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안녕의 의식
미야베 미유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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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개인 병실에서나 내다보이는 정원에 제철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인공연못에는 아침저녁으로 갖가지 야조가 날아와 쉬어 갔다.

머지않아 다른 세상으로 떠나게 될 환자와 그들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만드는 소우주.

양부모의 이혼이나 사별로 인해 한쪽만 남을 경우 미성년자 양자는 ‘그랜드 홈’에 돌려보내진다.

그런 우리를 주위에서 제대로 자매로 봐주는 것이 신기하지만, 그거야말로 마더의 마법이다. 과학과 의학이 증명한 21세기의 마법.

두개골과 아래턱 생김새가 닮으면 목소리가 닮는다. 목소리가 닮으면 용모는 달라도 ‘닮았다’고 느껴진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누군가를 ‘자신과 닮았다’라고 느끼는 감각의 바탕에 상반되는 두 심리가 잠재한다는 사실이다. 닮은 데서 오는 친밀감과 닮은 데서 오는 경계심.

우리 가족은 그 이상형을 거의 완벽히 구현했었다. 마더의 마법 속에서 행복했던 5인 가족. 사키코 엄마의 죽음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건 별이 부서져 흩어지는 것과 똑같다.

‘호수 밑바닥에 가라앉은 유리 파편

유리 파편이 물속을 흔들흔들 떠다니며 마음에 상처를 내고, 당사자에게 공황장애 같은 병증을 일으키는 일이다.

‘알려지지 않게’가 아니라 ‘알리지 않고’다. 숨기는 건 아니고 이쪽에서 굳이 적극적으로 밝히지는 않는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극소수 사람들에게, 필요한 경우만 밝힐 뿐.

국가가 친권을 관리한다는 말은 부모라면 누구나, 언제 어떤 이유로든 ‘양육자로서 부적격’이라 판단되면 아이와 헤어질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저출산 고령화·인구 감소 사회에서 부모에게 살해당하는 아이도, 아이에게 살해당하는 부모도 없앤다

‘부모를 선택할 수 없는’ 아이들의 절대적 불공평을 완화하고, ‘부모 되기에 실패한’ 어른들에게 안전망이 되는 시스템을 확립해 온 국민이 ‘보람 있는 인생’을 누릴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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