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대위의 딸 열린책들 세계문학 12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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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풍문은 ─
바다의 물결.

기병의 유격은 결코 금지된 적이 없었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권장되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나는 가는 동안 내내 앞으로 있을 심문에 관해 생각하면서 대답할 말을 궁리해 보다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작정했다. 법정에서는 그것이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확실한 해명 방법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나는 순수한, 그러나 갈가리 찢어진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기도의 달콤함을 생전 처음 맛보았고 모든 고통당하는 이들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아버지의 푸념에 놀란 어머니는 아버지 앞에서는 감히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하고, 소문이란 믿을 만한 게 못 된다, 사람들의 의견이란 것도 확실한 게 아니다 운운하시며 아버지의 원기를 돌려 드리려고 애썼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 무엇으로도 위로할 길이 없었다.

뾰뜨르 안드레예비치 그리뇨프의 수기는 여기서 끝났다. 그의 가문에서 전해져 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그는 1774년 말 특사로 석방되었으며 뿌가쵸프의 처형식에도 참석했다고 한다.

그곳의 어느 귀족 댁 곁채에는 예까쩨리나 2세의 친필 서한이 유리 액자에 넣어져 걸려 있다. 그 편지는 뾰뜨르 안드레예비치의 부친에게 보내진 것으로, 거기에는 아들의 결백을 인정하고 미로노프 대위의 딸이 겸비한 지혜와 심성을 칭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뿌쉬낀에게 역사는 반드시 거창한 어떤 흐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는 개인들의 일상적인 삶과 사랑과 질투와 화해, 그리고 무수하게 스쳐 지나가는 다른 개인들과의 만남, 우연의 일치들로 가득 차 있으며 역사를 조망한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사소한 일들로부터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대위의 딸』에서 뿌쉬낀이 말하고자 하는 역사란 그리뇨프 일가와 미로노프 일가의 목가적이고 평범한 삶, 그리뇨프와 마리야의 순박한 사랑, 그리뇨프와 뿌가쵸프의 우연한 만남, 작은 선의와 그것에 대한 보답 같은 것으로 짜이는 피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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