해삼, 장어들이 끊임없이 신선한 물을 끼얹는 검은 슬레이트 판으로 된 탁자에 쌓여 있는 생선 창고는, 페레이라가 말한 것처럼, 그 자체가 죽은 사물의 영역이었으며, 너무 늦지만 않았다면 그는 나와 함께 다시 한 바퀴 돌아볼 수 있었을 거예요, 라고 아우스터리츠는 말했다.
이렇게 나 자신에 사로잡힌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았고, 이들을 지금 어느 정도 정돈된 순서로 배열하는 것도 쉽지 않을 듯하군요
이 같은 해방의 경험에 대해 생각하는 가운데 나는 내 침실의 창문 두 개 중 하나는 밖에서 고정된 채 안으로 봉해져 있으며, 사람은 안에 있는 동시에 밖에 있을 수 없다는 내가 처한 상황을 나는 열세 살 혹은 열네 살 때 처음으로 깨달았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불안하게 만든 그 같은 상황이 발라에서의 어린 시절 내내 계속되었다는 것을 며칠 전에 처음으로 다시 기억해 내었지요.
우리는 처음에는 좌석이 두 개인, 눈처럼 흰 조랑말이 끄는 작은 마차를 타고 시골을 지나갔는데, 그곳으로 가는 동안 일라이어스는 늘 마차 안에서 자신의 습관대로 매우 어두운 기분으로 앉아 있었지요
얼룩덜룩한 유니폼 상의나 회색빛 망토를 걸친 채 야전 성벽에 가려 보일까 말까 하게, 나지막이 북을 치면서 마을 위의 언덕으로 행진하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지요.
종종 나는 꿈에서부터 현실을 인식하려고 애쓰는 것이 느껴졌고, 그러다가는 보이지 않는 쌍둥이 형제, 말하자면 그림자와는 반대되는 것이 내 옆에서 같이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내가 여섯 살 때부터 주일학교에서 읽기 시작한 성경 이야기에서도 집게손가락으로 한 줄 한 줄 따라가다 보면 나 자신과 관련되는 의미, 즉 성서에서 생겨난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추측하곤 했어요.
하루 종일 한 번도 제대로 밝아지지 않았고, 태양이 마치 마지막인 것처럼 엄청나게 멀리 떨어져서 푸르스름한 안개 속에서 잠시 나왔을 때, 죽어 가는 그웬덜린은 눈을 크게 뜨고는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약한 빛으로부터 더 이상 시선을 돌리려 하지 않았어요
머리 위로 대포알이 바람 소리를 내며 날아가는 것과 최초의 햇살이 안개를 뚫고 나올 때면 총검이 번쩍거리는 것을 보았지요
내가 그에게 말을 시키자 그는 불을 질러 학교 건물이 폐허와 잿더미로 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요.
나는 제럴드를 돌보았고, 청소와 구두 닦는 일을 면제해 주었고, 직접 차를 끓여 그와 함께 마셨는데, 이것은 대부분의 동급생이나 감독관이 동의하지 않는 규칙 위반으로, 말하자면 정상적인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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