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여자아이 기억
아니 에르노 지음, 백수린 옮김 / 레모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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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겐 더 이상 생각할 대상이 없고, 그녀는 신비로움과 흥취가 사라진 세계에 놓여 있다

나의 의지, 읽기와 쓰기 수업을 준비하고, 눈 덮인 산장과 순록 그림을 그려가며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짓는 나의 노력과 상관없이 내비쳐지는 진실. 내가 선택한 이 진로에서 내가 형편없고 부족하다는, 이 진실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

존재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기서사가 추구하는, 지배적인 진실을 드러내는 과정에는 언제나 이런 점들이 빠져 있다. 경험하는 순간 경험한 것에 대한 우리의 몰이해. 모든 문장, 모든 단언에 구멍을 뚫어야만 하는 현재의 불투명함

내가 자각하는 건, 내가 그들에 대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치 다른 존재들을 거리를 두고 보게끔 내 마음이 얼어붙어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인생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의 우리 모두는먹고살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의무와,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을, 그리고 결국에 가서는 있어야 할 그곳에 자신이 있다는 혹은 있지 않다는 느낌을 어떻게 감당해나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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